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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 AI 지원, 어디까지 왔나…앤트로픽·토스·올리브영 등이 전한 현장의 고민과 전망

이날 행사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한 키워드는 ‘실험 문화’, ‘권한 부여’, ‘심리적 안정감’이었다. 참석자들은 AI 기술 자체보다 이러한 조직 문화적 요소가 ‘AI 퍼스트’ 전환의 진짜 성공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개발자 관계(Developer Relations, 이하 데브렐) 커뮤니티 데브챗(Devchat)과 앤트로픽, 스타트업 전문 미디어 EO 스튜디오가 후원한 이번 행사에는 CJ올리브영, 토스, 센드버드 등 국내 주요 기업의 개발·데브렐·AI 관계자들이 참석해 AI 도입 이후 나타난 변화와 현실적인 과제를 공유했다.

이날 발표에 참여한 한 데브챗 운영진은 “AI 시대에 커뮤니티의 핵심 가치는 단순한 정보 교환이 아니라 심리적 안정감”이라며 “실패와 시행착오까지 솔직하게 공유할 수 있는 문화가 집단적 성장의 토대가 된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다양한 변화가 이뤄지는 만큼 앞으로 개발 정책과 문화를 주도하는 데브렐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았다.

센드버드의 김만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커뮤니티에서의 공유와 배움이 개발자에서 데브렐로 커리어를 전환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라며 “AI 도구의 발전으로 진입 장벽이 낮아진 만큼, 아이디어를 실제로 구현하고 이를 공유하는 문화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AI 도입 이후, 변화하는 개발 문화와 역할

이날 행사에서는 개발 문화 전반을 둘러싼 논의도 활발하게 이어졌다. 글로벌 인재 채용 기업 로버트 월터스 코리아에서 기술 분야 채용을 담당하는 황국화 캔디데이트 매니저는 모더레이터로 나서, AI 시대에 변화하는 개발 문화와 개발자 경험(DX)을 주제로 각 기업 실무자들과 심도 있는 대화를 이끌었다.

올리브영에서 개발 및 AI 경험 전략을 지원하는 권성환 테크 전략 지원팀장은 AI 도입 이후 가장 현실적인 고민으로 예산 집행과 성과 측정을 꼽았다. 그는 “AI를 둘러싼 조직 내부의 고민이 상당히 크다”라며 기업마다 서로 다른 AI 도입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 팀장은 “일부 기업은 빠르게 하나의 AI 벤더를 선정해 집중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지만, 올리브영은 아직 초기 검증 단계에서 다양한 AI 도구를 비교·검토하는 접근을 유지하고 있다”라며 “단일 업체를 조기에 고정하기보다는 기술과 시장의 성숙도를 지켜보자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올리브영은 특정 AI 도구를 일괄 배포하는 대신, 개발자 1인당 일정한 AI 활용 예산을 지원하고 각자가 필요에 따라 자유롭게 도구를 선택해 활용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권 팀장은 “예산을 집행했다는 것은 결국 그에 대한 설명 책임이 뒤따른다는 의미”라며, AI 도입의 성과를 어떻게 측정할 것인지가 핵심 과제라고 표현했다. 그는 “코드 생성 비율이나 커밋 수 같은 정량 지표만으로는 실제 변화의 양상을 설명하기 어렵다”라며 “현재로서는 리드 타임 변화, 협업 방식의 개선, 구성원이 체감하는 생산성처럼 정성적 지표와 설문 조사가 보다 현실적인 평가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고민 속에서 등장한 대표적인 실험이 AI를 활용한 코드 리뷰 시스템이다. 올리브영 개발 조직은 AI가 코드 품질을 점검하는 데 그치지 않고, 내부 규칙 준수 수준에 따라 점수를 매기는 방식을 도입했다. 권 팀장은 “저희만이 가지고 있는 룰들을 잘 적용할 수 있게 하고, 내부 개발자분들이 ‘내 점수가 70점밖에 안 되다니’라는 느낌으로 스스로 자극받도록 설계했다”라고 표현했다.

특히 이 시스템은 사람이 직접 리뷰할 때보다 감정적 부담이 적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그는 “AI는 악의가 없다”라며 “객관적으로 ‘이걸 놓쳐서 이 점수인데, 이 부분을 보완하면 80점이 될 수 있다’고 말해주면 오히려 상처를 덜 받는 것 같다는 피드백이 많다”라고 전했다. 권 팀장에 따르면, 이런 방식은 AI를 평가자가 아닌 코치에 가깝게 활용함으로써, 코드 리뷰 문화를 보다 지속 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한편 AI 시대에 개발자에게 요구되는 역량에 대해서 권 팀장은 “그림을 그릴 수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워크숍에서 개발자들이 여러 AI 툴을 조합해 5분짜리 인트로 영상을 만든 사례를 언급하며 “머릿속에 있는 그림이 명확했기 때문에 구현까지 가능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AI 활용이 개발자의 전문성을 약화시키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권 팀장은 “비개발자도 AI를 활용해 그럴듯한 결과물을 만드는 것까지는 가능하지만, 실제 서비스 내부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디버깅하거나 리팩토링하는 것은 여전히 매우 어렵다”라며 “개발자로서의 전문성은 여전히 살아 있고, 오히려 더 중요해지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토스의 AI 에반젤리스트 정세훈 개발자는 조직 내 AI 확산이 생각보다 쉽지 않은 과제라고 짚으며, 그 배경과 해결 방안을 함께 공유했다. 그는 “개발자들은 각자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을 알고 있어도 특유의 성향 탓에 이를 적극적으로 공유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라며 “AI 활용 노하우 역시 전사로 확산되기보다는 개인이나 소규모 그룹에 머무르는 일이 잦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정세훈은 노드JS 개발자로 근무하는 동시에, 토스 내부에서 AI 활용을 조직 전반으로 확산시키는 AI 에반젤리스트 역할을 맡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토스는 AI를 특정 조직이나 직군의 업무가 아닌, 개발자들이 직접 전파해야 할 문화로 보고 있다”라며 “이를 위해 약 10여 명의 개발자를 AI 에반젤리스트로 선발해 본업과 병행하며 활동하도록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AI 활용에 대한 지식과 노하우가 특정 개인이나 팀에 머무르는 것을 막기 위한 시도다.

정세훈 개발자는 AI 퍼스트 조직을 ‘무엇을 더 만들 것인가’를 고민하는 단계가 아니라, ‘무엇을 하지 않아도 되게 만들 것인가’를 고민하는 단계로 정의했다. 그는 AI 도입 이후 개발자의 역할과 조직의 관점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AI 도입 초기에는 대부분 ‘이 도구로 무엇을 더 할 수 있을까’에 집중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더 중요한 질문은 ‘이 일은 이제 굳이 사람이 하지 않아도 되는 게 아닐까’로 바뀐다”라며 “AI는 생산성을 높이는 도구이기도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불필요한 일을 줄이는 도구가 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토스의 조직 문화가 AI 활용과 자연스럽게 맞물려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정세훈 개발자은 “토스는 전통적인 문서 중심 조직이라기보다는, 대부분의 맥락과 의사결정이 슬랙 안에 축적되는 구조”라며 “AI가 이러한 대화형 데이터와 결합되면서 온보딩이나 맥락 파악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졌다”라고 설명했다. 누가 언제 어떤 논의를 했는지를 AI가 빠르게 요약하고 연결해 주면서, 사람이 이전 과정을 직접 찾아볼 필요가 크게 줄은 것이다.

그는 개발자 개인의 역할 변화도 짚었다. “과거에는 개발자가 문제 정의부터 구현까지 모든 단계를 직접 주도해야 했다면, 이제는 AI가 실행의 상당 부분을 담당한다”라며 “그만큼 개발자는 판단과 선택에 더 집중하는 역할로 이동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정세훈 개발자는 AI 시대 개발자의 핵심 역량으로 ‘취향’과 ‘판단 기준’을 꼽았다. 그는 “AI는 하나의 정답이 아니라 여러 개의 그럴듯한 답을 동시에 제시한다”라며 “그중 어떤 선택을 할지는 개발자의 취향이자 철학에 달려 있다”라고 말했다. 성능과 안정성, 확장성, 유지보수성 가운데 무엇을 우선할 것인지는 단순한 기술적 능력만으로는 결정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클로드 코드를 비롯해 다양한 AI 코딩 도구를 경험한 정찬훈 센드버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AI 에이전트 기반 코딩 도구가 개발자 생산성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에이전트 코딩은 신입 개발자가 시니어를 대체하는 도구라기보다, 시니어 개발자가 그동안 축적해 온 경험과 맥락을 더 빠르고 넓게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라고 표현했다.

정찬훈 엔지니어는 특히 터미널 기반 에이전트 코딩 환경이 갖는 의미를 강조했다. 그는 “기존 IDE 중심의 AI 코딩 도구는 새로운 사용 방식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터미널 기반 에이전트는 개발자가 이미 구축해 둔 환경과 워크플로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라며 “이러한 터미널 기반 에이전트는 단순한 편의성 제공을 넘어, 개발자가 개발 흐름의 주도권을 계속 쥘 수 있도록 돕는다”라고 말했다. AI가 작업을 주도하는 구조가 아니라, 개발자가 필요할 때 AI를 호출하고 통제하는 방식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이어 에이전트 코딩이 개발자의 인지적 부담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고 덧붙였다. 정찬훈은 “오늘날 개발자는 코드 작성뿐 아니라 테스트, 배포, 관측성, 문서화까지 동시에 책임지고 있다”라며 “에이전트는 이러한 맥락 전환의 부담을 줄여 개발자가 핵심적인 판단과 설계에 더 많은 시간을 쓸 수 있도록 돕는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AI 에이전트를 활용한 이후, 그동안 우선순위에서 밀려 있던 백로그 작업을 점진적으로 정리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AI의 한계도 분명히 짚었다. 정찬훈 엔지니어는 “복잡한 태스크나 디버깅, 리팩토링처럼 시스템 전체의 맥락을 이해해야 하는 영역에서는 여전히 사람의 역할이 크다”라며 “코드를 생성하는 것과 실제 서비스 환경에서 발생하는 문제의 원인을 추적하고 해결하는 일은 전혀 다른 차원의 작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AI 에이전트의 가치는 이러한 영역을 대체하는 데 있기보다, 엔지니어가 그 문제에 집중할 수 있는 여유를 만들어 주는 데 있다”라고 덧붙였다.

“실리콘밸리는 이미 AI 개발을 넘어 ‘가치 전달’ 고민”

국내외 스타트업 소식을 전하는 영상미디어 EO의 김중철 한국사업총괄은 AI 시대 제품 팀의 변화를 분석한 내용을 공유했다. 그는 “과거에는 PO, 디자이너, 개발자가 순차적으로 작업했다면, 이제는 누구나 문제를 정의하고 바로 구현할 수 있게 됐다”라며 “퍼널과 UI가 사라지고, 개발자와 AI가 직접 협업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나타나고 있는 변화된 상황도 소개했다. 김 총괄은 “한 세미나에서 들은 이야기로는, 미국의 한 기업이 백엔드에서 이미 AI를 활용한 개인화를 구현했음에도 불구하고 고객들이 이를 AI 기업으로 인식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나왔다”라며 “기술 구현을 넘어 AI의 가치를 고객에게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가 새로운 과제가 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 총괄은 “신입 마케팅 인턴이 챗GPT와 바이브 코딩을 활용해 일주일 만에 컨퍼런스 웹사이트를 만들고, 이전 경력직 마케터보다 높은 매출을 달성하는 사례를 목격했다”라며 “호기심과 수용 능력이 있는 주니어가 경력직을 위협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라고 강조했다.

수많은 국내외 스타트업 창업자를 가까이서 지켜본 그는 AI 시대의 핵심 역량으로 ‘호기심과 수용’을 꼽았다. 김 총괄은 “레거시가 오히려 제약으로 작용하는 시대인 만큼, 새로운 것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끊임없이 질문할 수 있는 태도가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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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엽 앤트로픽의 APAC 스타트업 파트너십 총괄과 데브챗 운영진 이수형님

CIO Korea

마지막으로 앤트로픽의 APAC 스타트업 파트너십을 총괄하는 이엽 총괄은 최근 다양한 기업과의 교류를 통해 체감한 AI 퍼스트 조직 문화의 특징과 향후 전망을 공유했다.

그는 한국 기업의 AI 퍼스트 문화 정착을 위해 “대부분의 조직에는 AI를 좋아하고 잘하는 사람이 최소 한 명은 있다”라며 “이들에게 충분한 권한과 예산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엽 총괄은 이어 “많은 실험과 실패를 허용하되 책임을 묻기보다는 자유도를 보장하는 것이 핵심이며, 실제로 기업들을 만나 이런 조언을 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현실적인 어려움도 함께 짚었다. “최근 들어 AI의 ROI를 묻는 질문이 빠르게 늘고 있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비용을 지원해야 할지에 대한 논의도 많아지고 있는 것 같다”라며 “AI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 간의 격차는 내년부터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AI 퍼스트 문화를 만들기 위한 실천 방안으로는 실무자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리더가 AI에 익숙하고 잘 알면 이상적이겠지만, 현실적으로 그렇지 않은 조직도 많다”라며 “그럴수록 실무자가 맡는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가령 실무자들이 다양한 커뮤니티와 행사, 개발자 간 교류를 통해 접한 사례들을 조직 안팎으로 적극 공유하고, 직접 바이브 코딩으로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이런 것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AI 시대에 요구되는 관점 중 하나로 그는 두려움 없는 태도를 언급했다. 이 총괄은 “AI와 같은 새로운 기술을 먼저 이야기하면 종종 ‘너무 나선다’는 핀잔이나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그것이 나와 조직, 회사를 위해 옳은 일이라는 믿음을 갖고 계속 시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 총괄에 따르면, 실제로 대규모 조직에서도 일반 실무자가 먼저 움직이면서 임원들의 인식이 ‘이거 가능하겠는데’로 전환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엽 총괄은 AI 시대 개발자에게 요구되는 핵심 역량으로는 ‘다른 직무 영역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꼽았다. 그는 “AI 도구 덕분에 비개발자들도 바이브 코딩을 하게 되면서, 서로 간의 소통 장벽이 크게 낮아졌다”라며 “개발자 역시 비즈니스, 마케팅, PM이 무엇을 달성하고자 하는지에 관심을 갖고 공감대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조언했다.
jihyun.lee@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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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News

Category: NewsDecember 24, 2025
Tags: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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