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방의 함정
오늘날 CIO는 이사회와 사업 부문, 주주로부터 빅테크의 성공 사례를 그대로 따라 하라는 전례 없는 압박에 직면해 있다. 소프트웨어 산업은 매출의 19%를 IT에 지출하는 반면, 숙박 산업의 IT 지출 비중은 3%에도 미치지 않는다.
이러한 차이는 예외적인 현상이 아니라, 다수의 CIO가 빅테크의 플레이북을 모방하는 데 몰두한 나머지 외면하고 있는 근본적인 사실이다. 그 결과, 산업별 가치 창출 방식에 대한 본질적인 오해를 바탕으로 자원이 체계적으로 잘못 배분되고 있다.
- 다수의 격차: 7개 산업 가운데 5개 산업이 산업 평균 이하의 IT 지출을 보이며, 벤치마크에 맹목적으로 의존한 전략의 위험성을 드러낸다.
- 맥락의 중요성: 기술 자체가 곧 제품인 산업(소프트웨어)과, 제품을 가능하게 하는 수단인 산업(숙박, 부동산)은 근본적으로 다른 지출 구조를 보인다.
이러한 격차는 기업 기술 전략의 치명적인 결함을 드러낸다.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에서 통하는 방식이 모든 산업에서도 그대로 작동할 것이라는 위험한 가정이다. 이 같은 획일적 사고방식은 기술을 전략 자산이 아닌 값비싼 주의 분산 요소로 전락시켰다.
| 연도 | IT 지출 성장률(A) | 실질 GDP 성장률(B) | 성장률 격차(A-B) |
| 2016 | -2.9% | 3.4% | -6.3% |
| 2017 | 2.9% | 3.8% | -0.9% |
| 2018 | 5.7% | 3.6% | 2.1% |
| 2019 | 2.7% | 2.8% | -0.1% |
| 2020 | -5.3% | -3.1% | -2.2% |
| 2021 | 13.9% | 6.2% | 7.7% |
| 2022 | 9.8% | 3.5% | 6.3% |
| 2023 | 2.2% | 3.0% | -0.8% |
| 2024 | 9.5% | 3.2% | 6.3% |
| 2025 | 7.9% | 2.8% | 5.1% |
가트너에 따르면 “2025년 글로벌 IT 지출은 7.9% 성장한 5조 4,300억 달러(약 8,014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IMF 세계경제전망(IMF WEO) 데이터를 기준으로 보면, IT 지출은 실질 GDP 성장률을 지속적으로 상회해 왔다. 지난 10년간 글로벌 IT 지출은 연평균 약 5% 성장한 반면, 실질 GDP는 약 3% 성장에 그쳐 연간 약 2%포인트의 격차가 발생했다.
이러한 추세는 디지털 성숙도와 기술 도입 확대를 보여주는 동시에, IT 투자의 순환적 특성을 드러낸다. 코로나19 이후의 디지털 가속 국면이나 2023~2024년 생성형 AI 열풍처럼 기대가 과도하게 높아진 시기는, 과장된 지출이 지속적인 가치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조정 국면으로 이어져 왔다.
또한 IT 프로그램의 실패율은 대부분의 엔지니어링 산업보다 현저히 높으며, 소비재(FMCG)나 스타트업 환경과 유사한 수준을 보인다. 이 가운데 디지털 및 AI 기반 이니셔티브는 특히 실패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그 결과, 증가한 IT 지출이 모두 사업 가치로 전환되지는 않는다.
이러한 경험에 비춰볼 때, IT의 전략적 가치는 산업별 가치 창출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해결하는지로 평가돼야 한다. 산업마다 기술 집약도와 가치 창출의 역학은 크게 다르다. 따라서 CIO는 유행에 휩쓸린 의사결정을 경계하고, 자사 산업의 가치 창출 구조를 기준으로 IT 투자를 바라보며 경쟁 우위를 강화해야 한다. 산업 현실과 성숙도 차이에 따라 IT 전략이 왜 달라지는지를 이해하려면, 비즈니스 모델이 기술의 역할을 어떻게 규정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비즈니스 모델의 미로
기술 유행을 쫓기보다 사업 성과에 자금을 투입하는 일은 말처럼 쉽지 않다. 기술 과장의 흐름과 사업의 현실이 맞부딪히며 복잡한 미로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그러나 IT의 역할은 보편적이지 않으며, 산업에 따라 사업적 의미는 달라진다. 이러한 차이는 서비스 경제가 기술 활용을 좌우하는 숙박 산업에서 크게 드러난다.
숙박 산업
숙박 산업에서는 비즈니스 모델에 따라 서비스의 구조가 달라지며, 이에 따라 기술이 수행하는 역할 역시 다르다. 따라서 리더는 기술이 어떤 방식으로 작동해야 하는지를 명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 저가형 숙박: 기술은 비용을 절감해 수익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 프리미엄 숙박: 기술은 서비스를 보조하지만, 가치를 만들어내는 핵심은 인간적 접점이다.
경험상 이러한 차이를 정확히 이해하고 체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간편한 디지털 체크인은 운영 효율성을 높일 수 있지만, 고급 호텔에서 고객이 개인화된 응대 대신 자동화된 시스템의 미로를 마주하게 된다면 기술은 오히려 본래 목적을 스스로 무너뜨리게 된다.
그 이유는 숙박 산업의 비즈니스 모델이 인간적 상호작용을 기반으로 설계돼 있기 때문이다. 브랜드가 약속하는 핵심 가치는 사람 간의 연결에 있으며, 타지와 같은 럭셔리 호텔의 경쟁 우위 역시 여기에 있다. 과도한 자동화는 이러한 강점을 적극적으로 훼손한다.
이러한 대비는 부동산 산업을 살펴보면 더욱 분명해진다. 기술적 야망과 비즈니스의 기본 구조가 어긋날 경우, 위워크 사례에서 보듯 정체성에 기반한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
부동산 산업
위워크는 스스로와 투자자 모두를 설득해 자신을 기술 기업으로 인식하게 만든 부동산 회사였다. 그러나 사업의 현실이 재무제표와 맞닥뜨리면서 결과는 극적인 붕괴로 이어졌고, 이는 곧 정체성의 위기로 귀결됐다. 핵심 사업은 물리적 공간을 임대하는 데 있었지만, 기술 기업이라는 서사는 운영 현실과 완전히 동떨어진 가치 평가와 전략을 이끌었다. 그 결과, 위워크는 기업 가치 470억 달러에서 파산에 이르는 추락을 겪었다.
본질적으로 부동산 산업의 비즈니스 모델은 장기 거래 주기를 가진 물리적 자산을 기반으로 하며, 이로 인해 IT는 보조적 기능에 머무르게 된다. 이 산업에서 IT의 역할은 가치 제안을 재편하는 것이 아니라, 자산 운영을 지원하고 마진을 방어하는 데 있다. 경험상 이러한 산업에서 IT를 과도하게 설계하더라도 가치 창출의 축은 좀처럼 이동하지 않는다. 반면, 하이테크 산업은 기술이 단순한 수단이 아니라 비즈니스 그 자체인 경우에 해당한다.
하이테크 산업
하이테크 산업에서는 기술 그 자체가 곧 제품이다. 비즈니스 모델이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구축돼 있으며, 기술 역량이 곧 시장 리더십을 좌우한다. 이 때문에 IT 지출은 비즈니스 모델의 핵심 요소로 작동하며, 자동화와 데이터 수익화를 위한 전략적 무기로 활용된다.
소프트웨어 기업은 매출의 약 19%를 IT에 투입하는 반면, 숙박 기업의 IT 지출 비중은 3%에도 미치지 않는다. 이러한 16%포인트의 격차는 단순한 통계가 아니라 전략적 신호다. 서로 극단적으로 다른 산업에 동일한 IT 플레이북을 적용하는 것이 왜 비효율적일 뿐 아니라 잠재적으로 위험한지를 분명히 보여준다. 소프트웨어 기업에서 효과적인 전략이 숙박 브랜드에는 무의미하거나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산업별 사례는 유행에 따른 결정을 거부하고, 기술 투자를 비즈니스의 본질에 고정할 수 있는 리더십 역량이라는 더 깊은 과제를 드러낸다.
유행을 넘어, 비즈니스의 진실에 기술을 고정하라
디지털 전환에 집착하는 환경에서 CIO에게 필요한 것은 사업 현실과 맞지 않는 이니셔티브를 걸러낼 수 있는 전략적 분별력이다. 관찰 결과, 경쟁 우위는 보편적인 모범 사례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맥락에 맞춘 최적화에서 만들어진다.
이는 혁신을 피하자는 의미가 아니다. 비용만 늘리는 무관함을 피하자는 것이다. 가장 성공적인 기술 리더는 최신 유행을 구현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사 비즈니스를 독특하게 만드는 요소가 무엇인지를 이성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강화하는 선택을 내리는 사람이다.
하이테크 산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산업에서 기술은 제품과 서비스를 대체하기보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데이터는 수익화 대상이 아니라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수단에 가깝다. 시장 지위는 산업 고유의 요인에 의해 결정되며, 성과는 플랫폼 효과보다는 운영 효율성과 고객 만족에서 나온다.
새로운 영역을 모두 좇는 전략은 대담해 보일 수 있지만, 지속적인 경쟁 우위는 무엇을 도입할지, 언제 도입할지, 무엇을 과감히 무시할지를 아는 데서 비롯된다. 아마존의 플랫폼 지배력, 구글의 데이터 수익화, 애플의 폐쇄형 생태계는 강력한 성공 서사를 만들어냈지만, 이는 디지털 네이티브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특정 맥락에 묶여 있다. 이러한 플레이북은 해당 환경에서는 효과적일 수 있으나, 다른 산업에는 맞지 않을 수 있으며 무비판적인 복제는 오해를 낳기 쉽다.
결국 CIO는 이러한 유혹에 저항하고, IT 전략을 자사 산업의 핵심 가치 동인에 맞춰 정렬해야 한다. 이 모든 논의는 하나의 단순하지만 강력한 진실로 귀결된다. 맥락은 제약이 아니라 경쟁 우위다.
결론: 맥락이 만드는 경쟁력
소프트웨어 산업과 숙박 산업 간 IT 지출 격차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받아들여야 할 현실이다. 산업마다 가치를 창출하는 방식은 근본적으로 다르며, 기술 전략 역시 이러한 진실을 반영해야 한다.
성과를 내는 기업은 기술을 활용해 경쟁 우위를 더욱 선명하게 만든다. 차별화 요소는 강화하고, 제약 요인은 제거하며, 기술이 진정한 신규 가치를 열어주는 영역에서만 선택적으로 확장한다. 이 모든 판단은 핵심 비즈니스 논리에 단단히 고정돼 있다.
신기술을 통해 장기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길은 맹목적인 도입이 아니라 현실에 기반한 적용에 있다. 전환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가장 현명한 CIO는 비즈니스의 본질을 버리기보다 이를 존중하는 기술 결정을 내리는 사람이다. 미래는 가장 많은 기술을 도입한 기업이 아니라, 올바른 이유로 올바른 기술을 선택한 기업의 몫이다.
*편집자 주:이 컬럼은 필자의 독립적인 통찰과 관점을 반영한 것으로, 어떠한 공식적 보증도 담고 있지 않다. 특정 기업, 제품 또는 서비스를 홍보하지 않습니다.
dl-ciokorea@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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