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높은 수요를 보이는 대표적인 역량에는 핀옵스(FinOps)가 있다.
기업은 AI 도입이 클라우드 비용을 급격히 증가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갖고 있다. 따라서 클라우드 환경을 재정적으로 효율적으로 운영할 능력을 갖춘 IT 인재가 최근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IT 채용·아웃소싱 서비스 기업 하비 내쉬(Harvey Nash)의 CIO 앙쿠르 아난드는 AI와 자동화가 핀옵스 업무를 더 안정적으로 수행하는 수준에 빠르게 도달 중인 만큼, 해당 역량이 향후 1~2년 뒤에도 지금만큼 각광받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아난드는 역량 수요가 빠르게 상승했다가 곧바로 하락하는 현상이 핀옵스만의 문제가 아니라, 오늘날 다양한 IT 역량 전반에서 나타나는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1970~80년대만 해도 IT 역량의 수명은 10년 이상이었다. 지금은 2년도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라고 말했다.
아난드의 주장은 예외적인 관점이 아니다. 세계경제포럼(WEF)을 비롯한 여러 글로벌 분석기관은 과거 수십 년 동안 유지되던 직무 역량의 ‘반감기(half-life)’가 이제 약 7년 수준으로 줄어들었다고 봤다. 2023년 IBM 조사에서도 경영진은 향후 3년 동안 AI와 자동화 도입의 영향으로 전체 직원의 약 40%가 재교육을 받아야 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2025년 WEF 보고서는 2025년부터 2030년 사이 기존 역량의 약 39%가 변화하거나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IT 분야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더 극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연구자들은 최근 주목받는 IT 역량이 불과 2년, 혹은 몇 달 만에 구식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변화는 IT 조직 전반에 상당한 압박을 주고 있다. 아난드는 “기술 발전 속도가 기술 인재의 역량 개발 속도보다 빠르다”라고 언급했다.
IT 기술 시장의 급격한 변화는 개인의 경력 계획만 흔드는 것이 아니다. IT 기능 전체와 조직 운영 방식 전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로 인해 CIO와 HR 리더, 경영진은 직원이 빠르게 재학습하고 발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전략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인포테크 리서치 그룹(Info-Tech Research Group) CIO 실무 연구 책임자인 헤더 라이어-머리는 “IT 분야는 거의 18개월마다 변화를 겪고, 이에 따라 필요한 역량도 달라진다. 기존 역량이 완전히 사라진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이는 IT 인재가 얼마나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관련성 높은 IT 역량의 변화
인포테크 리서치 그룹은 ‘IT 인재 트렌드 2025’ 보고서에서, “기술 관점에서 기능적 역량은 평균 2.5년마다 구식이 된다”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또한 “성숙한 조직일수록 전반적인 역량을 변경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인식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러한 조직은 AI·ML 역량을 핵심 역량으로 볼 가능성이 2.5배나 높았다. 이들 조직은 미래의 요구와 목표를 충족할 준비가 가장 잘 되어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인포테크는 보고서 조사에 참여한 IT 전문가의 95%가 2030년까지 적어도 일부 역량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28%는 대부분의 역량이 바뀌어야 한다고 했으며, 17%는 모든 역량이 변화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IT 교육·자격 인증 기관 컴티아(CompTIA)의 최고 기술 에반젤리스트인 제임스 스탱어는 수십 년에 걸쳐 가속된 기술 혁신 속도가 IT 역량의 빠른 교체 주기를 주도하는 핵심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스탱어는 “예를 들어 헬스케어 분야에서 클라우드 전용 솔루션을 개발하는 전문가들의 경우, 주요 벤더 도구가 평균 한 달 주기로 바뀌는 상황을 목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IT 리더들은 어떤 IT 역량이 필요해지고, 어떤 역량이 낡아지는지를 결정하는 데 AI와 자동화가 큰 영향을 미친다고 봤다. 1~2년 전만 해도 숙련된 인재가 직접 수행하던 반복 업무 상당수가 이제 AI와 자동화에 의해 처리되고 있다. 앞으로는 더 많은 전문적 업무까지 자동화되면서, 요구되는 IT 역량의 유형은 더욱 빠르게 변화하고 불필요해지는 역량도 늘어날 전망이다.
서비스나우(ServiceNow)의 최고 디지털정보 책임자 켈리 로맥은 “과거에는 수작업 기반 서비스 데스크 운영, 인프라 관리, ERP 심층 설정 등이 3~6년 뒤까지도 안정적으로 유지될 핵심 역량이었다. 하지만 자동화와 AI가 워낙 빠르게 발전하면서, 이런 역량은 앞으로 1~3년 정도만 의미를 갖고 그 이후에는 완전히 재편될 수 있다”라고 진단했다.
유연하고 민첩하며 적응력 있는 인재 필요
로맥을 포함한 IT 리더들은 IT 직무 자체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개발자, 엔지니어, 아키텍트, 보안 전문가 등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필요할 전망이다. 다만 이들이 일상 업무에서 활용하는 기능의 변화 속도가 어느 때보다 빨라졌다는 점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일부 CIO와 IT 자문가는 역량의 수명이 짧아지는 현상이 모든 조직에 동일하게 나타나는 것도 아니라고 설명했다. 여전히 기존 기술을 운영하는 기업에서는 특정 역량이 오래 유지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테크 전문 채용 플랫폼 다이스(Dice)의 ‘2025 기술 연봉 보고서’는 이 같은 이중적 현실을 보여준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가장 빠르게 연봉이 상승한 역량은 AI, 데이터, 클라우드 엔지니어링이었지만, 여기에는 수십 년 전 처음 등장한 기술도 포함됐다. 그 중에서 자연어 처리(NLP)와 문서 데이터베이스는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했고, 코볼(COBOL)은 7위, 루비(Ruby)는 10위에 올랐다.
IT 리더들은 오늘날 각광받는 역량 중 어떤 것이 루비(1993년 개발)나 코볼(1959년 개발)처럼 장기적인 생명력을 가질지 예측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기술 발전과 혁신 속도로 인해 몇 달 만에 사라질 역량이 무엇인지도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대신 IT 리더들은 세계경제포럼(WEF)이 ‘역량 불안정성’이라고 부르는 환경 속에서 어떻게 적응하고 성장할지 학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컴티아의 스탱어는 과거처럼 IT 인재가 파이썬 프로그래밍 언어와 같은 특정 역량 하나만으로 장기적인 경력을 보장받던 시대는 지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떤 역량은 매우 빠르게 부상했다가 또 빠르게 사라진다. 따라서 이제는 새로운 역량을 얼마나 신속하게 습득할 수 있는지가 기준이 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라이어-머리는 CIO가 직원들이 역량을 개발할 수 있도록 시간을 확보해 주고, 현대적 IT 조직의 업무 요구를 따라갈 수 있도록 팀원들에게 더 많은 코칭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CIO에게 성장 마인드셋을 갖춘 인재를 채용하거나, 기존 직원이 이런 태도를 키우도록 지원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피닉스대학교(University of Phoenix) IT 부서의 애자일 피플 리더인 타이 존스는 이러한 방향성을 실제로 실행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애자일 피플 리더는 CIO 제이미 스미스가 미래 업무 환경에 대비하기 위해 최근 신설한 직책이다.
존스는 “일하는 방식이 계속해서 재정의되고 있다”라고 말하면서, 일부 IT와 HR 리더들이 9월에 IT·데이터 직군이 빠르게 변하는 환경에서 성공하기 위해 갖춰야 할 역량 목록을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이 목록에는 창의적 문제 해결, 리더십, AI 윤리 활용, 적응력, 호기심, 끈기, 커뮤니케이션, 기술적 유창성, 미래 트렌드 이해, 주도성, 혁신 등이 포함됐다.
존스는 대학 IT 리더십이 코칭을 통해 이러한 역량을 개발하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직원들이 새로운 역량을 익힐 수 있도록 업무 시간 중 일정 부분을 학습에 할당하고 있다고 전했다.
존스는 “엔지니어와 기술 조직은 새롭게 등장하는 어떤 역량이든 즉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계속해서 자신을 재정비해야 한다. 피닉스대학교 IT 조직은 조정하고 유연하게 움직이는 능력을 강조하고 있다. 호기심이 있고 배울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dl-ciokorea@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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