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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 | 미쓰비시 머티리얼 CIO가 말하는 ‘CIO의 역할과 매력’

Q: 엔지니어로서의 경력을 시작한 초기 시절과, 이후 커리어의 방향을 바꾸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A: 1989년 나는 미쓰비시가세이(현 미쓰비시케미컬)에 생산기술 엔지니어로 신입 입사했다. 배치된 곳은 오카야마현 구라시키시의 미즈시마 사업소로, 대규모 석유·화학 산업단지에서 필드 엔지니어링 업무를 맡으며 커리어의 첫걸음을 내디뎠다.

전환점은 1996년에 찾아왔다. 미국 동부의 보스턴과 서부 샌프란시스코에 신규 거점을 설립한다는 계획이 추진되면서, 미 서부 거점의 초기 멤버로 선발돼 실리콘밸리에 주재하게 됐다. 당시에는 윈도우 95의 등장, 인터넷의 대중화, e비즈니스가 막 태동하던 시기였다. 미국 전체 투자금의 약 3분의 1이 모인다는, 세계 최전선의 기술과 자본이 집결한 현장에 몸을 두게 된 것이다.

3년간의 주재를 마치고 미즈시마로 복귀해 다시 생산기술 업무를 맡았지만, 마음 속에는 ‘돌아가기 어려운 세계를 보아버렸다’는 감각이 자리 잡았다. 실리콘밸리에서 경험한 속도감, 혁신, 미래를 향한 도전정신을 알고 난 뒤에는 이전의 일상으로 복귀할 수 없었다.

결국 저는 스스로 지원해 정보시스템 부문으로 부서를 옮기기로 했다. 이후 DX를 포함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담당하며 기술과 경영을 잇는 역할을 하게 됐다. 그리고 2021년, 미쓰비시 머티리얼의 CIO로 자리를 옮겼고, 지금은 기업의 디지털 전략을 이끄는 위치에서 미래를 향한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Q: ERP 프로젝트를 세 번이나 추진했다고 들었다. 어떤 점이 가장 어려웠나?
A: 나의 경력에서 가장 큰 도전은 단연 ERP 도입 프로젝트였다. 지금까지 총 세 번, 중단 위기에 빠진 ERP 프로젝트를 다시 살려낸 경험이 있다. 각각의 프로젝트는 전임자가 난항에 빠져 사실상 멈춰선 상태에서 제가 투입돼, 전체 구조를 정비하고 다시 궤도에 올려 완성까지 이끌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금액도 규모도 방대해, CIO로서의 사고방식과 행동 원칙을 형성한 매우 중요한 경험이었다.

내 경력에서 독특한 점이 있다면, 생산기술에서 IT로 커리어를 전환한 점, 그리고 실리콘밸리 한가운데서 일한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한다. 귀국 후에는 기업 내부 업무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업계에서 경험을 쌓았다. 예를 들어 석유화학공업협회에서의 IT 관련 활동, 기업 간 거래의 전자화(EDI) 추진, 국내외 대형 동종 기업 22개사가 참여한 글로벌 화학제품 이커머스 플랫폼 구축 등 업계 전체를 아우르는 프로젝트에도 관여했다.

‘현장과 본사’, ‘국내와 해외’, ‘업무와 IT’ 같이 경계를 넘나들며 일해온 경험은 현재 CIO로서의 시야와 판단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제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눈앞의 일에 집중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지나치게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면 오히려 장기적 가능성을 좁힌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명확한 목표를 정해두지 않고 지금 이 순간에 몰입하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ERP처럼 대규모 프로젝트에서는 예상치 못한 문제와 난관이 끊임없이 발생한다. 그 속에서도 ‘도망치지 않는다’, ‘끝까지 책임을 다한다’는 자세를 일관되게 지켜왔다. 경험을 쌓고, 스스로 사고하고, 자신의 기준을 바탕으로 전략을 세우는 것. 이 부분이 나의 리더십의 근간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깨달음은 이것이다. ‘해외를 알아야 일본을 이해할 수 있고, 타사를 알아야 자사를 볼 수 있으며, 사람을 이해해야 비로소 자신을 이해할 수 있다.’ 이 통찰이 제게는 가장 큰 자산이며, CIO로서 앞으로 나아가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Q: 새로운 환경에서 CIO로 일하면서 느낀 깨달음은 무엇이었나?
57세에 선택한 이직은 결코 빠른 결정이라고 할 수 없었다. 그러나 막상 새로운 환경에 들어서고 보니, 그전까지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그중에서도 특히 강하게 남은 것은 IT 전략을 이해하는 데 핵심이 되는 두 가지 키워드, ‘거버넌스’와 ‘시너지’였다.

이전 직장에서는 여러 상장 자회사를 포함한 대규모 그룹 전체의 정보시스템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미션을 맡았다. 독립성이 강한 각 회사를 한 방향 아래 모으기 위해서는 단순히 규정을 강요하거나 지침을 내려보내는 방식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각 정책이나 방침이 현장에 어떤 이익을 주는지, 왜 필요한지 설득력 있게 설명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거버넌스의 기반 위에서 시너지가 생기고,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납득해 스스로 움직이기 시작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 저는 그 구조 설계야말로 지속 가능한 IT 전략의 본질이라는 점을 새롭게 깨달았다.

DX를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같은 교훈을 얻었다. 톱다운 방식은 전사적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강한 추진력이 있지만, 바텀업은 현장의 젊은 인재가 과제를 스스로의 일로 받아들이고 도전하면서 성장의 기회를 만들어낸다. 이 두 축이 서로 맞물릴 때, DX는 비로소 조직 전체로 확산되고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진다.

Q: 리더십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느끼는 요소는 무엇인가?
37년에 걸친 비즈니스 경력 속에서 제가 가장 깊이 느낀 것은 ‘사람을 어떻게 움직이게 할 것인가’라는 과제의 중요성이다. 프로젝트, 부하 직원, 동료, 이해관계자, 그리고 상사까지 모든 관계 속에서 가장 어렵고 동시에 가장 큰 가치를 가진 도전은 결국 ‘경영을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라는 점이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전달하고 싶은지에 대한 확고한 축을 가져야 한다. 그 축이 흔들리면 사람들은 따라오지 않는다. 더불어 그 축을 명확한 언어로 표현하는 능력도 필요하다. 말로 형태를 갖추지 않으면 생각과 의지는 결코 전달되지 않는다.

말이 전달되기 위해서는 신뢰가 전제되어야 한다. 신뢰가 형성되면 상대는 공감하고, 공감은 행동의 변화를 이끈다. 이 일련의 과정 즉 축을 세우고, 언어로 정리하고, 신뢰를 쌓고, 공감을 얻어, 행동을 유도하는 과정을 얼마나 아름답게 순환시키느냐가 리더에게 주어진 가장 큰 과제라고 느끼고 있다.

그 기반에는 ‘자기를 아는 것’이 있다. 물론 자신을 안다는 것은 철학적이며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해외를 알면 일본이 보이고, 일본을 알면 자사가 보이며, 자사를 알면 자신이 보인다’는 순환적 깨달음이 리더로서의 시야를 한층 넓혀준다.

Q: CIO가 경영자가 될 수 있을까?
지금 CIO로서의 역할을 돌아보면, 두 가지 유형이 있다고 느낀다. 하나는 ‘정보시스템을 총괄하는 CIO’, 그리고 다른 하나는 ‘경영의 한 축을 담당하는 CIO’다.

나는 지금까지 후자를 목표로 해 왔다. IT 전문성에만 머무르지 않고, 바깥세상을 이해하고, 업계를 넘나들며, 현장과 경영을 잇는 시각이 CIO의 가능성을 넓혀 준다고 믿고 있다.

그래서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바로 인문학 즉 인류가 축적해 온 지혜다.

새로운 것은 무(無)에서 갑자기 생겨나는 게 아니라, 여러 지혜가 결합되며 창발하는 것이다. 생성형 AI가 등장하면서,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창조적인 가치를 만들어낼 기회를 갖게 됐다.

정보시스템 부서 여러분도 이런 관점을 꼭 가져 보길 바란다. 때로는 전문 영역을 넘어서 다른 분야로 건너가 보고, 현장에 다가가고, 경영과 대화해 보는 경험들이 쌓일 때, CIO로서의 새로운 가능성이 열릴 거라고 확신한다.

또한 일본 IT 산업에는 구조적 특징이 있다. 시스템 엔지니어의 약 70%가 외부 파트너 소속이라는 현실이다. 내재화의 필요성이 강조되지만 한계도 뚜렷하다. 그래서 벤더나 컨설턴트를 단순한 공급자가 아니라 함께 싸우는 ‘전우’로 인식하고 협력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객사가 일방적으로 지시하는 관계를 넘어서, 서로 배우고 지혜를 모으는 파트너십을 만드는 것. 이러한 관계가 앞으로의 IT·DX 분야에서 진정한 가치 창출을 이끌 핵심이라고 믿고 있다.

Q: CIO로서 중요하게 여기는 철학이나 가치관은 무엇인가?
개인적으로 중요하게 여기는 두 가지 키워드가 있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인류가 반드시 소중히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가치, 바로 ‘어웨어니스(깨달음·의식)’와 ‘컴패션(이타성·배려)’이다. 이 두 가지는 제가 미쓰비시 머티리얼의 CIO로 부임했을 때부터, 회사가 기대하는 역할과 일본 제조업 전체를 더 강하게 만들고자 하는 제 개인적 소망 모두에서 중심축이 되어왔다.

미쓰비시 머티리얼은 ‘미쓰비시 머티리얼 그룹 IT Way’라는 원칙을 수립하고,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IT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지금 생성형 AI는 피할 수 없는 핵심 주제로 떠올랐고, 중요한 것은 AI가 무엇을 만드는가가 아니라 ‘사람이 생성형 AI를 활용해 어떤 가치를 만들어내는가’에 있다. 생성형 AI는 어디까지나 IT 도구의 하나이고, 주체는 인간이다. 그래서 저는 언제나 ‘사람 중심’이라는 사고방식을 안팎으로 꾸준히 강조해 왔고, 이 철학을 기반으로 여러 정책을 펼쳐왔다.

일본 제조업이 강해지기 위해서는 기업 간의 경계를 넘어서는 연대와 대화가 필수적이다. 저는 이직 전을 포함한 약 5년 동안 70여 개 기업, 6,000명 이상의 관계자들과 스터디, 강연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의견을 나누어 왔다. 그 과정에서 제 생각에 공감해주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고, 그분들과의 교류 속에서 저 자신도 성장하고 있음을 실감하고 있다. 이러한 지적 축적이 새로운 정책과 시도를 만들어내는 중요한 원동력이 된다고 믿는다.

내가 무엇보다도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단순하다. 바로 ‘모든 기술은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방향을 지향해야 한다’이다. 100년, 200년 후 우리의 후손이 돌아봤을 때, ‘그 시대를 기점으로 무언가가 바뀌었다’고 말할 수 있다면, 그것은 인터넷과 같은 커다란 혁신일 것이며, 지금 진행 중인 생성형 AI 역시 그 변곡점 중 하나다.

그리고 우리가 지금 반드시 도전해야 할 또 하나의 과제는 미래 세대가 “지구 환경을 지키면서도 비즈니스를 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 시대를 만드는 것이다. 미쓰비시 머티리얼은 자원순환을 핵심으로 삼는 기업으로, 이러한 미래상을 실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종종 ‘달콤한 이야기만 해서는 안 된다’고 하지만, 지구 환경을 지키는 문제에서는 이타성과 배려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는 인류 전체가 더 깊이 인식해야 할 가치다.

CIO는 대개 특정 전문 분야에 강점을 지닌 경우가 많고, 경영진과 동등한 수준에서 논의할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된다. 그러나 IT만 알고 있어서는 충분하지 않다. 해외의 시각, 업계의 흐름, 그리고 인문학 리같은 비(非) IT 영역에 대한 관심이 반드시 필요하다. 기업과 산업마다 과제는 다르지만, IT만 생각해서는 본질적인 문제 해결에 도달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각자의 전문성을 살리면서도 복합적 시각으로 접근하는 태도가 앞으로의 CIO에게 요구되는 자세라고 믿고 있다.

*이 기사는 CIO 재팬에서 진행된 ‘리더십 라이브 재팬’의 내용을 바탕으로 일부 각색하여 구성한 것입니다.
dl-ciokorea@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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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News

Category: NewsDecember 8,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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