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가 최근 제안한 미국 정부 지출 2조 달러 삭감 계획에는 연방 공무원 수만 명을 AI로 대체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AI 전문가들은 이를 실현할 경우 재앙에 가까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머스크와 새로 설립된 정부효율성부(DOGE)가 정부 기관 내부 정보에 접근한 후 이미 약 1만 명의 연방 공무원을 해고했다. 머스크는 구체적인 증거 없이 대규모 부정과 정부 예산 낭비를 발견했다고 주장해 왔다.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비용 절감 활동을 모니터링하는 한 정부 관계자는 “머스크와 DOGE의 궁극적인 목표는 인력을 기계로 대체하는 것이다. 기계로 자동화할 수 있는 모든 업무가 자동화될 것이며, 기술 전문가가 기존 관료를 대체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IT 전문가들은 이 계획이 적어도 단기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AI가 현재 일부 연방 공무원을 대체할 수 있고, 향후 더 많이 대체할 가능성도 있지만, 복지 혜택과 같은 복잡한 결정을 내리기에는 아직 기술이 준비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워크3 인스티튜트(Work3 Institute)의 설립자이자 CEO인 데보라 페리 피시오네는 “연방 공무원을 AI로 전면 대체한다는 발상은 매혹적이지만 위험하며, 정부가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오해를 보여준다. AI는 단순한 서류 작업을 효율화할 수 있지만, 수만 명의 공무원을 알고리즘으로 대체한다는 발상은 실리콘밸리식 기술만능주의를 보여주며 공공 서비스를 황폐화시킬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워크3 인스티튜트는 AI와 미래 노동에 초점을 맞춘 자문 기업이다.
피시오네는 AI 챗봇이 서류를 잘못 해석해 복지 혜택을 신청하는 퇴역 군인이나 추방에 직면한 이민자 같은 특수한 상황을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간 ‘고용의 종말: 파괴적 기술이 일하는 방식을 혁신하는 방법’의 저자인 피시오네는 “이는 가상의 시나리오가 아니라 정부 서비스를 단순한 데이터 처리 문제로 취급할 때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AI가 대체할 수 있는 영역
테트라누들 테크놀로지스(TetraNoodle Technologies)의 설립자이자 CIO인 마누지 아가르왈은 현재 AI가 데이터 처리, 규정 준수 확인, 고객 서비스 역할을 대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부에는 다양한 유형의 직무가 있다. 아가르왈은 “정부 업무는 단순히 효율성만의 문제가 아니다. 사람을 이해하고, 판단을 내리고, 신뢰를 구축한다. AI는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지만, 공감하고 협상하거나 시민과 진정으로 소통할 수는 없다”라고 지적했다.
AI 전문 벤처캐피털 인비트로 캐피털(InVitro Capital)의 설립자이자 매니징 파트너인 아미르 바르솜은 데이터 처리와 고객 서비스 역할 외에도 AI가 현재 부정 적발과 청구 처리를 자동화함으로써 미국 정부에 상당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바르솜은 머스크의 연방 공무원 AI 대체 계획이 실현 가능하다고 보았다. 그는 “더 간소화된 정부가 관료주의를 줄이고 더 적은 자원으로 더 많은 일을 하도록 함으로써 효율성, 유연성, 신속한 의사결정을 향상시키며 궁극적으로 서비스 품질을 개선한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정부 직원 대체가 중요한 의사결정이 포함되지 않은 단순 행정 업무부터 시작해 천천히 이뤄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바르솜은 “AI가 인간보다 더 적은 오류를 낼 수 있는지 여부가 핵심이다. 이런 시스템은 현행보다 현저히 높은 정확도를 입증하지 않는 한 도입되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감독은 누가 하는가?
아가르왈은 정부가 결국 AI의 한계를 깨닫고 서류 작업보다는 인간적 소통에 중점을 둔 새로운 인력을 채용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AI로 대체되는 직무에 대해서도 여전히 감독과 책임성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항상 인간이 과정에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 AI는 매우 똑똑하지만 완벽하지는 않다. 적절한 모니터링 없이는 AI의 실수가 필수적인 서비스를 중단시킬 수 있으며, 그 결과는 심각할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웹 개발 기업 IT 몽크스(IT Monks)의 비즈니스 개발 책임자인 닉 스피박은 트럼프 행정부가 일자리를 대체하는 AI 도구를 어떻게 모니터링할지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알고리즘이 잘못된 판단을 내렸을 때 이를 해결할 계획이 없어 보인다는 것이다.
스피박은 “AI가 정부 효율성을 개선할 수는 있지만, 수만 명의 직원을 자동화 시스템으로 대체하는 것은 아직 도로 주행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자율주행차로 고속도로의 교통 통제를 대체하는 것과 같다. 이론적으로는 작동할 수 있지만, 문제가 발생하면 매우 심각한 상황이 된다”라고 설명했다.
스피박은 AI가 데이터 처리와 같은 반복적인 작업을 넘어 판단을 내리기 시작할 때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 AI 시스템이 오류를 범할 경우, 사람들은 인간이 아닌 시스템이 내린 결정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때 “끝없는 루프”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정부의 결정은 실제 삶에 영향을 미치며, AI는 인간의 추론, 맥락, 책임성을 위해 설계되지 않았다. 대출 처리의 실수는 짜증나는 일이지만, 장애인 혜택이나 이민 자격 처리의 실수는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워크3의 피시오네는 장기적으로 정부 직원의 상당수를 AI로 대체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현재 연방 공무원의 약 20%가 AI가 처리할 수 있는 사무직이나 행정직에 종사하고 있으며, AI가 많은 정부 부서를 괴롭히는 업무 적체를 해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AI 대체에 대한 반사적인 반발은 정부 업무에 대한 낭만적이지만 구시대적인 시각에서 비롯된다. 비판론자들은 취약한 시민들이 영혼 없는 기계와 씨름하는 시나리오를 그리지만, 이미 많은 이들이 과로하고 일관성 없는 사람 관료와 씨름하고 있는 현실을 무시한다”라고 지적했다.
피시오네는 현재 사회보장 관리자들이 ‘기계적으로’ 혜택 공식을 적용하고, IRS 직원들이 같은 질문에 수천 번 답변하며, 수많은 사무원이 미리 정해진 업무 흐름에 따라 서류를 처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시오네는 “비판론자들이 이를 디스토피아적 환상이라고 말하지만, 관료제를 괴롭히는 막대한 비효율성과 현재 AI 기술의 놀라운 능력을 무시하는 셈이다. 솔직히 말하면, 정부 일자리의 약 30%는 기계가 훨씬 더 효율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엄격한 규칙을 따르며 양식을 처리하는 사람 컴퓨터에 불과하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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