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는 여러 지역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환영받지 못하는 시설이 되고 있다. 이유는 다양하다. 가장 많이 언급되는 문제는 막대한 전력 소비로 전기요금이 상승한다는 점과, 발전기에서 발생하는 소음이 인근 주거 지역에 피해를 준다는 점이다.
여기에 또 다른 요인이 추가되고 있다. 바로 물 사용량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100메가와트(MW) 규모의 데이터센터는 하루 약 53만 갤런(200만 리터)의 물을 소비한다. 이는 6,500가구가 사용하는 물 사용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문제는 이 물이 해수가 아닌 담수여야 한다는 점이다. 미국에서는 서부 여러 주가 가뭄을 겪고 있는데, 대형 데이터센터가 식수 자원을 대규모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주민과 지방자치단체 모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데이터센터의 냉각 방식은 기본적으로 사람의 땀과 유사한 원리를 따른다. 사람은 열이 높아지면 땀을 흘리고, 땀이 피부에서 증발하면서 열을 빼앗아 체온을 낮춘다. 데이터센터에서도 이와 같은 ‘잠열 증발 냉각’ 방식이 널리 활용된다. 물이 땀처럼 마르면서 열을 식히는 구조다. 냉난방공조(HVAC) 솔루션 기업 브루커(Brucker)의 사장 매트 그린은 이런 방식이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린은 “물을 증발시키는 이유는 냉각에 매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사무실 건물 냉방과 같은 환경에서는 우리가 사용하는 물의 양이 충분히 감당 가능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데이터센터는 상황이 다르다. 그린은 데이터센터가 동일한 면적의 일반 건물과 비교해 훨씬 많은 열을 내뿜기 때문에 더 많은 물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데이터센터의 또 다른 냉각 기술로는 ‘냉각탑’ 방식이 있다. 냉각탑은 본관 건물 외부에 설치되며, 물이 폭포처럼 위에서 아래로 흘러내리는 구조로 설계된다. 탑은 대기와 직접 맞닿아 자연 냉각이 이뤄지도록 개방돼 있다. 물이 순환하며 열을 방출하는 과정에서 온도가 낮아지지만, 동시에 상당한 양의 물이 증발한다.
그린은 “증발량이 상당하다. 일부 데이터센터의 경우 매일 여러 개의 올림픽 규격 수영장에 해당하는 물이 사용된다고 보면 된다. 협력 중인 일부 데이터센터는 지금도 개방형 냉각탑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데이터센터가 증발 냉각을 주로 활용하는 데에는 다른 이유도 있다. 우선 증발 설비는 냉각수를 순환시키는 설비보다 차지하는 공간이 훨씬 적다. 비용 측면에서도 약 10~15%가량 더 저렴하다.
그러나 이제는 흐름이 변화하고 있다. 물 사용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경제적 부담이 점점 커지면서, 데이터센터 역시 이에 대응하기 위해 냉각 방식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그린은 언급했다. 그는 “이제는 물을 증발시키지 않아도 되는 공랭식 냉각기를 사용할 수 있는 시장 환경이 마련됐다. 전체 시스템 효율도 거의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왔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대안으로 폐쇄 루프(Closed Loop) 기술도 확산되고 있다. 이 방식은 액체를 시스템 내부로 주입해 열을 흡수한 뒤, 외부로 보내 식힌 후 다시 순환시키는 구조다. 자동차 라디에이터와 유사한 원리로, 이미 게이밍 시장에서는 일체형 수랭 쿨러가 표준처럼 자리 잡으며 액체 냉각과 폐쇄 루프 기술이 널리 활용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데이터센터에도 적용되고 있다. 그린은 최근 초고효율 공랭식 냉각기가 기존에 구축되던 고효율 수랭식 설비를 대체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물을 계속 증발시켜 소모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유사한 효율을 유지하면서 물 손실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새로운 기술인 ‘하이브리드 열 방출(Hybrid Heat Rejection)’도 주목받고 있다. 이 방식은 가장 덥고 습한 날에만 물을 사용하고, 외부 기온이 낮아지면 일반 라디에이터처럼 물을 증발시키지 않는 방식으로 전환해 작동한다. 필요할 때만 물을 쓰고, 그렇지 않을 때는 공랭처럼 운영하는 절충형 구조다.
대부분의 기업 데이터센터는 CRAC(컴퓨터실 공조기)나 CRAH(컴퓨터실 공기 처리기)만으로도 무리 없이 운영된다. 이 장비들 역시 구성에 따라 일정 수준의 물을 사용할 수 있지만, 소비 규모는 대형 데이터센터와 비교할 수준은 아니다.
그린은 “수랭식이 적용되는 경우도 있지만, 순수 공랭식 컴퓨터실 공조기가 더 흔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기준으로는 서버 밀도가 충분히 높지 않다. 아직은 공랭 방식만으로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라고 진단했다.
다만 일부 데이터센터는 향후 서버 부하 증가를 예상하고 선제적으로 인프라를 확장하고 있다. 그린은 이런 움직임이 기업 데이터센터보다는 코로케이션 업체에서 더 두드러진다면서, 현재 기업 환경의 서버 밀도는 직접 칩 냉각으로 전환해야 할 수준까지는 아니라고 분석했다.
dl-ciokorea@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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