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미래를 대비하는 일은 결국 얼마나 탄탄한 기반을 갖추고 있느냐, 특히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이하 HDD) 기반 스토리지 시스템을 얼마나 견고하게 구축했느냐에서 시작된다. 기존 스토리지 아키텍처가 예측 가능한 정적 워크로드 처리를 중심으로 설계되었다면, 오늘날의 환경에서 스토리지는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AI 애플리케이션이 끊임없이 학습하고 재학습하며 빠르게 규모를 확장하는 만큼, 스토리지는 대규모 환경에서도 비용 효율적이면서 유연하고 높은 신뢰성을 갖춰야 한다. 미래를 대비한 스토리지는 단순히 용량을 늘리는 수준이 아니라, 데이터가 늘어나는 속도에 맞춰 무리 없이 확장되고 예측하기 어려운 워크로드도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 여기에 장기간 성능과 내구성을 유지하면서도 비용과 에너지 사용까지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구조여야 한다.
AI의 등장은 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바꿔 놓았다. 워크로드는 이전보다 훨씬 더 역동적으로 바뀌었고, 데이터 양은 전례 없는 수준으로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기업이 지속적으로 혁신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변화의 속도를 자연스럽게 따라갈 수 있는 유연하고 확장 가능한 인프라가 필수적이다.
대한민국 정부는 ‘글로벌 AI 3강’ 도약을 목표로 대규모 인공지능 인프라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MSIT)는 올해 5월, 2025년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총 1조 9천억 원 규모의 AI 예산을 발표했고, 이 중 1조 6,341억 원을 AI 컴퓨팅 인프라 강화와 연내 GPU 1만 장 확보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출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025년 5월). 이러한 GPU 확보 확대와 학습용 데이터 인프라 확장은 국내 기업들의 스토리지 수요를 더욱 빠르게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업들이 이러한 변화의 속도를 따라잡기 위해선 스토리지 인프라 전반을 ‘미래 준비형(future-ready)’으로 재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확장성과 유연성, 그리고 지속 가능성이라는 3가지 축을 기반을 스토리지 전략을 세우는 것이 핵심이다.
확장가능한 비용 효율성: HDD가 뒷받침하는 데이터 인프라
AI 시대에 데이터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페타바이트(PB) 규모로 급증하는 비정형 데이터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는 오늘날 기업이 직면한 가장 큰 어려움이다. IDC에 따르면, 2025년 전체 엔터프라이즈 데이터의 86% 이상이 비정형 데이터가 될 전망이며, 향후 5년 동안 연평균 성장률(CAGR) 26.4%의 속도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출처: IDC Worldwide Global DataSphere Structured and Unstructured Data Forecast, 2025-2029, Doc #US52800025). 이러한 상황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스토리지 전략이 없다면 기업이 부담할 비용은 겉잡을 수 없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 같은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들은 전략적이고 자동화된 티어링 방식을 도입하고 있으며, HDD는 그 과정에서 스토리지 비용 구조를 지탱하는 핵심 축으로 자리잡고 있다. IDC에 따르면 2029년에도 클라우드 스토리지의 약 80%가 여전히 HDD를 기반으로 운용될 것으로 전망된다(출처: IDC Worldwide Global StorageSphere Forecast, 2025-2029, Doc #US53561425). HDD는 대규모 환경에서의 비용 효율성, 높은 신뢰성 및 안정적인 성능을 제공해 지속가능한 데이터 성장을 뒷받침하는 핵심 인프라로 평가된다. 또한, 예측 가능한 총소유비용(TCO)을 제공해, 기업이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무리한 자본 투자나 운영 비용 부담 없이 효율적으로 저장하고 분석할 수 있도록 한다.
AI의 발전으로 과거 ‘콜드 데이터’로 분류되던 아카이브 데이터는 다시 중요한 자산으로 활용되고 있다. HDD 기반 스토리지는 대규모 학습과 재학습에 필요한 방대한 데이터셋을 경제적인 비용으로 저장하고 제공하며, 고성능 플래시는 추론 작업과 메타데이터 처리에 집중할 수 있도록 역할을 분담한다. 이러한 구조는 HDD가 왜 AI 시대에도 여전히 핵심 인프라로 자리할 수밖에 없는지를 잘 보여준다.
유연한 확장성: 데이터 변화에 따라 확장하는 스토리지 티어링
AI 시대의 데이터는 사용 시점과 목적에 따라 핫(hot), 웜(warm), 콜드(cold) 티어를 오가며 끊임없이 이동한다. 이에 따라 기업 인프라 역시 이러한 데이터의 흐름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미래지향적 스토리지는 자동화된 티어링, 스케일아웃 아키텍처, 지능형 소프트웨어 정의 관리 기능을 갖추어야 하며, 이를 통해 수동 개입 없이도 스토리지 전반의 데이터 이동을 자연스럽게 효율적으로 조율해 비용과 성능을 최적화해야 한다.
이 지점에서도 HDD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방대한 구조화 및 비구조화 데이터를 저장하고 가공하는 중앙 저장소인 데이터 레이크의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개방형 API와 유연한 접근 프로토콜, 다양한 스토리지 미디어와의 높은 호환성을 바탕으로 HDD는 AI 파이프라인 전반과 매끄럽게 연결된다.
적응력은 곧 회복탄력성을 의미하기도 한다. 최신 HDD 기반 인프라는 데이터 급증에도 마이그레이션이나 다운타임 없이 수평 및 수직적인 확장이 가능하다. 여기에 에너지 보조 자기 기록(EAMR), 듀얼 액추에이터(dual-actuator) 디자인과 같은 최신 기술이 더해지면서, 데이터 재구성 속도와 처리량이 더욱 향상되고 에너지 효율도 개선되어 AI 워크로드가 요구하는 실시간 성능을 안정적으로 충족한다.
결국 HDD는 데이터가 AI 워크로드 전반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핵심 기반이다. 즉, HDD는 데이터 수집부터 학습 및 재학습, 그리고 규제 준수에 이르기까지, 빠르게 변화하는 데이터 환경 속에서 기업이 민첩하게 대응하고 비즈니스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핵심 인프라 역할을 한다.
지속 가능한 운영: 장기적 경쟁력을 위한 기반 구축
AI는 산업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올 잠재력을 지닌 동시에 막대한 에너지 비용도 수반한다. 대규모 AI 모델 하나를 학습시키기 위해서는 수백 세대의 일반 가정에서 1년 동안 사용하는 전력량에 맞먹는 에너지가 필요하다. 시장조사업체인 PwC에 따르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전력 수요는 2024년 약 320TWh에서 2030년 780TWh까지 증가할 전망이지만, 이 가운데 재생에너지로 공급되는 비중은 약 32%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속가능성은 이제 더 이상 형식적으로 쓰이는 기업 용어가 아니다.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데 반드시 갖춰야 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를 잡았다. 아시아태평양 전역의 정부와 기업들은 이러한 흐름을 이미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다.
한국 정부 역시 디지털 및 에너지 인프라 전반에 걸쳐 지속가능성 기준을 강화하며 국가적 탈탄소화를 추진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서 공개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24–2038)에 따르면, 탄소중립 에너지 사용 비중을 높이고 화석연료 의존도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국내 전력 공급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출처: 산업통상자원부, 확정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2025). 이러한 정책은 국내에서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AI 및 데이터센터 수요를 보다 효율적이고 저탄소 에너지원 위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는 데 목적이 있다.
에너지 효율이 높은 스토리지는 이제 기업의 핵심 조달 기준으로 떠올랐다. 특히 대용량 HDD는 성능과 신뢰성을 유지하면서도 워크로드를 통합해 기업들이 테라바이트(TB)당 전력 소모를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예를 들어, 2페타바이트(PB) 규모의 스토리지를 구축할 때 24TB HDD대신 32TB HDD를 사용하면 서버 수를 25% 줄이고 TB 당 에너지 소비량을 20% 절감할 수 있으며, 전체 인프라 및 유지보수 비용까지 함께 낮출 수 있다.
HDD의 비용 효율성을 기반으로 중복 제거와 압축 기술을 결합한 전략적 스토리지 아키텍처는 기업이 운영 효율성을 높이면서도 환경적 책임을 지키며 AI를 확장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렇게 구축된 스토리지 생태계는 비용 및 성능, 지속가능성의 균형을 이루며, 미래지향적 성장을 뒷받침하는 ‘미래 대비형’ 인프라의 방향성을 잘 보여준다.
미래를 대비하는 핵심 공식
미래 지향적 스토리지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속도를 높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비용 구조의 확장성,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유연성, 그리고 지속 가능한 운영이 함께 맞물린 종합적인 접근이 요구된다. 이 세 가지 요소는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확장 가능한 비용 구조는 데이터를 부담 없이 늘릴 수 있게 지원하며, 유연한 구조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AI 워크로드에 스토리지가 즉각적으로 대응하도록 한다. 여기에 지속 가능한 운영이 더해져야 이러한 성장이 환경적으로도, 재무적으로도 장기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
이러한 접근의 중심에는 대규모 AI 환경에 필요한 신뢰성과 비용 효율성, 그리고 성능을 모두 갖춘 HDD가 있다. 이러한 요소들을 제대로 결합하면 장기적으로 견고하면서 민첩하고, 확장 과정에서도 무리 없는 스토리지 아키텍처를 구축할 수 있다. 이는 현재의 AI 프로젝트는 물론 앞으로 등장할 새로운 혁신까지 안정적으로 뒷받침해주는 기반이 된다. 스토리지를 전략적 자산으로 바라보는 기업만이 AI의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동시에 운영 부담도 효과적으로 관리해 나갈 수 있다. 지금이 바로 미래를 대비한 기반을 구축해야 할 최적의 시점이다.
*필자 스테판 만들(Stefan Mandl)은 웨스턴디지털의 아시아태평양(APJC) 지역 세일즈 마케팅 부문 부사장으로, 중국, 아태지역, 일본 등 아시아 전역의 사업 운영을 총괄하고 있다. 웨스턴디지털에서 20년 동안 근무했으며, 2017년 3월 APJC에 합류하기 전까지 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EMEA)에서 디바이스 사업부의 채널 및 OEM 영업 부문을 총괄했다. 만들은 독일 에를랑겐/뉘른베르크 프리드리히알렉산더대학교(FAU)에서 MBA 학위를 취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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