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오로 그룹(Dell’Oro Group)에 따르면 지난해 데이터센터 자본지출은 전년 대비 57% 증가한 7,260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델오로가 해당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4년 이후 가장 빠른 성장 속도다. 2026년 역시 50%를 웃도는 성장률이 예상되며, 이에 따라 올해 데이터센터 자본지출은 1조 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델오로는 이 같은 이정표에 2029년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델오로 애널리스트 배런 펑은 데이터센터 성장세가 시장 기대를 뛰어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배런 펑은 “AI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라며 “투자 경쟁이 동시에 벌어지고 있다. 더 정교한 아키텍처가 등장하면서 AI 연산 비용이 상승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같은 흐름은 GPU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인프라, 네트워킹, 스토리지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비(非)AI 사업 부문에 대한 투자도 함께 늘고 있다”라고 전했다.
배런 펑에 따르면 아마존(Amazon), 구글(Google), 메타(Meta), 마이크로소프트(MS) 등 4대 하이퍼스케일러의 데이터센터 자본지출은 76% 증가했다.
최근 실적 발표 내용을 보면 이들 기업이 투자 속도를 늦출 조짐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아마존의 CEO 앤디 재시는 2월 투자자들에게 2025년 자본지출로 1,310억 달러를 집행했으며, 이 가운데 대부분이 데이터센터에 투입됐다고 밝혔다. 앤디 재시는 “2026년에는 아마존 전체에서 약 2,000억 달러를 자본지출로 집행할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수요가 매우 높기 때문에 상당 부분이 AWS에 집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계약된 미래 매출을 의미하는 하이퍼스케일러의 수주잔고 역시 AI 인프라 수요 확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아마존의 수주잔고는 현재 2,440억 달러로, 전년 대비 40% 증가했다. 앤디 재시는 “현재 AI 분야는 물론 핵심 AWS 영역에서도 수요가 매우 높다”라고 언급했다.
구글의 CEO 순다르 피차이는 2026년 자본지출로 약 1,800억 달러를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글 역시 2월 기준 2,400억 달러의 수주잔고를 기록했다.
순다르 피차이는 “2025년에 10억 달러를 초과하는 계약 건수는 이전 3년을 합친 것보다 많았다”라고 전했다.
이 같은 성장의 배경에는 AI 지출 확대가 자리하고 있다. AI 기업은 더욱 강력한 모델을 학습시키기 위해 더 많은 연산 자원을 필요로 한다. 또한 AI를 도입하는 기업이 늘어나면서 추론 수요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각종 설문조사에서도 대다수 기업이 올해 AI 관련 지출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oston Consulting Group·BCG)이 1월 발표한 약 2,400명의 임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은 올해 AI 지출을 매출의 0.8%에서 1.7%로 두 배 이상 늘릴 계획이다. 또한 CEO의 90% 이상이 향후 1년 내 투자 성과가 가시화되지 않더라도 현재 수준 이상으로 AI 투자를 지속하겠다고 답했다.
데이터센터 성장의 이면
데이터센터 용량 확대를 위한 대규모 지출은 자체 인프라를 구축하려는 기업에 새로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배런 펑은 “하드웨어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라며 “메모리 가격은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메모리는 서버 전체 비용의 최대 절반을 차지할 수 있다. 배런 펑은 “하이퍼스케일러는 자본지출 증가의 일부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라며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MS)는 실적 발표에서 메모리 비용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다만 하이퍼스케일러는 이러한 가격 인상분을 완화할 여력이 있다”라고 분석했다.
반면 일반 기업과 중소기업은 같은 대응이 쉽지 않다. 배런 펑은 “이들 기업은 서버 구매를 줄이거나, 가격이 안정될 때까지 기존 서버를 더 오래 사용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 같은 상황은 기업이 온프레미스보다 클라우드 인프라에 더 많은 투자를 하도록 유도할 가능성이 있다.
배런 펑은 “하이퍼스케일러가 메모리를 대량으로 매입해 가격을 끌어올리고, 그 결과 클라우드 사용을 확대하려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있다”라며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가설에 불과하다”라고 말했다.
다만 하드웨어 비용 상승 요인을 제외하더라도, 기업이 최소한 초기 단계에서는 클라우드에서 AI를 도입하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다고 배런 펑은 설명했다.
배런 펑은 “대규모 자본지출에 나서기 전에 먼저 클라우드에서 개발을 진행하고, AI 클라우드 사용량을 점검해 AI 하드웨어를 지속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라며 “유휴 시간이 발생하면 기대한 수익을 얻기 어렵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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