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아마존웹서비스(AWS) 등이 2025년 4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분석가들은 순이익에 관심을 집중하기보다 클라우드 매출이나 자본 지출(capex) 같은 숨은 지표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분석가들은 AI 프로세서 수요가 급증하면서, 필요에 따라 자유롭게 용량을 확장할 수 있던 환경에서 제한된 자원을 계획적으로 배분해야 하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상황에서는 클라우드 매출과 자본 지출 같은 지표가 플랫폼 회복력과 기업의 장기적인 활용 가능성을 파악하는 데 더 유용하다는 분석이다.
그레이하운드 리서치의 수석 애널리스트 산칫 비르 고기아는 자본 지출 지표를 통해 해당 업체가 어떤 지점에서 병목을 예상하는지 알 수 있다며, 기업이 여러 지역에 걸친 클라우드 전략을 수립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고기아는 “주요 클라우드 업체가 전력 인프라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한다는 것은, 앞으로의 수요가 현재 전력망의 한계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또 다른 업체가 대도시권의 토지를 대거 매입하거나 주권 기반 클라우드 확장을 추진한다면, 이는 향후 규제와 관련된 마찰이 발생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전력, 반도체, 데이터센터 구축, AI 인프라의 지리적 배치 등의 투자 선택을 보면 앞으로 어떤 영역에서 자원이 빠듯해질지, 수요가 급증할 경우 어떤 고객 기업이 우선순위에 오를 수 있는지, 그리고 AI 도입이 가속화되는 과정에서 기업이 어느 정도의 협상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를 가늠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런 지표가 기업이 클라우드 도입과 확장 일정, 즉 실행 타임라인을 계획하는 데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빅3 업체의 각기 다른 전략
최근 공시와 실적 발표를 보면 AWS, 구글 클라우드, MS 애저는 향후 12개월 동안 투입할 자본 규모에서 차이를 보였다.
아마존의 CEO 앤디 재시는 2026년에 AI와 반도체, 그리고 데이터센터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는 저궤도 위성까지 포함해 약 2,000억 달러를 지출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구글 CFO 아나트 아시케나지는 실적 발표 자리에서 노후 서버 교체와 신규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해 약 1,800억 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반면 7월부터 다음 해 6월까지를 회계연도로 사용하는 MS는 2026년 6월 30일까지의 전체 자본 지출 계획을 아직 공식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회계연도 1분기에는 349억 달러, 2분기에는 375억 달러의 자본 지출을 기록했으며, CFO 에이미 후드는 향후 분기에 자본 지출 증가세가 완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분석가들은 MS의 연간 자본 지출 규모를 약 1,000억 달러 수준으로 봤다.
클라우드 빅3 업체의 투자 규모는 각자 우선순위가 다르다는 점을 보여준다. 분석가들은 특히 AI 수요가 다음 단계로 접어드는 상황에서 클라우드 플랫폼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가 이 수치에 그대로 반영돼 있다고 진단했다.
고기아는 AWS가 전력, 반도체, 토지, 수자원 등 향후 클라우드 수용량을 좌우할 물리적 제약 요소를 선점하기 위해 자본을 지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기적인 수요에 대응하기보다 AI 수요를 장기적으로 구조화하려는 전략으로, 점진적 확장을 넘어 유틸리티 규모의 인프라 구축 단계에 들어섰다는 분석이다.
반면 MS와 구글은 보다 집중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고기아에 따르면 MS는 AI 인프라에 집중하는 동시에 애저를 소프트웨어 포트폴리오와 긴밀하게 결합해, 기업 스택 전반에서 자연스럽게 클라우드 사용을 촉진하고 있다.
구글 클라우드는 고효율 AI 인프라, 주권 기반 클라우드 존, 재생에너지 기반 데이터센터에 대부분의 자본을 투입하고 있다. 고기아는 구글이 대규모 범용 클라우드보다는 성능에 민감하거나 규제를 받는 AI 워크로드에 특화된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매출 지표에서 읽히는 기업의 부담 확대
자본 지출 외에 기업이 주목해야 할 지표에는 주요 클라우드 업체의 매출 흐름이 있다.
아바산트의 리서치 디렉터 가우라브 데완은 매출 흐름을 보면 계획되거나 확장된 데이터센터 수용량이 얼마나 공격적으로 수익화되고 있는지, 구매자가 어디에서 협상력을 잃을지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 입장에서는 클라우드 업체의 매출 성장세가 필요할 때 사용량을 늘렸다 줄이는 탄력적인 방식보다는, 장기 계약이나 사전 약정으로 이미 묶여 있는 사용량이 반영된 결과로 이해할 수 있다. 데완은 전력, 반도체, 지역별 수용량 제약이 본격화될수록 가격 재협상은 물론 인프라 우선 접근권을 확보하거나 워크로드를 빠르게 전환하는 일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파리크 컨설팅의 수석 애널리스트 파리크 자인은 주요 클라우드 업체의 공격적인 수익화 전략이 클라우드 비용 부담을 낮추기보다는, 기존 가격 구조를 유지하거나 강화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가격을 전반적으로 낮추는 대신, 클라우드 업체가 자본 지출을 매출로 전환하기 위해 AI 에이전트, 데이터 플랫폼, 코파일럿 형태의 라이선스를 묶어 판매하는 업셀링 전략을 한층 강화할 수 있다고 그는 예상했다.
2025년 10월부터 12월까지 AWS의 클라우드 매출은 356억 달러, 마이크로소프트는 329억 달러, 구글은 177억 달러를 기록했다.
고기아는 AWS의 최근 매출 성장이 사전 계약된 AI 수용량을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AWS가 트레이니엄2(Trainium 2)와 베드록(Bedrock) 같은 서비스를 통해 앞으로 구축할 인프라를 예약형·계약형 사용 방식으로 미리 수익화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반면 MS는 소프트웨어 포트폴리오 전반에 클라우드 사용을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고기아는 깃허브, M365, 다이내믹스에 적용된 AI 기능이 눈에 띄지 않게 애저 사용량을 끌어올리면서, 실제로 어떤 인프라에 얼마나 의존하고 있는지가 외부에서 잘 드러나지 않도록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구글 클라우드의 매출은 학습과 고급 분석을 위한 장기 TPU 클러스터 계약 등 AI 집약적인 워크로드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구글은 이를 통해 고성능과 엔터프라이즈급 AI 사용례에 특화된 업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dl-ciokorea@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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