자동차 업계는 근본적으로 재편되고 있다. 차량은 더 이상 엔지니어링과 제조 역량만으로 정의되지 않는다. 데이터 생성과 고객 경험 설계, 소프트웨어를 통해 지속적으로 진화하는 디지털 플랫폼이 됐다. 미국 닛산의 CIO 레슬리 마는 혁신을 주도하며, 기술이 비즈니스를 어떻게 가능하게 하고 또 어떻게 더 빠르게 성장시키는지를 새롭게 그려나가고 있다.
마는 “대규모 변화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에서 일하는 것을 즐긴다. 변화를 선호하는 사람은 많지 않지만, 엔지니어로서의 본능 덕분에 항상 더 나은 방법을 찾으려 한다”라고 설명했다.
마는 포드, GM, 캐딜락 등 디트로이트를 대표하는 자동차 브랜드에서 여러 혁신 프로젝트를 수행한 바 있다. 그는 이런 역할을 통해 실행 중심의 사고뿐만 아니라, 의미 있는 변화를 위해서는 위험 감수가 필수적이라는 신념을 쌓아왔다고 설명했다.
마는 조직이 변화하지 않는다면 이미 쇠퇴의 길에 들어섰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그가 미국 닛산에서 직접 실행 중인 혁신 전략과 지금의 일하는 방식을 만든 과거 경험, 대규모 변화 속에서 주인의식과 목적의식의 중요성, 심리적 안전감을 조성하는 원칙을 공유했다.
미국 닛산의 IT 조직을 다시 그리다
마는 지난해 4월 CIO로 취임한 이후 미국 닛산의 IT 조직을 가치 사슬 중심으로 재편했다. 각 부서가 따로 움직이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성과에 초점을 맞춘 제품 중심 운영 모델로 전환한 것이다. 그는 여정 책임자, 제품 책임자, 애자일 에반젤리스트 같은 새로운 역할을 도입해 팀 전반에 시스템 사고와 책임감을 강화했다. 목표는 분명하다. 운영 효율성과 조직 혁신을 동시에 달성하는 것이다.
마는 “혁신은 특정 조직에만 맡겨둘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리더가 직접 실천으로 보여줘야 하는 행동”이라고 설명했다. 닛산의 IT 조직은 이미 높은 실행력을 갖추고 있었지만, 그는 여기에 도입과 경험, 측정 가능한 고객 가치까지 책임 범위를 넓혔다. 마는 이런 확장에 끊임없는 혁신 마인드셋이 요구된다고 전했다.
또한 변화를 조직 전반에 정착시키기 위해 마는 ‘패턴, 제품, 플랫폼’이라는 프레임워크를 도입했다. 그에 따르면 ‘패턴’은 서비스 이용 과정과 업무 흐름을 일관되게 운영하기 위해, 자동차 산업 특성과 다른 산업 전반의 모범 사례를 반영한 기준을 뜻한다. ‘제품’은 미국 닛산이 제공해야 할 기술 기반 경험을 의미하며, 각 팀은 기능 구현에 그치지 않고 경쟁 환경에 대한 이해와 성장을 고려한 전략까지 함께 책임진다. ‘플랫폼’은 명확히 설정된 방향성에 맞춰, 기술과 서비스를 확장하는 기준으로 삼은 핵심 기술 제품군을 의미한다.
마는 “패턴에서 출발해 가치 사슬에 맞춘 제품을 만들고, 플랫폼이 무분별하게 늘어나지 않도록 전체 생태계를 설계한다”라며, “이렇게 해야 통제력을 유지하면서도 속도를 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접근 방식은 이미 미국 닛산 내부의 분산된 구조를 줄이고 서비스 제공 속도를 높이는 한편, 기술 아키텍처의 기반을 강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데이터 중심의 미래를 구축하다
마의 핵심 과제는 애플리케이션 중심 아키텍처에서 데이터 흐름 중심 구조로 전환하는 것이다. 향후 목표는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생성하고 분석한 뒤, 이를 다시 비즈니스 의사결정에 반영하는 지능형 시스템을 만드는 데 있다. 이를 통해 인사이트가 곧바로 행동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마는 “모든 것을 관통하는 것은 데이터다. 우리는 단순히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지능형 시스템을 기준으로 설계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문화, 인재, 변화에 대한 용기
자동차 산업이 전기화, AI, 공급망 불안정 등 복합적인 과제에 직면한 가운데, 마는 적응력을 가장 중요한 핵심 역량으로 꼽았다. 기술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사고방식과 협업 방식, 그리고 압박 속에서 발휘되는 리더십에 변화의 성패가 달려있다는 판단이다.
마는 “소통, 협업, 압박 속에 리더십을 추구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리더십은 경험을 통해 축적되고 결국 성과의 차이를 만들어낸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술적 깊이에 제품에 대한 판단력과 브랜드에 대한 이해가 결합될 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라고 언급했다.
AI에 대해서도 마는 현실적이면서 사람 중심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단순히 자동화를 추진하는 것이 핵심이 아니라, 구성원이 불확실한 변화 속에서도 자신감을 갖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더 중요한 과제라는 진단이다.
마는 “누구도 모든 답을 알고 있지는 않다. 리더의 역할은 경청하고 배우며, 변화가 위협이 아니라 성장의 기회로 느껴지도록 팀을 이끄는 데 있다”라고 전했다.
지금의 전략을 만든 경험
미국 닛산에서 실행 중인 혁신 전략은 마가 자동차 산업 전반에서 쌓아온 이전 경력에 기반한다. 그는 포드에서 주문부터 차량 인도까지 전 과정을 하나의 흐름으로 묶어 개선하는 전사 차원의 프로젝트를 이끌며, 통합적인 접근 방식이 갖는 효과를 직접 경험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두고 “아마존이 등장하기 전에 아마존을 구현한 경험”이라고 표현했다.
GM에서는 여러 산하 브랜드를 아우르는 글로벌 주문 이행과 구매를 총괄하면서, 지사별 자율성을 존중하는 동시에 기업 전체의 방향성과 정렬하도록 이끌었다. 캐딜락에서는 기술과 디자인, 고객 경험을 긴밀하게 결합해 전통적인 브랜드를 새로운 세대에 맞게 재정립하는 작업을 수행했다.
마는 “오랜 역사를 지닌 브랜드를 미래로 이끌어야 하는 책임이 있다. 이 책임감이 의사결정을 더욱 날카롭게 만들고, 제품과 마케팅, 기술을 하나의 공동된 목표 아래 묶어준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경험은 브랜드가 단순한 마케팅 개념을 넘어 문화적 요소이기도 하며, 기술과 사람, 프로세스가 함께 진화할 때에만 변화가 조직에 제대로 뿌리내릴 수 있다는 신념을 더욱 굳히는 계기가 됐다.
‘앞으로 나아갈 길’을 밝히는 역할
마의 리더십 철학의 중심에는 주인의식이 있다. 그는 기술 조직에 속한 모든 구성원이 단순히 주어진 일을 수행하는 데 그치지 않고 결과에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봤다. 이런 생각은 닛산의 디지털 중심 미래를 이끈다는 IT 조직의 사명에도 그대로 반영돼 있다.
마는 “기술 분야의 모든 구성원은 스스로를 비즈니스 리더로 인식해야 한다. 매일 가치를 만들어낼 때, 단순히 시스템을 유지하는 수준을 넘어 앞으로 나아갈 길을 밝히는 역할을 하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dl-ciokorea@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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