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여러 차례 핵심 임원을 서로 영입해 왔던 인텔과 퀄컴이 또 한번 주목을 받았다. 이번에는 퀄컴의 GPU 책임자가 인텔로 자리를 옮겼다.
GPU 분야에서 오랜 경력을 쌓아온 엔지니어 에릭 데머스는 인텔에 수석 부사장으로 합류해 GPU 엔지니어링 팀을 이끌게 된다. 데머스는 최근까지 퀄컴 엔지니어링 수석 부사장으로 재직하며 GPU 개발을 총괄했다.
이번 인사는 인텔 데이터센터 그룹의 총괄 부사장인 케보르크 케치치안이 링크드인을 통해 공개했다. 케치치안은 또한 데이터센터 시스템·솔루션 부문 책임자로 니콜라스 듀베를 영입했다고 밝혔다. HPE, ARM 등에서 경력을 쌓아온 듀베는 칩부터 애플리케이션까지 아우르는 풀스택 시스템 아키텍처를 담당하게 된다.
GPU 분야에 있어 데머스는 CPU 분야에서 전 인텔 CEO 팻 겔싱어나 반도체 공학자 짐 켈러만큼의 위상을 지닌 인물로 평가받곤 한다. 지난 2000년 ATI 테크놀로지스에 합류했던 데머스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라데온(Radeon) GPU 라인 개발에 핵심적인 역할을 맡은 바 있다.
AMD가 2006년 ATI를 인수한 이후 데머스는 GPU 사업 부문의 CTO를 맡았으며, 2012년에 퀄컴으로 자리를 옮겼다. 퀄컴에서는 모바일 기기와 PC, 차량용 시스템, IoT 기기, 증강현실 및 가상현실 기기 등에 활용되는 아드레노(Adreno) GPU 하드웨어와 아키텍처 개발을 주도했다.
이번 인사는 AMD와 엔비디아에 맞서 경쟁력 있는 GPU 및 가속기를 개발하겠다는 인텔의 의지를 보여준다. 인텔은 그동안 여러 차례 GPU 개발에 도전했지만 결과는 성공적이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데머스조차 이 과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대안을 찾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2000년대 초반의 라라비(Larrabee) 프로젝트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인텔은 20여 년간 성공적인 GPU 및 가속 컴퓨팅 전략을 개발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최근에는 폰테 베키오(Ponte Vecchio), 가우디(Gaudi) 등의 GPU를 개발했지만, 두 제품 모두 시장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럼에도 인텔 CEO 립부 탄은 AI를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AI 그룹’이라는 신규 조직을 중심으로 회사 구조를 재편했다. 다만 지난해 11월 AI 그룹을 이끌던 사친 카티가 오픈AI로 자리를 옮기면서 이 계획에는 한 차례 제동이 걸렸다.
존페디리서치의 대표 존 페디는 이번 인사가 인텔이 GPU와 가속기 사업을 핵심 전략으로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다만 페디는 “데머스가 직면할 주요 과제는 기술 자체보다는 인텔 내부의 경영 구조와 마케팅 조직을 조율하는 일이 될 것”이라며, “인텔은 그동안 사업 방향과 구조조정 배경에 대한 메시지를 일관되게 전달하지 못해 시장에 불필요한 추측과 혼선을 낳아왔다”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대기업의 복잡한 의사결정 구조와 관료적 시스템은 데머스도 이미 여러 차례 경험해 왔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페디는 데머스의 합류 성과가 본격적으로 드러나기까지 최소 1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미 진행 중인 장기 프로젝트에 큰 변화를 주기는 어렵겠지만, 몇 가지 잠재적 위험을 피하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dl-ciokorea@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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