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6개월 전만 해도 대규모언어모델(LLM)은 저연차 엔지니어의 업무를 대신할 수 있는 도구로 여겨졌다. 반복적인 보일러플레이트 코드는 맡기고, 핵심적인 사고는 사람이 담당하면 된다는 인식이었다. 비교적 안심할 수 있는 서사였다. 그러나 그 설명은 이미 낡았다.
현재 시장에 나온 최신 LLM은 한 사람이 동시에 모두 고려하기 어려운 각종 매개변수와 제약 조건, 복잡한 상호 의존성을 반영해 시스템 아키텍처를 설계할 수 있다. 그것도 몇 주가 아니라 몇 분 만에 결과를 도출한다. 단순히 기술적 해법만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복잡한 엔지니어링 의사결정을 비즈니스 가치로 해석한 경영진 요약본을 함께 생성해, 비기술 이해관계자도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설득 논리를 제시한다. 그 결과 내부 공감대를 형성하고 승인 절차를 앞당긴다. 이제 이런 도구는 어설픈 대체재가 아니다. 여러 측면에서 현존하는 최고 수준의 엔지니어보다 더 뛰어난 역량을 보여준다.
데이터도 이러한 변화를 뒷받침한다. 맥킨지에 따르면 개발자 AI 도입률이 80~100%에 이르는 조직은 110%를 넘는 생산성 향상을 경험하고 있다. 최고 성과를 내는 소프트웨어 조직은 생산성, 품질, 고객 경험, 출시 기간 전반에서 16~45% 개선을 보고했다. 이는 점진적 개선이 아니다. 기술 조직이 달성할 수 있는 성과의 구조 자체가 바뀌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 변화는 CTO의 존재 이유를 근본적으로 다시 정의하고 있다.
병목의 시대는 끝났다
수십 년간 CTO는 모든 핵심 기술 의사결정의 중심에 있었다. 모든 RFC는 CTO의 검토를 거쳤고, 모든 아키텍처 의사결정 기록은 CTO의 승인 서명이 필요했다. 모든 비즈니스 요구사항은 기술 명세로 전환되기 전에 CTO를 통과해야 했다. CTO는 인간 컴파일러이자 최종 승인권자(gatekeeper)며, 길고 복잡한 승인 체계의 마지막 관문이었다.
기술적 복잡성이 소수의 숙련된 인재에게 집중돼 있던 시절에는 이러한 모델이 합리적이었다. 그러나 이제 AI는 수백 개 서비스 간의 트레이드오프를 동시에 평가하고, 사람이 놓칠 수 있는 장애 시나리오를 식별하며, 즉시 프로덕션 수준의 설계를 만들어낸다. CTO가 보고서를 읽고 있는 사이에도 설계는 이미 완성된다. 이런 환경에서 기존 모델은 더 이상 설득력을 갖지 못한다.
20년간 현장에서 시니어 풀스택 엔지니어, 아키텍트, 디렉터를 거쳐 CTO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역할을 수행해 왔다. 그동안 조직이 기술적 해답을 요구할 때마다 호출되는 사람이었다. 회의실에서 답을 제시하는 존재로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 AI 모델이 서비스 의존성, 규제 준수 제약, 확장성 요구사항을 동시에 반영해 아키텍처를 설계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스스로에게 불편한 질문을 던지게 됐다. 숙련된 아키텍트가 며칠 걸릴 작업을 몇 시간 만에 완성하는 장면을 보면서, 내가 제공하는 가치가 ‘해결책 그 자체’라면 그 해결책이 다른 곳에서 나온다면 내 역할은 무엇인가라는 의문이 생겼다.
그 질문은 CTO라는 역할을 바라보는 관점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계기가 됐다.
새로운 시대 CTO의 평가 기준
과거 CTO는 자신이 제시한 해법의 완성도로 평가받았다. 올바른 시스템을 설계했는지, 아키텍처의 결함을 찾아냈는지, 기술적 방향성을 정당화하는 문서를 설득력 있게 작성했는지가 기준이었다.
그러나 이제 그런 잣대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AI 시대의 CTO는 ‘영향력’으로 평가받는다. 매출총이익률, 연간 반복 매출(ARR) 성장률, 투자 대비 수익률(ROI), 그리고 조직 전반에 내재화한 운영 방식까지, 조직에 실질적으로 어떤 가치를 가져왔는지가 핵심이다. 이사회와 CEO가 던지는 질문도 달라졌다. “좋은 아키텍처를 설계했는가”가 아니라 “조직이 더 빠르게 움직이고, 더 나은 결정을 내리며, 경쟁 우위를 축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는가”다.
이러한 변화는 가트너의 ‘2026년 CIO 아젠다’ 보고서와도 맞닿아 있다. CIO의 94%는 향후 24개월 내 전략과 성과에 중대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디지털 이니셔티브 가운데 비즈니스 목표를 달성하거나 초과 달성한 비율은 48%에 불과했다. 가트너는 차별화 요인으로 기술 이니셔티브에서 재무적 성과를 집요하게 추구하는 태도를 지목했다. 실제로 이를 실천하는 CIO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25% 더 높은 성과를 낼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일관되게 이런 방식으로 운영하는 비율은 33%에 그친다.
이는 근본적인 전환이다. CTO를 기술 사다리의 최상단에 선 개인 기여자에서, 조직 전체가 어떻게 사고하고 구축하며 출시하는지를 설계하는 사람으로 이동시키는 변화다.
지켜보는 리더로는 부족하다
최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아마존웹서비스(AWS) 트레일블레이저스 행사에 참석하며 한 가지를 분명히 깨달았다. 변화가 주변에서 일어나는 것을 지켜보기만 하는 리더는 조직을 가야 할 방향으로 이끌 수 없다는 점이다.
새로운 시대는 적극적인 옹호자를 요구한다. 매일 최전선에서 싸우는 CTO가 필요하다. 스스로 현장에 나가 확신을 갖고 어려운 결정을 내리고, 변화의 부담을 먼저 짊어진 채 새로운 패러다임을 조직 전반에 설득해야 한다. 불편한 대화를 다른 이에게 넘기지 않아야 한다. 합의를 기다리며 시간을 보내서도 안 된다. 앞장서서 리드하고, 저항을 직접 감내해야 조직이 움직일 수 있다.
이는 리더십 스타일의 문제가 아니다. 생존의 조건이다. 시장은 치열하고 냉혹하다. 업계 전반에서 C레벨 임원이 교체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실패했기 때문이 아니라, 비즈니스가 요구하는 수준의 파괴와 혁신을 이끌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수십 년간 신뢰를 쌓아온 경험 많은 리더조차, 더 빠르게 움직이고 기술 리더십을 다르게 정의하는 인물에게 자리를 내주고 있다.
수치도 이를 뒷받침한다. 가트너 조사에 따르면 CIO 가운데 자사 CEO로부터 ‘AI에 정통하다’는 평가를 받는 비율은 44%에 그친다. CEO의 3분의 2는 자사 비즈니스 모델이 AI에 대비돼 있지 않다고 인정했으며, 다수는 경영진이 AI의 변혁적 잠재력을 활용할 역량을 갖췄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성과를 평가하는 사람이 당신이 한 세대를 바꿀 기술 변화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판단한다면, 그것은 단순한 인식 문제가 아니다. 경력에 직결되는 문제다.
이처럼 경쟁 환경이 급격히 재편되는 상황에서 조직에 필요한 것은 변화에 적응하는 리더가 아니다. 변화를 설계하는 리더다.
확장되는 CTO의 책무
기술 최종 승인권자로서의 역할은 사라지고 있지만, 그렇다고 CTO의 책임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동안 많은 CTO가 외면하거나 다른 임원에게 위임해 왔던 영역으로 역할이 확장되고 있다.
이제 비용 관리는 CTO의 핵심 역량이다. 클라우드 비용이 하루아침에 급증할 수 있고, AI 연산 비용이 전략적 변수로 작용하는 환경에서 기술 스택의 경제성을 직접 책임지지 않는 CTO는 준비되지 않은 CFO가 기술적 결정을 대신 내리도록 방치하는 셈이다. 적절한 도구를 선택하고, 속도와 엄격함의 균형을 갖춘 소프트웨어 및 벤더 평가·온보딩 체계를 구축하며, 이러한 결정을 지속적이고 대규모로 수행하는 것, 이것이 이제 CTO의 일이다.
기술 부채 역시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변하고 있다. 엔터프라이즈 조직에서는 수백 개 서비스와 시스템에 걸쳐 막대한 부채가 누적돼 있다. 이를 코드 한 줄, 리뷰 한 건씩 수작업으로 해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CTO는 기술 스택을 지속적으로 현대화하는 AI 기반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매일 등장하는 새로운 솔루션과 도구, 모델, 아키텍처 패턴을 탐색하고, 문제가 위기로 번지기 전에 개선 기회를 선제적으로 포착해야 한다.
이것이 대규모 조직에서 기술 리더로 일한다는 의미다. 모든 결정을 직접 검토하는 사람이 아니라, 조직 전반에서 올바른 의사결정이 끊임없이 이뤄지도록 만드는 시스템을 설계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애착을 버려라
앞으로 성공할 CTO는 자신의 결정에 사랑에 빠지지 않는 사람이다.
당연한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모든 기술 리더는 자신이 주도해 도입한 기술 스택이 있고, 직접 설계한 아키텍처가 있으며, 공들여 구축한 벤더 관계가 있다. 이런 선택은 곧 정체성의 일부가 된다. 그러나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불과 6개월 전까지만 해도 최선이었던 AI 도구가 더 이상 최적의 선택이 아닐 수 있다. 그럼에도 과거의 결정에 자아를 투영한 CTO는 이미 유효기간이 지난 선택을 지키기 위해 싸우게 된다.
여기서 필요한 절제는 심리적 차원을 넘어 구조적 차원에 가깝다. 변화에 맞춰 설계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조직의 일상 운영을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하나의 도구에서 다른 도구로 빠르고 정확하게 전환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 목표는 완벽한 도구를 한 번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조직에 충격을 주지 않으면서도 도구를 지속적으로 도입하고 과감히 폐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것이다.
이는 모든 기술적 결정을 잠정적인 것으로 다루는 태도를 의미한다. 무책임하라는 뜻이 아니다. 의도적으로 영속성을 전제하지 않는 설계를 하라는 의미다. 영속성을 최적화하는 CTO보다 유연성을 설계하는 CTO가 결국 더 높은 성과를 낸다.
AI의 안전지대에서 벗어나라
최근 반복해서 목격하며 우려하게 되는 장면이 있다. 너무 많은 기술 리더가 AI를 ‘재미있게’ 활용하는 데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수많은 가상의 아이디어를 실험하고, 화려한 데모를 만들고, 새로 등장한 도구를 시험해 본다. 겉으로 보기에는 진전처럼 보인다. 그러나 본질적인 변화는 아니다. AI를 즐기는 단계에 오래 머무는 것은 위험하다. 이제 이런 일은 사실상 누구나 할 수 있는 영역이 됐다.
극히 일부 CTO만이, 그리고 진정한 리더와 관람객을 가르는 결정적 차이는 AI 역량을 근본 과제에 적용하느냐에 있다. 클라우드 비용 절감, 소프트웨어 개발 생명주기(SDLC) 전반의 개선, 엔지니어링과 품질 보증 체계의 재설계, 인력 역량 강화, 팀 구조 개편과 같은 핵심 문제에 AI를 적용해야 한다.
이 가운데 가장 파급력이 큰 영역은 조직 구조다. 오랜 기간 애자일은 자바 엔지니어, 프론트엔드 개발자, UX 디자이너, QA 테스터처럼 각기 다른 역할과 정체성을 가진 전문화된 스쿼드 구성을 장려해 왔다. 그러나 AI는 이러한 경계를 빠르게 허물고 있다. 적절한 도구로 증강된 한 사람이 기획에서 설계, 구현, 테스트까지 A에서 Z까지 전 과정을 수행할 수 있다면, 다섯 명의 전문 인력 사이를 오가며 업무를 넘기는 기존 스쿼드 모델은 조직적 오버헤드로 보이기 시작한다.
이는 불편한 현실이다. 누구나 어딘가에 소속되고 싶어 한다. 그러나 한때 장인정신으로 여겨졌던 세련된 인터페이스, 깔끔한 함수형 코드, 매끄러운 온보딩 경험은 점차 범용화되고 있다. AI는 이러한 영역에서 빠르고 일관되게, 과거 몇 주씩 걸리던 정교화 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최고 수준의 결과를 만들어낸다. CTO는 이 변화를 인정하고 그에 맞게 조직을 재설계해야 한다. 개인이 더 넓은 범위를 책임지고, 빠르게 실패하고, 신속히 전환하며, 사일로 간에 단편적인 결과물을 넘기는 대신 엔드투엔드 가치를 창출하도록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
맥킨지의 ‘2025년 AI 현황’ 보고서도 이를 뒷받침한다. AI 고성과 조직으로 분류되는 기업은 전체의 6%에 불과하다. 이들을 구분하는 요소는 도구 자체가 아니다. 워크플로를 재설계하고, 더 빠르게 확장하며, 고위 리더가 적극적으로 도입을 주도한다는 점이다. 기술은 모두에게 열려 있다. 그러나 이를 중심으로 조직을 재편할 용기는 그렇지 않다.
최종 승인권자에서 시스템 설계자로
CTO의 새로운 임무는 ‘성과 증폭자(multiplier)’가 되는 것이다. AI와 인간 전문성이 서로를 증폭할 수 있도록 시스템과 파이프라인, 프레임워크를 구축하는 사람이 돼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목적에 맞는 AI 에이전트를 설계하고 배치하는 일이다. 시스템 설계를 평가하고 제안하는 AI 아키텍트 에이전트, 코드 리뷰를 수행하고 표준을 강제하는 AI 테크 리드 에이전트, 비즈니스 요구사항을 분석해 기술 명세로 전환하는 AI 분석가 에이전트가 그 예다. 이러한 에이전트는 개인보다 더 빠르고, 더 일관되며, 더 철저하게 업무를 수행한다. CTO의 역할은 이들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을 오케스트레이션하는 데 있다.
이는 단순한 전망이 아니다. 가트너는 2026년 말까지 전체 엔터프라이즈 애플리케이션의 40%가 특정 업무에 특화된 AI 에이전트를 탑재할 것으로 내다봤다. 2025년 5% 미만에서 급증하는 수치다. 가트너는 C레벨 경영진에게 명확한 메시지를 던진다. 3~6개월 안에 에이전틱 AI 전략과 투자 방향을 수립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경고다. 에이전틱 AI는 2035년까지 약 4,500억 달러, 한화 약 6,000조 원 규모로 성장하며 전체 엔터프라이즈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 매출의 약 3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위해서는 기술 자체를 이해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인간의 판단과 AI 자동화를 어떻게 균형 있게 결합할지에 대한 프레임워크를 설계해야 한다. 인간이 대체 불가능한 가치를 더하는 지점은 어디인지, AI가 더 뛰어난 영역은 어디인지, 두 요소가 시간이 지날수록 함께 발전하도록 만드는 피드백 루프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지가 핵심이다.
과거의 CTO가 문서를 처리하는 사람이었다면, 새로운 CTO는 문서를 처리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사람이다. 과거의 CTO가 승인 관문이었다면, 새로운 CTO는 변화를 촉진하는 촉매다.
사고하는 리더의 절제
솔직히 말하자면, 스스로도 끊임없이 러닝머신 위에 올라선 듯한 상태에 빠질 때가 있다. 실행 속도가 이처럼 빨라지고, AI가 몇 주 걸리던 일정을 몇 시간으로 단축해 버리면 멈추지 않고 계속 움직이고 싶은 유혹이 커진다. 출시하고, 결정하고, 이동하고, 반복한다. 생산적으로 느껴진다. 그러나 실제로는 위험하다.
행동 자체가 범용화된 시대에는 무엇을 하느냐보다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가 훨씬 중요하다. 속도는 매혹적이지만, 고속으로 잘못된 결정을 내렸을 때의 파급력 역시 그만큼 빠르다. 방향이 틀어졌다는 사실을 인지하기도 전에 성과는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
이 시대를 이끌 CTO는 단순한 실행자가 아니다. 언제 실행해야 하는지, 그리고 더 중요하게는 언제 멈춰야 하는지 아는 사고형 리더다. 스스로 쳇바퀴 모드에 들어갔다고 느끼면 의도적으로 멈춘다. 한 걸음 물러나 주변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돌아보고, 학습하고, 방향을 재조정한다. 속도를 늦추는 것이 편해서가 아니다. 이처럼 빠른 환경에서는 잘못된 방향으로의 고속 질주가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절제의 본질은 속도가 아니다. 속도가 적이 되는 순간을 아는 능력이다.
성과를 키우는 CTO의 5가지 원칙
- 체크리스트가 아니라 시스템을 구축하라. 모든 ADR과 RFC를 직접 검토하는 일을 멈춰야 한다. 대신 AI 기반 리뷰 파이프라인을 설계해 자신의 기준을 조직 전반에 확장 적용해야 한다. 판단은 병목이 아니라 시스템에 녹아들어야 한다.
- 비영속성을 전제로 설계하라. 조직이 도구를 빠르게 도입하고 과감히 폐기할 수 있도록 기술 스택을 구성해야 한다. 오늘의 최선은 6개월 뒤 오답이 될 수 있다. 그 현실을 전제로 아키텍처를 설계해야 한다.
- 관망이 아니라 전면에서 리드하라. 전환은 위임할 수 없다. CTO가 직접 비전을 짊어지고, 저항을 흡수하며, 다른 이들이 피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한다. 수동적 관찰은 책임 방기다.
- 데모를 넘어 본질로 가라. AI를 활용해 보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CTO의 역할은 어려운 영역에 이를 적용하는 것이다. 비용 절감, 소프트웨어 개발 생명주기(SDLC) 최적화, 품질 체계 고도화, 조직 재구성과 같은 비화려한 영역에서 진짜 가치가 나온다.
- 과거의 선택을 과감히 버려라. 스스로 설계한 아키텍처, 직접 도입한 벤더, 구축한 팀 구조는 성역이 아니다. 자아와 과거의 결정을 넘어설 수 있는 CTO가 그렇지 못한 CTO보다 항상 앞선다.
이미 바뀐 임무
CTO라는 직무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조직이 유지하고 있는 과거형 CTO, 즉 기술 최종 승인권자이자 인간 컴파일러, 최고 승인 책임자로서의 모델은 이미 시대에 뒤처졌다. 시장은 지나치게 빠르게 움직이고 있고, 도구는 강력해졌으며, 경쟁은 더욱 거세졌다. 기술 리더십의 정점에 병목을 둘 여유는 없다.
공해상에서 함선을 지휘하고, 시장 변화 속에서 엔지니어링 조직을 이끌어 본 경험을 통해 한 가지를 확신한다. 어제의 방식을 고수하는 리더는 내일을 버티지 못한다.
새로운 CTO의 임무는 모든 답을 직접 갖는 것이 아니다. 누구보다 빠르게 답을 찾아내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시스템이 작동하도록 스스로 한발 물러설 용기를 갖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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