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데이터가 폭증하고 있다. 전 세계 데이터 생성량은 2022년 대비 2026년 두 배로 늘어난 약 221제타바이트(ZB)에 이를 전망이다. 여기에 사이버 공격까지 갈수록 정교해지면서 백업의 중요성도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 NAS를 중심으로 성장해온 시놀로지가 올해 한국 사업부를 독립 편성하고 본격적인 시장 확장에 나선 배경이다.
“AI 수요 힘입어 3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
시놀로지는 2000년대 중반부터 한국 사업을 이어왔지만, 올해 본격적으로 한국 사업부를 신설했다. 이유는 명확하다. 한국 시장의 규모와 성장성 때문이다.
왕 총괄은 “한국은 APAC 지역에서 대만, 일본, 중국에 이어 네 번째로 큰 시장”이라며 “사업 확장을 고려했을 때 다음 대상은 자연스럽게 한국이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시놀로지의 한국 사업은 최근 3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했으며, 2026년 1분기에는 전년 대비 60% 이상의 매출 성장을 달성했다.
이 같은 성장은 AI 확산과 맞물려 있다. 왕 총괄은 “과거에는 텍스트 중심 데이터였다면, 지금은 이미지와 영상까지 생성되면서 데이터 용량이 2~3배로 증가하고 있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저장뿐 아니라 백업까지 필요해지면서 수요가 크게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품 포트폴리오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기존에는 하드디스크 4개 넣는 소형 NAS 장비가 한국 매출의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엔터프라이즈 제품군이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특히 페타바이트급 스토리지 수요가 늘어나며 대형 프로젝트 비중도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실제 매출 구조에서도 확인된다. 왕 총괄은 “올해 들어 페타바이트급 스토리지에서 상당한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며 “고객들이 60개 하드디스크를 풀로 장착해 구매하는 경우가 많아 단위당 매출 규모도 크다”고 말했다. AI 도입에 따른 데이터 폭증이 대용량 스토리지 수요를 직접적으로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 시장의 기술 친화적인 특성 역시 성장의 주요 요인 중 하나였다. 그는 “한국은 인터넷 속도가 세계 최고 수준이고, AI 도입 속도 역시 다른 국가보다 빠르다”며 “시장 규모와 성장 잠재력을 고려해 독립 사업부를 설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시놀로지의 한국 사업부는 올해 10명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왕 총괄은 이번 독립 사업부 체제가 고객에게 보다 신속하고 유연한 대응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기대했다. 핵심은 현지 영업 인력 배치다.
그는 “기존에는 대만 본사 팀이 한국 시장을 지원해 대응에 시간이 소요되는 구조였다”며 “수도권, 대전(중부권), 부산(남부권) 등 최소 3개 권역에 영업 담당자를 배치하는 것이 첫 단계”라고 밝혔다. 또한 왕 총괄은 과거에는 마케팅 등 내부 자원을 여러 국가가 공유하는 구조여서 캠페인 진행 시에도 조율 과정이 필요했지만, 독립 사업부 체제에서는 한국 시장에 맞는 전략을 보다 신속하게 실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쟁 아닌 협력…올인원 백업·프라이버시 AI로 차별화
시놀로지는 개인 사용자부터 엔터프라이즈까지 아우르며, 스토리지·영상 보안·네트워크 등 폭넓은 제품군을 제공한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왕 총괄은 시놀로지의 경쟁 구도를 단일 기준으로 정의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품 활용 범위가 다양한 만큼 특정 경쟁사를 한정 짓기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로 고객들은 흔히 경쟁사로 꼽히는 빔(Veeam)이나 HPE와 시놀로지 솔루션을 병행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빔 백업 소프트웨어의 저장소로 시놀로지 NAS를 활용하거나, 유럽에서는 HPE 서버와 시놀로지 스토리지를 결합해 입찰에서 성과를 거둔 사례도 있다.
왕 총괄은 “특정 브랜드를 단순한 경쟁 관계로만 보지 않는다”며 “상황에 따라 협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 수 있고, 이는 파트너에게도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양한 프로젝트에서 시놀로지 제품을 제안할 기회 역시 확대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제품 경쟁력 측면에서는 ‘올인원 백업’과 ‘사용 편의성’을 앞세웠다. 왕 총괄에 따르면, 시놀로지 백업 솔루션은 단일 장비로 PC, 서버, 가상머신, 마이크로소프트 365 등 주요 워크로드를 통합 백업할 수 있어, 별도의 백업 소프트웨어나 추가 서버 구축이 필요 없다.
사용자 중심의 서비스 역시 왕 총괄이 강조한 강점이다. 그는 “시놀로지는 전체 직원 1,000명 가운데 80% 이상이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기술 투자에 적극적인 기업”이라며 “10년 넘게 자체 운영체제 인터페이스를 꾸준히 고도화해왔고, IT 관리자가 두세 번의 클릭만으로 설정을 마칠 수 있는 직관성을 중요한 가치로 삼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AI 전략 역시 차별화 요소로 제시됐다. 시놀로지는 AI 워크로드를 위한 저장소를 제공하는 동시에 NAS에 AI 기능을 내장하고 있다. 왕 총괄은 “시놀로지 드라이브와 오피스에는 AI 엔진이 탑재돼 문서 작성 보조나 번역이 가능하고, 민감 정보 자동 식별·제거 기능을 통해 개인정보 보호에도 활용할 수 있다”며 “마이크로소프트 등 외부 AI 엔진을 사용할 경우 데이터를 외부 서버로 전송해야 하지만, 시놀로지의 AI 도구는 NAS 내부에서 실행돼 데이터 유출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백업 체계·벤더 통합…IT 관리자가 점검할 두 가지
시놀로지에서 14년간 대만, 동남아, 중동, 유럽 등 다양한 시장을 경험한 왕 총괄은 한국 시장의 독특한 특징으로 ‘파트너의 역할’을 꼽았다.
그는 “유럽에서는 IT 관리자가 비교적 합리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리고, 리셀러는 조언 역할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며 “반면 한국에서는 파트너가 고객과의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의사결정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현재 한국 내 시놀로지의 주요 리셀러는 300여곳 이상이다. 향후 고성능 엔터프라이즈 스토리지 관련 리셀러까지 파트너 풀을 확대할 계획이다. 왕 총괄은 “1월부터 전체 파트너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파트너의 포트폴리오와 주력 산업, 시놀로지에 대한 피드백을 분석해 맞춤형 지원 전략을 수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왕 총괄은 CIO 및 IT 리더에게 전하는 메시지로 그는 백업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대부분의 기업이 사고가 발생한 이후에야 백업을 고려한다”며 “예산이 제한적이더라도 비용 효율적인 백업 체계를 반드시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AI 시대에는 백업의 ‘불변성(immutability)’이 핵심 요소로 부각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AI로 인해 해커의 공격 역시 더욱 정교해지고 있다”며 “네트워크 방어가 뚫린 뒤 백업 데이터까지 삭제되거나 변조되면 복구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백업 데이터를 변경 불가능한 상태로 유지하고, 물리적으로 분리된 위치에 보관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프랑스 파리 올림픽 당시 미술관과 정부 기관이 집중적으로 사이버 공격을 받았던 사례를 언급하며 “기업 규모와 관계없이 누구나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언젠가 시스템이 침해될 수 있다는 전제하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는 IT ‘벤더 통합’ 전략의 재검토 필요성도 조언했다. 왕 총괄은 “전통적인 백업 환경에서는 소프트웨어, 서버, 스토리지를 각각 다른 벤더로부터 도입해야 했다”며 “AI 확산으로 인한 부품 가격 상승과 공급 불안정까지 감안하면, 단일 벤더 기반 통합 솔루션이 관리 효율성과 공급 안정성 측면에서 더욱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jihyun.lee@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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