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엔비디아의 첨단 AI 프로세서에 대한 접근을 신중하게 재개하기 시작했다. 중국 정부는 자국 내 최대 기술 기업 일부를 대상으로 수입을 승인했다.
수입 승인 대상에는 바이트댄스, 알리바바, 텐센트 등이 올랐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들 기업은 엔비디아의 H200 가속기 40만 개 이상을 공동으로 구매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추가 승인 절차를 통해 다른 기술 기업이 뒤따를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번 조치는 중국이 즉각적인 AI 연산 수요와 자국 반도체 생태계 구축이라는 장기 과제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되고 있다.
포레스터의 부사장이자 수석 애널리스트인 찰리 다이는 “이번 결정은 고성능 가속기를 더 안정적으로 공급해 중국 대기업이 고밀도 GPU 클러스터와 고대역폭 패브릭, 빠른 모델 학습 로드맵을 설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라며 “주요 클라우드 업체는 성능 편차가 큰 자국 기술에만 의존하지 않고 AI 인프라 확장과 최적화를 한층 더 가속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AI 워크로드에 미치는 영향
다만 이번 승인으로 중국 주요 클라우드 업체는 AI 워크로드 분산 방식을 재검토해야 할 수 있다.
IDC 아시아·태평양의 반도체 리서치 부문 수석 리서치 매니저인 갤런 젱은 “H200을 도입하는 중국 기업은 이중 배포 전략을 채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규모 핵심 모델 학습 워크로드에 H200을 우선 적용하고, 중국산 칩은 주로 추론이나 소규모 학습 작업에 배치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젱은 중국이 해외 업체에 대한 장기적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전략적 목표 아래, 중국산 학습용 칩의 설계와 제조 역량을 강화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향후 당국이 수입 칩을 중국산 가속기와 함께 배치하도록 의무화할 경우 상황은 더욱 복잡해질 수 있다. 로이터는 이러한 조치가 실제로 검토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젱은 “이 같은 요건이 의무화되면 컴퓨팅 환경이 분산돼 시스템 복잡도가 크게 높아질 것”이라며 “서로 다른 칩 아키텍처 간 성능 불일치와 통신 프로토콜 차이로 인해 운영 및 유지보수 부담이 증가하고, 추가적인 네트워크 지연도 발생할 수 있다”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이번 수입 승인만으로는 미국 주요 클라우드 업체와의 격차를 좁히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젱은 H200이 엔비디아의 블랙웰 아키텍처보다 한 세대 뒤처져 있고, 승인된 물량 역시 중국 전체 수요에 크게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기업에 미치는 시사점
이번 조치는 글로벌 엔터프라이즈 IT 및 네트워크 리더의 장기적인 AI 인프라 전략에도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연구 부문 부사장인 닐 샤는 엔비디아의 H200 칩 판매 확대가 생산 규모 확대로 이어질 경우, H200 기반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서구 기업의 가격 부담을 완화할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샤는 “물량 증가로 엔비디아가 제조 효율성과 공급 예측 가능성을 개선할 수 있다면, 서구 기업은 H200 기반 AI 시스템을 확산하는 과정에서 가격과 공급 측면에서 더 큰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엔비디아가 비용 절감 효과를 제품 판매에도 반영한다면, 기업이 겪고 있는 메모리 가격 상승 압박을 상쇄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중국 오픈소스 AI 모델 도입을 실험 중인 기업 역시 간접적인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 H200에 대한 접근성이 개선되면 해당 AI 모델의 성능과 규모도 더 빠르게 고도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젱은 중국이 향후 H200 구매 할당량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엔비디아와 AMD가 수출 통제 규제를 준수하기 위해 올해 안에 중국 전용 AI 칩 변형 모델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dl-ciokorea@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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