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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파고 속 스타트업 현장의 고민…IT 리더를 위한 실전 조언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주최한 ‘우먼 스타트업 컨퍼런스’에서는 이 질문을 데이터와 사례를 통해 재조명하고, AI 시대에 조직을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를 이어갔다. 여러 관점이 제시된 가운데, IT 리더가 참고할 만한 시사점과 실행 방안을 정리했다.

AI 시대 살아남는 힘 ‘판단력’과 ‘취향’

첫 번째 연사인 컨설팅 기업 데이터오븐의 하용호 대표는 AI 시대 인재상의 변화를 실제 투자 현장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설명했다. 그가 펠로우로 합류한 한 AI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은 1~3인 소규모 팀을 우선 선발하며, 팀 규모가 클수록 오히려 감점 요인이 된다. AI가 실행을 대체하는 시대에 ‘손발’보다 ‘머리’, 즉 판단하고 구조를 설계하는 인재가 핵심이라는 전제에 기반한 기준이다.

하용호 대표는 “완성도 100%의 결과물을 한 달에 하나 만드는 것보다, 95% 수준의 결과물 여러 개를 매일 빠르게 만들어 효용을 검증하는 접근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그가 제시한 미래 인재상은 ‘AI를 수족처럼 지휘하는 사장형 인재’다. 이를 위해 필요한 역량으로는 문제를 잘게 나누는 능력, 실패를 빠르게 판단하는 능력, 그리고 일이 되도록 구조를 설계하는 능력을 꼽았다. 이 세 가지를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애매한 상황에서 답을 찾아가는 능력”이다.

또한 그는 학습 방법론으로 일명 ‘결과물 테이스팅’을 제안했다. 마치 와인 테이스팅처럼 AI를 활용해 동일한 문제에 대해 다양한 결과물을 동시에 생성하고 비교함으로써, 과거에는 수년에 걸쳐 축적되던 판단력을 능동적으로 압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그는 제품이 넘쳐나는 시대에는 ‘좋은 제품’이 아니라 ‘좋아하는 제품’만이 살아남는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자신만의 취향과 방향성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며, 다양한 사람과 AI를 적극적으로 만나고 경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IT 리더를 위한 현장 조언
    • 팀 규모보다 AI를 지휘하는 능력을 채용 기준으로 삼아라
    • AI로 동일한 문제의 결과물을 동시에 비교하는 방식으로 구성원의 판단력 성장을 높여라
    • AI 거부감이 있는 구성원에게는 페르소나를 부여한 AI 에이전트들이 서로 검토하고 보완하는 구조를 설계해 활용도를 높여라

더 나은 의사결정의 조건 ‘다양성’

두 번째 세션에서는 데이터를 통해 검증한 ‘이사회 다양성 효과’가 발표됐다. 스타트업 얼라이언스가 국내 주요 스타트업 250개사의 등기이사 1,122명을 분석한 결과, 여성 이사 비중은 평균 6.9%에 그쳤으며, 전체의 70.8%는 이사회가 전원 남성으로 구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직위별로 보면 사내이사(10.1%), 사외이사(7.9%), 기타비상무이사(6.8%), 대표이사(3.2%) 순으로, 최고 의사결정권자인 대표이사에서 성별 격차가 가장 크게 나타났다. 특히 스타트업 외부의 전문가를 기용하는 사외이사(7.9%)와 벤처캐피탈(VC) 등 투자자가 주로 참여하는 기타비상무이사(6.8%)에서도 여성 비중이 낮았다. 이는 스타트업 내부 인력 풀의 한계만이 아니라, 자본을 공급하는 투자 생태계의 남성 중심 구조가 피투자사의 이사회 거버넌스로 전이되는 구조적 문제임을 시사한다.

성과 분석에서도 뚜렷한 차이가 확인됐다. 여성 이사 비중이 20% 이상인 기업은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평균 누적 투자유치 금액이 약 262억 원 더 높았으며(1,380억 원 vs. 1,118억 원), 매출 증가율 또한 53.3%로 32.0%보다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특히 바이오·SaaS 등 기술집약 산업에서 여성 이사 20% 이상 기업의 매출증가율이 145.3%로, 20% 미만 기업(70.0%)의 두 배 이상으로 나타났다. 일반 산업(커머스 등)에서는 자본 조달 측면에서 약 418억 원의 차이를 보였다.

이지영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선임전문위원은 이러한 결과를 몇 가지 이론으로 설명했다. 먼저 인지적 다양성 측면에서, 서로 다른 관점을 가진 조직은 집단사고를 방지하고 리스크를 감지하는 범위를 넓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원 기반 관점에서는 여성 이사가 기존 남성 중심 네트워크가 닿지 못한 외부 자원과 전문성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신호 이론에 따르면, 다양성을 갖춘 이사회는 투자자에게 투명하고 합리적인 거버넌스를 갖춘 기업이라는 신뢰의 신호를 보낸다.

이지영 선임전문위원은 “스타트업에게 선별 다양성이 단순히 어떤 대표성의 문제가 아니라 더 나은 의사결정을 위한 거버넌스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 IT 리더를 위한 현장 조언
    • 스타트업 이사회의 여성 비중 문제는 내부 인력 풀의 한계가 아닌 구조적 문제다
    • 다양성의 효과는 일정 수준 이상이 채워져야 작동한다
    •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더 많은 시각과 관점이 필요하다

AI를 조직 전체의 언어로 만드는 여정

세 번째 연사인 카카오스타일 서정훈 대표는 솔직한 실패 사례로 발표를 시작했다. 약 2년 반 전, AI 전략팀 2명을 구성해 전사 업무를 분석하고 컨설팅하는 방식을 도입했으나, 3개월 만에 중단했다. 기존 조직의 거부감이 주요 원인이었으며, “AI 전략팀이 기존 팀의 부족한 부분만 지적한다”는 인식이 형성되면서 협업에 어려움이 발생했다.

이후 그가 채택한 방식은 두 가지다. 외부 AI 교육 전문 기업을 상주시켜 전 팀원을 재교육하는 것, 그리고 기존 조직 위에 소규모 ‘길드(Guild)’라는 조직을 운영하는 것이다. 길드는 1~8명으로 구성된 문제 해결 중심 조직으로, 기존 기능 조직보다 높은 우선순위를 부여받는다. 인력 구성 방식에도 나름의 기준이 있다. 길드는 외부 채용 없이 100% 내부 인력으로만 꾸린다.서정훈 대표는 “AI 교육 과정에서 성장 속도가 두드러지는 인재들이 있다”며 “이 가운데 더 나은 내일에 대한 의지가 강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배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펙이나 직급보다 성장 가능성과 태도를 먼저 본다는 원칙이다.

채용 인터뷰 방식도 크게 변화했다. 서정훈 대표는 과거 관성적으로 사용해 온 질문들을 “이제는 확인할 필요가 없는 영역”으로 재정의했다. 여기에는 지식 암기나 단순 정보 확인형 질문, 정형화된 문제 해결 프로세스, 단순 도구 숙련도, 성실함을 검증하는 질문 등이 포함된다. 예컨대 “패션 커머스 트렌드를 어떻게 보고 있는가”와 같은 기본 지식 확인 질문이 대표적이다. 물론 지식 자체는 중요하지만, 이러한 질문만으로 실제 업무 성과를 가늠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다. 그는 여전히 무의식적으로 이런 질문을 던질 때가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인터뷰의 구조와 질문을 전면적으로 재설계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그의 인터뷰는 AI 활용 역량 중심으로 재편되어 있다. 인성 평가는 짧은 시간 내에 파악할 수 있다고 보고, 이후 곧바로 AI 관련 질문으로 전환한다. 특히 초기 10분 동안 세 가지 질문에 집중한다. “최근 3개월 동안 AI를 활용해 업무 효율을 높이거나 시간을 절약한 사례가 있는가”, “AI를 통해 해결한 문제 중 가장 인상적인 사례는 무엇인가(업무뿐 아니라 개인적 활용 포함)”, “만약 지금 AI를 사용할 수 없다면 본인의 업무 퍼포먼스는 어느 수준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보는가” 등이다.

세 번째 질문에 대한 답변은 지원자마다 큰 차이를 보인다. 10~20% 수준이라고 답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70~80%, 심지어 100%라고 답하는 경우도 있다. 다만 서정훈 대표가 이 질문을 통해 확인하려는 것은 AI 숙련도 자체가 아니다. 변화에 적응하며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태도와 그 깊이를 가늠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 단계에서 답변의 깊이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경력이나 이력이 뛰어나더라도 인터뷰를 이어가지 않는다.

반대로 기대 수준을 충족하는 답변이 나오면, 특히 AI를 활용해 스스로 만든 작은 툴이나 워크플로우를 설명할 수 있는 경우 인터뷰 시간을 40분 추가한다. 과거에는 전체 인터뷰가 1시간 내외였지만, 현재는 AI 관련 질문에만 약 50분을 할애하는 구조로 바뀌었다. 추가된 시간 동안 집중적으로 검증하는 영역은 네 가지다.

첫째, AI 활용 역량이다. 단순한 기술 숙련도가 아니라, AI를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논리적 사고를 평가한다. 둘째, 문제 정의 및 구조화 능력이다. AI는 답을 생성할 수는 있지만 문제를 스스로 정의하지는 못한다는 전제 아래, “우리 회사가 직면한 문제에 대해 다음 단계의 설계를 어떻게 구상할 것인가”와 같은 질문을 통해 문제를 구조화하고 적절한 질문을 설정하는 역량을 본다. 셋째, 다양성과 학습 능력이다. “6개월 전과 현재의 AI 활용 방식은 어떻게 달라졌는가, 1년 전과 비교하면 어떤 변화가 있는가”를 묻고, 이를 통해 변화에 대한 적응력과 지속적인 학습 의지를 확인한다. 넷째, 인간 고유의 역량인 설득, 공감, 직관이다. AI의 결과가 할루시네이션을 포함하거나 자신의 직관과 충돌할 때, 이를 어떻게 해석하고 판단하는지를 질문한다.

서정훈 대표는 이러한 네 가지 영역을 짧은 시간 내에 검증함으로써, 과거보다 훨씬 명확하게 해당 인재가 조직에서 어떤 성과를 낼 수 있는지를 판단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 IT 리더를 위한 현장 조언
    • AI 전략을 별도 조직에 위임하지 말고, 현업 속에 스며들게 하라
    • AI 시대 유리한 인재는 한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라, 다양한 경험을 넘나들며 문제를 풀어본 사람이다
    • 완벽주의 경향이 있는 구성원에게는 ‘시작점’을 조직이 직접 만들어 줘라

커리어를 설계하는 기준 ‘의도성’

네 번째 연사인 정보라 이사는 페이팔에서 10년, 애플에서 4년, 이후 빌닷컴(Bill.com)의 CPO를 거친 뒤, 현재는 크래프톤 이사로 재직하면서 사외이사, 자문가, 엔젤 투자자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커리어 전반에 있어 의도성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첫 번째 메시지로 강조했다.

정 이사는 커리어의 방향을 잡는 기준점으로서 ‘북극성(North Star)’을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지를 먼저 알아야 목표를 정확히 설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녀의 북극성은 “CPO가 되어 B2C·B2B 양쪽의 플랫폼을 글로벌 스케일로 키우는 것”이었고, 이 목표는 1~2년마다 꺼내 수정하고 고도화했다. 커리어 단계별로 시간 사용(실행→전략), 의사결정 방식(데이터·머리→직관·마음), 성과 평가 기준(아웃풋→아웃컴), 관점(내부→내외부 균형)이 어떻게 바뀌는지도 짚었다.

두 번째 메시지는 언러닝(Unlearning), 즉 기존의 지식이나 관성을 내려놓는 것의 중요성이었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 갑작스럽게 떠난 미국 유학 경험을 통해 ‘모범생’에 대한 자신의 기존 인식이 완전히 깨졌던 사례를 소개했다. 이어 불확실성이 높은 시대일수록 새로운 것을 배우는 속도보다 기존의 것을 내려놓는 속도가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세 번째는 다양성에 대한 강조였다. 그는 성별이나 국적과 같은 외형적 요소보다 사고방식의 다양성이 조직의 의사결정 수준을 높인다고 밝혔다. 개발자, PM, 디자이너 간의 관점 차이를 예로 들며, 다양성을 실질적으로 존중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시각에서 벗어나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보라 이사는 “지금 시대에는 완벽한 준비보다 빠르게 시도하고 수정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라고 언급했다.

  • IT 리더를 위한 현장 조언
    •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지를 파악한 뒤 커리어 북극성을 세우고, 1~2년에 한 번씩 꺼내서 수정·고도화하라
    • 구성원 평가 시 ‘일을 했는가'(아웃풋)와 ‘그 일이 실제 비즈니스 성과로 이어졌는가'(아웃컴)를 구분해 직급별로 다른 기준을 적용하라
    • 팀 내 다양성 논의를 성별을 넘어 ‘사고방식의 다양성’으로 확장하라

리더십을 만드는 차이 ‘시선의 전환’

다섯 번째 연사인 최재화 번개장터 대표는 컨설턴트, AB인베브 APAC 마케팅 총괄, 구글 코리아 유튜브 마케팅 총괄, 번개장터 CMO를 거쳐 CEO에 이른 인물이다. 그녀는 CEO에 이르기까지의 여정을 ‘문제 해결의 연속’으로 정의했다. 역할과 산업은 계속 바뀌었지만, 단 한 번도 실무자라는 마음으로 회사를 다닌 적은 없었다는 것이다.

동시에 그는 실무자에서 리더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중요한 요소로 주니어 마인드셋(마음가짐)과 시니어 마인드셋의 차이를 꼽았다. 그녀가 정의한 주니어 마인드셋이란 회사를 ‘과제를 주는 주체’로, 자신을 ‘그 과제를 성실하게 수행하는 존재’로 바라보는 관점이다. 주어진 일을 잘 해내면 인정받고, 그 인정이 보상으로 이어진다는 메커니즘 안에서 움직인다. 반면 시니어 마인드셋은 회사를 ‘내가 활용하는 시스템’으로, 자신을 ‘문제를 정의하고 판을 만들어가는 주체’로 인식한다. 이 관점에서 나의 기여는 회사의 리스크를 낮추고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며, 보상은 그 결과에 따른다. 최재화 대표는 이 마인드셋의 차이가 직급이나 연차와 무관하게, 처음부터 어떤 관점으로 일을 바라보느냐에서 출발한다고 강조했다.

여성 리더십에 대해서는 메타(구 페이스북) COO였던 셰릴 샌드버그의 책 ‘린인(Lean In)’을 언급하며 세 가지를 당부했다. 먼저 조직 내에서 침묵을 지키는 것은 곧 의사결정 과정에서의 배제로 이어질 수 있다며, 목소리를 내고 논의에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준비가 완벽하지 않아도 도전할 수 있는 자신감에 대해서도 말했다. AI의 파도는 남녀 모두에게 동시에 오고 있으며, 완전히 이해한 다음에 시작하겠다는 태도는 출발 자체를 늦출 뿐이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자리에서 스스로 물러나지 말라고 당부했다. 다양한 관점이 가치를 갖는 시대일수록, 그 자리에 앉아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 자체가 기여라는 의미였다.

이어 그는 여성 리더들이 상대적으로 간과하기 쉬운 ‘시스템 이해(System Understanding)’의 중요성도 짚었다. 권력 구조와 조직 구조를 이해하는 것은 부정적인 것이 아니라 리더십의 기본이며, 조직을 움직이고 팀이 함께 성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역량이라고 설명했다.

  • IT 리더를 위한 현장 조언
    • 회사는 일이 주어지는 곳이 아니라, 구성원이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판을 키울 수 있는 ‘놀이터’로 설계하라
    • 구성원이 스스로를 과소평가하지 않고 목소리를 내며, 의사결정 테이블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장려하고 조직 구조를 읽는 힘까지 함께 키워라
    • AI가 정보를 생성하는 시대에는, 단순한 지식의 양보다 문제를 정의하고 다양한 관점을 연결하는 역량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jihyun.lee@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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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News

Category: NewsMarch 24, 2026
Tags: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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