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를 비롯한 IT 리더들은 변화 주도 역량과 AI 준비 조직 구축 능력 등 새로운 요구에 직면하면서, 조직 내에서 생존을 좌우할 중대한 분기점을 맞고 있다.
그동안 IT 리더십 전문가들은 CIO가 기술 전문성과 시스템 운영을 넘어 비즈니스 성과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이러한 요구는 여전히 유효하다. 딜로이트 조사에 따르면 IT 리더의 79%가 ‘비즈니스 성과 창출’을 최우선 과제로 꼽으며, IT의 역할이 단순 백오피스 유지에서 기업 가치 창출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660명 이상의 IT 고위 임원을 대상으로 진행된 딜로이트의 ‘2026 글로벌 기술 리더십 조사’ 보고서는 CIO와 IT 리더에게 요구되는 역할이 한층 확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AI 및 데이터 이해도, 변화 리더십, AI 팀 구축 역량 등이 새로운 핵심 요구사항으로 부상했다.
이처럼 커지는 기대를 충족하기 위해 IT 리더들은 상당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조사 응답자의 81%는 조직의 AI 도입 및 거버넌스 역량에 자신감을 보였지만, 동시에 75%는 향후 12~18개월 내 더 큰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운영 모델과 프로세스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는 CIO의 AI 관련 목표가 실제 역량을 앞지르고 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앞으로는 비즈니스 혁신과 성공적인 AI 프로젝트를 이끄는 능력으로 평가받게 될 것임을 의미한다. 딜로이트 컨설팅의 매니징 디렉터이자 글로벌 CIO 및 미국 기술 임원 프로그램 리더인 안잘리 샤이크는 이같이 분석했다.
샤이크는 “AI는 CEO와 이사회 차원의 핵심 전략 과제로 자리 잡았다”라며 “CIO는 프로세스, 인재 영향, 운영 모델, 거버넌스 리스크까지 전반을 아우르는 사고를 요구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AI 전문가 부족
전문성을 갖춘 AI 팀을 구축하는 것은 가장 어려운 과제 중 하나다. 딜로이트 조사에서 IT 리더의 약 25%는 숙련 인재 부족을 주요 과제로 꼽았으며, 이는 데이터 품질과 보안·프라이버시 문제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샤이크는 역량 격차에 대한 우려 비중이 예상보다 낮게 나타난 점에 대해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CIO닷컴의 ‘2026 CIO 현황 조사’ 보고서에서는 40%의 IT 리더가 지난 1년간 AI 전략 실행 과정에서 내부 인재 부족을 가장 큰 과제로 지목했다.
이에 대해 샤이크는 CIO가 가능한 모든 경로를 통해 AI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AI 경험을 갖춘 인재 채용, 기존 인력의 재교육, 외부 벤더 및 파트너와의 협업 등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AI 인력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최고인사책임자(CHRO)와의 협력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샤이크는 “이제 IT 리더는 AI 준비 조직을 구축하는 동시에, 조직이 AI를 수용할 수 있도록 변화 과정을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핵심 제약 요소는 기술 사용 여부가 아니라, AI 전문가 채용에서 벗어나 AI 준비 조직으로 전환하는 데 있다”라며 “조직 전체의 AI 이해도를 어떻게 끌어올릴 것인지가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샤이크는 또한 “오늘날 기술 리더에게 단순한 기술 전문성만으로는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샤이크는 “선도적인 조직과 CIO를 구분 짓는 요소는 업무 재설계와 의사결정 방식 혁신을 이해하고, 디지털 인력과 인간 인력이 함께 작동하는 구조를 설계할 수 있는 팀을 구축할 수 있는지 여부”라고 덧붙였다.
끊임없이 진화하는 CIO 역할
산업용 데이터 수집·자동화 솔루션 기업 지브라 테크놀로지스(Zebra Technologies)의 CIO 맷 아우스만은 CIO 역할이 지속적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우스만은 “오늘날 CIO는 단순한 기술 전문가에 머물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았다”라며 “인터넷과 클라우드 같은 과거 기술 전환 경험을 바탕으로 미지의 영역을 개척하는 ‘길잡이’가 되어야 한다. 동시에 조직의 비전을 전파하고 실질적인 변화에 필요한 공감대를 확보하는 C레벨 옹호자 역할도 수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우스만은 핵심 전략으로 ▲거버넌스 중앙화 ▲혁신의 분산 ▲가치 측정을 제시했다. 또한 HR, 마케팅, 영업, 엔지니어링 등 다양한 조직을 연결하는 협업자로서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CIO에게 요구되는 성과는 IT 조직만으로는 만들어낼 수 없다”라며 “가치 창출은 사람, 프로세스, 기술이 결합될 때 가능하다. 특히 사람과 프로세스 혁신은 다른 C레벨 조직 내부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아우스만은 이어 “CIO와 IT 조직은 조직 전반의 변화를 추진하기 위해 의사결정 테이블에서 동등한 위치를 확보해야 한다”라며 “이러한 변화는 몇 년 전부터 진행돼 왔지만, AI를 계기로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네트워크 및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 익스페레오(Expereo)의 CIO 장-필립 아벨랑주는 딜로이트 보고서에서 제시된 새로운 CIO 역할이 단순한 책임 확대를 넘어선 근본적인 변화라고 평가했다.
아벨랑주 “과거에는 시스템 구축과 IT 가동 시간이 주요 평가 기준이었다면, 이제는 기술이 기업의 의사결정 방식에 어떤 변화를 만들어내는지가 핵심 평가 요소가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변화의 본질은 평가 기준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점”이라며 “이는 CIO 역할을 시스템 운영에서 의사결정 설계로, 비용 중심 조직에서 역량 창출 조직으로 재정의하는 변화”라고 설명했다.
아벨랑주는 이러한 변화가 개인의 준비 여부와 관계없이 이미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새로운 기대에 직면한 CIO에게 있어 유능한 팀 구축이 가장 어려운 과제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 문제는 단순한 교육을 넘어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아벨랑주는 “AI 도입 압박과 일자리 대체에 대한 현실적인 두려움이 충돌하는 상황에서 조직의 심리적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예를 들어 ‘3분기까지 모든 엔지니어가 AI를 사용해야 한다’는 식의 하향식 목표는 실제 성과보다 형식적인 대응을 유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CIO가 AI를 통해 인력을 대체하기보다 업무를 보완하는 방향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단순히 도구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팀이 실험할 수 있는 시간과 환경을 마련해야 하며, 성과 측정 역시 사용률이 아니라 속도, 품질, 의사결정 개선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벨랑주는 “이 접근 방식이 제대로 작동하면 각 엔지니어의 가치가 높아지면서 조직은 더 빠르게 인재를 확보할 수 있다”라며 “반대로 그렇지 않으면 형식적인 도입과 냉소적인 조직 문화가 자리 잡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dl-ciokorea@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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