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P가 AI 전환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채용과 출장 비용을 줄인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SAP는 최근 사내 이메일을 통해 “장기적인 성공에 핵심적인 AI 직무를 중심으로 일부 직군에 한해서만 신규 채용을 진행할 것”이라고 직원들에게 공지했다.
또 AI 개발과 직접 관련된 경우를 제외한 내부 출장을 중단하고, 협력업체 관련 비용을 포함한 다른 지출을 줄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SAP 대변인은 CIO.com에 이 같은 내용을 확인하며 “SAP는 고객에게 장기적인 가치와 혁신을 제공할 수 있는 분야에 자원을 집중하기 위해 투자 현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있다”라며 “이러한 방침에 따라 AI 관련 역량과 인재, 기술에 대한 투자를 우선하는 한편, 채용과 외부 지출, 내부 출장은 더욱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고객 대상 활동과 핵심 AI 프로젝트는 기존과 동일하게 전폭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는 AI 전략을 한층 강화하려는 SAP의 행보를 보여주는 사례로 볼 수 있다. 여기에는 SAP의 AI 디지털 비서 ‘쥴(Joule)’에 대한 투자 확대도 포함된다. 앞서 지난 주 SAP CEO 크리스티안 클라인은 대부분의 AI 개발 조직을 직접 총괄하는 역할을 맡았다. 지난 3월에는 영업, 구축, 서비스, 지원 조직의 관리 권한을 현재 최고고객책임자(CCO)를 맡고 있는 토마스 자우어에시히 이사회 멤버가 이끄는 고객가치그룹(Customer Value Group)으로 이관한 바 있다.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가치가 중요
컨설팅 기업 인포테크리서치 그룹(Info-Tech Research Group)의 수석 리서치 디렉터 테라 히긴슨은 SAP가 AI 도입을 확대해 회사의 전략을 뒷받침하고 투자 효과를 입증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고객은 추가 예산을 투입하거나 운영 우선순위를 높이기 전에 AI가 어떤 가치를 제공하는지 보다 명확한 근거를 확인하기를 원한다”라고 말했다.
히긴슨은 SAP 역시 다른 소프트웨어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여러 압박에 직면해 있다고 분석했다. SaaS 기업의 시장 가치는 이전 호황기보다 여전히 크게 낮은 수준이며, AI는 구축과 운영, 확장에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반면 AI가 얼마나 실질적인 수익을 가져다줄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히긴슨은 “지금은 비용을 공격적으로 늘릴 시기가 아니다”라며 “SAP는 경쟁 우위를 분명히 확보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AI 디지털 비서 쥴은 지금까지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SAP는 사용자들에게 이를 적극 활성화하도록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점이 현실적인 긴장을 만들어내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AI가 바꾸는 인력 구조
AI는 SAP가 2024년 구조조정 당시와 같은 대규모 감원을 피하려는 전략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SAP는 새로운 AI 기술을 활용해 직원들이 보다 높은 가치를 창출하는 새로운 역할을 만들어내도록 장려하고 있다.
또한 클라인 CEO는 머지않은 미래에 인력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지금과는 전혀 다른 형태의 인력 구성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2~3년 뒤에도 사람이 직접 소프트웨어 코드를 작성하는 일이 남아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다른 컨설팅 기업 무어인사이트앤드스트래티지(Moor Insights & Strategy)의 부사장이자 수석 애널리스트인 제이슨 앤더슨은 직원들이 AI를 적극 활용하면 일상적인 업무 방식 자체가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코딩에 쓰던 시간이 줄어들면서 보안 점검이나 테스트 업무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앤더슨은 “하지만 이러한 업무 재배분은 아직 해결되지 않은 가장 큰 과제”라며 “미래의 업무 환경에 대한 논의와 그것이 현재 근로자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연결하는 핵심 고리가 아직 부족하다. 여기에 적어도 세 가지 요인이 당분간 이러한 변화의 정착을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앤더슨은 AI가 업무 방식을 바꾸는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로 세 가지를 제시했다.
첫째, 현재 AI는 개인의 생산성을 높이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팀 단위 협업을 지원하는 수준에는 아직 이르지 못했다.
둘째, AI 덕분에 과거에는 할 수 없었던 업무까지 수행할 수 있게 되면서 생산성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지만, 그런 업무 자체가 충분한 사업적 필요성을 갖추지 못한 경우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결국 AI로 확보한 생산성을 새로운 업무에 활용할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비용과 예산을 줄이는 데 사용할 것인지가 기업의 과제로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셋째, AI가 가져올 변화는 몇 달이나 몇 분기가 아니라 수년, 나아가 수십 년에 걸쳐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동화가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일자리를 늘린다는 연구 결과를 고려하면, AI가 일자리를 변화시키더라도 결국 노동시장은 새로운 균형을 찾아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앤더슨은 SAP를 비롯한 기업들이 장기적인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많은 기업이 조직과 비용을 줄여야 할 것이며, 이는 영향을 받는 직원들에게는 결코 위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dl-ciokorea@foundryco.com
Read More from This Article: 채용·출장비 줄인 SAP, AI 투자 재원 확보 나서
Source: New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