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가 대규모 클라우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오픈AI는 최근 오라클(Oracle)과 ‘스타게이트(Stargate)’ 데이터센터 건설 프로젝트 추진,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2,500억 달러 애저(Azure) 서비스 도입 약정에 이어 AWS와 380억 달러 규모의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오픈AI는 즉시 AWS의 클라우드 인프라를 활용해 AI 워크로드를 운영 및 확장할 예정이다. 오픈AI는 AWS가 수십만 개의 칩을 탑재한 아마존 EC2 울트라서버(UltraServer)를 제공하고, 고도화된 생성형 AI 워크로드를 위해 수천만 개의 CPU로 확장할 수 있는 기능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입증되지 않은 성장’에 기반한 투자
그레이하운드리서치(Greyhound Research)의 설립자이자 애널리스트인 산치트 비르 고기아는 이번 발표에 대해 “오픈AI의 클라우드 투자는 이제 매출 규모와 더 이상 연관성을 찾기 어렵다. 미래 수요에 대비한 확장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러한 멀티클라우드 전략은 사실상 ‘확장’이 아니라 ‘보험’에 가깝다”라고 분석했다. 현재 오픈AI의 연간 매출은 약 130억 달러 수준이다.
고기아는 이 비즈니스 모델이 현재의 사용량이나 수익성에 기반한 것이 아니라 아직 검증되지 않은 대규모 성장을 전제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오픈AI는 AWS, MS, 오라클, 구글 등 여러 클라우드 사업자에 인프라 부하를 분산하고 있다. 이는 워크로드 최적화가 아니라, 단일 장애 지점이 운영을 위협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이번 계약의 목적은 비용 효율성이 아니라 운영의 연속성 확보에 있다. 최근 계약들은 미래를 내다본 조치이지만, 여전히 불확실한 매출 전망에 의존하고 있다. 오픈AI는 벤처 투자, 부채, 또는 향후 기업공개(IPO) 등을 통해 외부 자본에 계속 의존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오픈AI가 최근 단행한 법적, 조직적 구조 개편은 자본 조달의 문을 열기 위한 조치였다”라며, “MS 독점 구조를 해소한 것은 더 많은 벤더를 받아들이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동시에 어느 한 벤더가 오픈AI의 수요를 모두 감당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주는 신호이기도 하다. 일부 벤더는 미래 성과와 연계된 금융 지원 방식을 통해 제품 판매를 연결하고 있다. 이런 전략은 단기적으로 자금 부족을 메우는 데 도움이 되지만, 동시에 구조적 취약점도 만든다. 표면적으로는 매출처럼 보이더라도 실제로는 선불로 지출된 금액일 뿐 실현된 이익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계획이 실제로 실행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고기아는 “오픈AI가 예상하는 수요를 충족할 만큼 충분한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가동하기란 쉽지 않다. 이를 위해서는 전력망 접근성, 냉각 설비 용량, 지역적 안정성 등이 모두 확보돼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MS조차 자사가 보유한 GPU를 전부 가동할 만큼의 전력 인프라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물리적 준비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지금 체결된 모든 계약은 불안정한 기반 위에 놓일 수밖에 없다”라고 분석했다.
‘주식 스왑’이 활발히 진행 중
인포테크리서치그룹(Info-Tech Research Group)의 자문위원 스콧 비클리는 최근 몇 달간 이어진 오픈AI의 자금 조달 발표에 대해 “놀라움을 넘어 충격적”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이런 자금 조달 움직임이 기술주 주가와 시장 평가에 미치는 영향은 실제 기술 개발 수준이나 투자 대비 수익(ROI), 그리고 현장의 현실과 전혀 맞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비클리는 “이번에 발표된 자금 약정은 규모 면에서 엄청나지만, 실제로 오픈AI가 전액을 현금으로 부담하는 구조는 아니다. 많은 경우 ‘주식 스왑(equity swapping)’ 형태로 얽혀 있다. 주요 클라우드 업체와의 대규모 할인 거래와 용량 교환, 그리고 순환적 자금 흐름이 동시에 이루어지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비클리는 “오픈AI의 비전은 거대하다. 하지만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크게 성공하거나 완전히 실패하거나’ 둘 중 하나의 길밖에 없다. 챗GPT 하나로는 이 막대한 투자금을 회수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오픈AI가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새로운 웹 브라우저, 새로운 검색 플랫폼, 그리고 광고 수익의 새로운 통로가 되는 것”이라며 “AI 에이전트가 복잡한 구매 요청을 처리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면 그때서야 수익 회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가능성도 제시됐다. 비클리는 “오픈AI가 인프라부터 애플리케이션, 인터페이스까지 모든 계층을 통제하려는 수직 통합형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구조라면 대규모 클라우드 업체는 장기적으로 자신들을 대체할 수도 있는 회사를 지원하는 셈이 된다. 오픈AI가 그 거대한 비전을 실현할 만큼 충분한 시간을 확보한다면, 결국 막대한 수익을 창출해 이 투자금을 상환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만약’이 전제된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한편 고기아는 “오픈AI가 첨단 GPU의 대규모 물량을 선점하면서, 다른 기업은 이에 대응해 전략을 조정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일부 기업은 클라우드 워크로드를 다른 벤더로 이전하고, 일부는 가용성을 확보하기 위해 지역별로 인프라를 재배치하고 있다. 대규모 자본이나 규모를 갖추지 못한 기업에게 클라우드를 개방적이고 유연한 자원으로 활용하겠다는 비전은 점점 실현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고기아는 이런 변화가 “AI 개발의 새로운 국면을 예고한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출발했던 AI 산업이 이제는 인프라와 자본 중심의 구조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오픈AI는 더 이상 응용 계층에서 혁신을 이끄는 데 그치지 않고, AI의 물리적 기반을 설계하는 핵심 기업으로 부상했다”라고 진단했다.
고기아는 “여기에는 그만큼의 책임과 부담이 수반된다. 거대한 프로젝트를 떠받치고 있는 계획이 안정적인 수익으로 전환되지 못할 경우, 그 충격은 오픈AI에만 그치지 않을 것”이라며 “공급망 붕괴, 금융 구조 불안, 그리고 기업들의 컴퓨팅 자원 접근성 저하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그는 “AI 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하려면 단순한 기술 발전만으로는 부족하다. 일관된 실행력, 현실적인 일정 관리, 그리고 재무적 지속가능성이 뒷받침돼야 한다. 야심만으로는 이 모델을 지속할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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