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을 앞두고 기업 IT 및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리더 사이에서 “AI 에이전트에 예산을 얼마나 배정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이 계속 나오고 있다. 놀랄 일은 아니다. 다른 임직원이 연말 휴가를 위해 업무를 마무리하는 시기지만, CIO에게는 지난 10년 가운데 가장 긴장도가 높은 계획을 수립하는 기간이기 때문이다.
AI 에이전트는 이미 이사회 안건에서 빠지지 않는 항목으로 자리 잡았다. CIO와 CTO는 경영진으로부터 “우리 에이전트는 어디까지 왔나?”, “어떤 성과를 기대할 수 있나?”, “내년 계획은 무엇인가?” 같은 질문을 받고 있다. 포레스터 리서치에 따르면 CIO는 2026년에 더 많은 AI 예산을 확보할 전망이지만, 예산이 증가하면 과제도 늘어난다는 사실을 피할 수는 없다. 2026년 IT 및 기술 리더는 지속되는 비즈니스 변동성과 더불어, AI에 투입되는 모든 비용이 타당한지 입증하라는 압박을 더 심하게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CIO는 2026년 AI 예산을 확정하기 전에 현실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여전히 상당수의 AI 프로젝트가 파일럿 단계에서 운영 단계로 넘어가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설령 운영에 도입하더라도 기대한 수준의 투자 대비 수익(ROI)을 내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런 이유로 2026년은 향후 성패를 가르는 예산 수립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바른 프로젝트를 선별하고, 필요한 인재와 역량에 투자하며, 대규모 에이전트 운영을 뒷받침할 아키텍처를 신중하게 설계한 기업은 지속 가능한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 반면 그렇지 못한 기업은 실질적 효과가 없는 파일럿 프로젝트와 미미한 효과만 내는 도구에 시간과 비용을 허비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다가오는 중요한 한 해를 대비하려면, CIO는 AI 에이전트가 단순한 기대감을 넘어 어떻게 실제 비즈니스 성과를 내는지부터 명확히 이해해야 한다.
고객과 직원은 AI 에이전트에게 무엇을 기대할까?
AI 에이전트가 경영진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자동화를 통해 사람의 의도와 비즈니스 효과 사이의 간극을 메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2025년 한 해 동안 수백 명의 기업 리더와 만나 AI 에이전트로 비즈니스 전환을 추진하는 데 따르는 고민을 들었다. 그 가운데 실제 변화를 이끌어낸 기업에는 공통점이 있었다. 출발점으로 삼아야 할 ‘올바른 사용례’를 정확히 찾아낸 것이다. 다른 과제를 떠나, 이는 어느 CIO든 제대로 해낼 수 있는 과제다.
그렇다면 고객과 직원은 AI 에이전트에게 실제로 무엇을 바랄까? 2025년 접한 고성과 AI 에이전트 프로젝트는 대부분 단순한 원칙으로 귀결됐다. 사용자가 의도를 말하면, 에이전트가 그에 맞는 행동을 취해 결과를 만들어내는 구조다. 이것이 에이전틱 AI가 기존 챗봇과 차별화되는 핵심 부분이다.
에이전트는 단순한 정보 검색이나 추천을 넘어서는 기능을 제공한다. 물론 검색 및 추천 기능도 가치가 있지만, 오늘날 AI 환경에서는 기본 기능에 가깝다. 고객과 직원은 단순히 답변이나 인사이트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행동을 대신 수행해주는 조력자를 원한다. 예를 들어 SAP 모듈 곳곳을 직접 찾아다니며 공급망 주문을 처리할 때 AI가 도움을 주는 수준이 아니라, “제품 10톤 주문해 줘”라고 말하면 에이전트가 처음부터 끝까지 작업을 완수하는 경험을 바라는 것이다.
지금까지 본 성과 높은 AI 에이전트 프로젝트 상당수는 모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됐다. 내부 직원을 위한 에이전트는 복잡한 프로세스를 단순한 요청 형태로 전환해 생산성을 실질적으로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특히 오늘날 30대 미만의 젊은층은 불필요하게 복잡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플랫폼 UI를 익히기 위해 시간을 들이고 싶어 하지 않는다. 앞선 기업은 이런 현실을 반영해, 핵심 제품 위에 에이전트 계층을 구축해 사용자의 의도를 결과와 직접 연결하고 있다. 이런 사례에서 ROI는 대규모 환경의 비용 절감과 시간 절감 효과에 기반해 창출된다.
에이전트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와 유사한 개념이 고객 경험을 재설계하는 방향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주택 담보 대출이다. 많은 대출 기관은 온라인 담보 대출 신청 과정에서 높은 이탈률을 경험하고 있다. 신청 절차가 상당히 복잡하기 때문에, 일반 신청자는 금융 용어나 필요한 서류량에 쉽게 압도된다. 사용자가 혼란을 느껴 페이지를 떠나면 다시 돌아올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이 과정을 AI 에이전트로 대체한다고 상상해 보자. 에이전트는 실시간으로 질문에 답변하고, 어려운 금융 용어를 쉽게 풀어 설명하며, 필요할 경우 세션을 저장하고 안전하게 은행 서류를 요청할 수 있다. 온라인 신청 완료율이 1~2%만 증가해도 기업은 뚜렷한 수익성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
홈런을 노리기보다 일단 출루하는 전략이 필요
2026년 AI 예산을 배정할 때 기억해야 할 사항이 있다. 범위가 모호하고 지나치게 일반화된 대규모 에이전트 프로젝트에 매달리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이런 프로젝트는 비용만 많이 들고 실제 구현 단계까지 가는 경우가 드물며, 가치가 창출되기 전에 기업의 자원을 빠르게 소모한다. 대신 안타와 2루타를 꾸준히 쌓을 수 있는 영역을 찾아야 한다. 즉, 구체적이고 가치 중심이며, 수개월 안에 성과를 낼 수 있는 단기·중기 프로젝트에 주목해야 한다.
어렵다면 간단한 질문에서 시작해 볼 수 있다. 반복적이고 문서화가 잘돼있음에도 여전히 사람이 직접 처리하고 있는 프로세스 10가지는 무엇인가? 질문에 답했다면, 각 프로세스를 3가지 기준에서 1~10점으로 평가한다. 자동화했을 때의 영향, 프로젝트 실패 시의 위험도, 구축 및 배포 난이도다. 이상적인 조합은 영향은 크고, 위험과 복잡성은 낮은 항목이다. 이런 프로세스가 AI를 적용하기 최적화된 지점이다. 여기에 자원을 집중해야 한다.
한 제약 회사는 이 프레임워크를 적용해 의외의 성과를 거뒀다. 에이전트를 활용한 이상반응 보고서 처리 자동화였는데, 화려한 프로젝트는 아니지만 팀 업무 시간의 40%를 절감해 신약 개발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입할 수 있게 했다. 영업 조직에서는 영업용 콘텐츠, 제안서, 후속 메시지 등을 자동 생성하는 파이프라인을 에이전트로 구축해 영업 주기를 단축하고, 담당자가 거래 성사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금융 업계에서는 사람 손이 많이 필요한 백오피스 업무를 에이전트가 자동화하면서 비용을 줄이고 처리 시간을 크게 단축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AI 에이전트의 ROI 공식 확립
2026년 AI 에이전트 도입에 적합한 프로젝트를 선정했다면, 이제 어려운 단계가 남아있다. 바로 투자다. AI 에이전트 도입은 결코 비용 없이 이뤄지지 않으며, 예산을 어떻게 배분할지, 그리고 실제 구축을 담당할 팀의 역량을 어떻게 강화할지 심사숙고해 결정해야 한다. 그러나 그 전에 반드시 이해해야 할 중요한 사실이 있다. ROI 공식에서 수익과 투자의 의미가 기업마다 다르다는 점이다.
가령 대기업 규모에서는 AI 도입의 가치가 수익성 개선에 훨씬 더 집중된다. 대기업은 고객도 많고, 효율화 여지도 크며,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할 기회도 다양하다. 이런 환경은 고객 확보나 비용 절감과 같은 핵심 워크플로우에서 1~2%의 개선만 있어도 기업 전체의 수익 구조에 실질적 영향을 미친다. 결국 기업 규모가 커질수록 자동화가 비즈니스 핵심에 미치는 영향도 커지기 때문에, 자동화 프로세스를 설계하는 방식과 그 효과를 판단하는 기준 또한 달라질 수밖에 없다.
CIO가 공통적으로 초점을 맞춰야 하는 부분은 적절한 팀을 구성하고 예산 및 인재 배치가 제대로 이뤄지게 하는 것이다. 아울러 AI 에이전트를 ‘올바른 방식’으로 구축하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ROI는 결국 AI 에이전트를 기업 내 여러 팀에 걸쳐 얼마나 확장할 수 있는가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 초기 단계부터 보안, 컴플라이언스, 거버넌스가 설계돼 있지 않다면 확장은 불가능하다. 수천 명의 사용자가 개별 권한을 가지고 AI 에이전트를 활용하는 상황을 고려해야 하고, 에이전트가 사용자 대신 수행하는 모든 행동을 추적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안전장치를 초기부터 마련해야 에이전트가 생산성을 증폭하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LLM 토큰 비용만 늘어나고 프로젝트는 파일럿을 넘어서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2025년이 AI 에이전트 도입기였다면, 2026년은 성공하는 기업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해가 될 것이다. 앞선 기업은 에이전트에 대해 크게 떠들거나 가장 많은 개념 증명(PoC)을 진행한 곳이 아니다. 에이전트를 실제 운영 환경에 배포해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고, 새로운 고객 경험을 만들어낸 기업이다. 승부를 가르는 것은 운이 아니라, 에이전트를 어떻게 설계하고, 어떤 사용례를 선별하며, 자동화를 구현할 팀과 기술에 대해 얼마나 현명한 판단을 했는가에 달려있다. 올바른 계획은 기업의 향후 방향성 자체를 바꿀 수 있다.
dl-ciokorea@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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