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기술 없이 돌아가는 조직은 사실상 없다. 그럼에도 IT의 가치가 늘 분명하게 평가되는 것은 아니다. 많은 기업에서 IT는 여전히 비용센터로 인식된다. IT가 비즈니스에 어떤 가치를 만드는지 CIO가 충분히 설득력 있게 설명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가트너의 글로벌 엔터프라이즈 부문 최고 리서치 책임자 크리스 하워드는 최근 게시글에서 “오늘날 CIO는 한 가지 핵심 질문에 답해야 하는 압박을 받고 있다”라며 “기술 투자로 만들어지는 비즈니스 가치를 이해관계자들에게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가 중요하다”라고 짚었다. 또한, “CIO가 IT의 비즈니스 가치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측정하고 전달하느냐에 따라 기업이 IT를 비즈니스 파트너로 볼지 비용센터로 볼지가 달라진다”라고 덧붙였다.
북미 슈나이더 일렉트릭(Schneider Electric) CIO이자 수석 부사장인 바비 케인은 CIO가 이 과제를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케인은 “디지털 리더라면 IT의 가치를 집요할 정도로 알리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본다”라며, “비즈니스와 기술의 경계가 옅어진 만큼, IT를 수익을 이끄는 조직으로 분명히 자리매김하는 것이 CIO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IT의 가치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다섯 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1. IT의 긍정적 효과를 꾸준히 알리는 습관을 들인다
IT가 본질적으로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니 굳이 이를 홍보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MIT 슬론 경영대학원 선임 강사이자 글로벌 오퍼튜니티 포럼 설립자인 조지 웨스터먼은 “무엇이 가치인지를 직접 설명하지 않으면, 그 가치는 분명하게 전달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대부분 사람은 전기처럼 기술도 당연한 것으로 여긴다. 그래서 문제가 생겼을 때만 IT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CIO가 의식적으로 시선을 긍정적 성과 쪽으로 돌려야 하는 이유다.
웨스터먼은 “많은 경영진은 IT의 고통만 체감하거나 불만만 듣는다”라며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이야기하지 않으면, 결국 IT에 대한 인상은 부정적인 것만 남게 된다. 그래서 뛰어난 IT 리더일수록 IT의 성과와 가치를 의도적으로 설명한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커뮤니케이션이 힘을 가지려면, CIO가 단순한 운영 유지 업무를 넘어서는 성과를 실제로 만들어내고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 전제가 충족됐다면, CIO는 IT가 단순한 유틸리티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성과와 가치를 정기적으로 이야기해야 한다. 웨스터먼은 “이런 소통은 새로 부임했을 때 시작하는 것이 가장 좋다. 처음부터 기대치를 설정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재직 기간이 오래됐더라도 ‘불만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 인식 중 일부는 맞고 일부는 다르다. 그리고 우리는 모든 지표를 끌어올리기 위한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하며 시작할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2. IT 지표보다 비즈니스 영향에 초점을 맞춘다
베테랑 IT 리더라면 ‘기술 용어 대신 비즈니스의 언어로 말하라’는 조언을 수 년째 들어왔을 것이다. IT의 가치를 설명할 때는 그 원칙이 더 중요해진다. 인포테크 리서치 그룹의 리서치 디렉터 브라이언 잭슨은 특히 이 점을 강조했다.
문제는 많은 CIO가 여전히 이를 어려워한다는 데 있다. 잭슨은 “CIO는 종종 비즈니스에서 한 단계 떨어진 추상적 지표에 집중한다”라며, “예를 들어 지연시간이나 대역폭 같은 기술 지표는 시스템 수준의 정보일 뿐, 이사회 발표에 들어갈 내용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기술 이니셔티브가 실제로 어떤 비즈니스 가치를 만드는지 더 잘 이해하고, 그것을 전달할 적절한 표현을 찾아야 한다. 과학·기술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흔히 맞닥뜨리는 커뮤니케이션 과제와 같다. 상대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케인도 같은 맥락에서 CIO가 비즈니스 영향 중심으로 사고하고 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케인은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1분마다 24TB가 넘는 데이터를 이동시킨다. 이는 뉴욕증권거래소보다 20만% 많은 수준이다”라며, “전 세계 100개국 이상에서 약 16만 명의 직원이 160곳이 넘는 공장, 75개 물류센터, 수백 개 지역 사무소에서 일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IT 관점에서 보면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비용이 든다”라면서도 “하지만 CIO가 기술 투자가 어떻게 리스크를 줄이고, 생산성을 높이며, 무엇보다 고객 가치를 만드는지 진짜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IT는 계속 비용센터로 보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CIO가 IT의 가치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려면 그 가치를 눈에 보이게 만들어야 한다. 비즈니스가 기대하는 것은 바로 그런 증거다. IT 이니셔티브의 결과는 반드시 비즈니스 언어로 번역돼야 한다. 매출 확대를 돕는 영업 지원이든, 생산성과 효율 향상이든, 고객 경험이든, 비용 회피 효과든 모든 기술 투자는 손익계산서(P&L)와 연결돼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3. 비즈니스 이해관계자가 중요하게 보는 KPI를 사용한다
딜로이트의 2025년 기술 임원 설문조사에 따르면, 기술 리더의 36%는 ‘비즈니스 용어로 기술의 가치를 측정하고 설명하는 일’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그만큼 많은 CIO가 이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미국 딜로이트 기술·AI·데이터 전략 프랙티스 리더 루 디로렌조는 IT의 가치를 비즈니스 언어로 설명하는 일은 일부가 아니라 모든 IT 임원이 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디로렌조는 “매우 중요한 일이며, 잘하고 있다고 해도 계속 집중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를 위해 적절한 지표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드시 ROI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 인프라 프로젝트는 수익이나 손실이 발생하는 지점과 여러 단계를 거쳐 연결되는 경우가 많아 ROI 산정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디로렌조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CIO가 각 이해관계자에게 중요한 지표를 찾아내고, IT가 그 영역의 개선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계산할 수 있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새 기술 도입으로 HR이 지원서 검토 과정을 얼마나 간소화했는지, 혹은 영업 조직에 새로운 데이터 플랫폼을 제공한 뒤 리드 전환율이 얼마나 높아졌는지를 측정하는 방식이다.
4. 스토리텔링 역량을 갈고 닦는다
정확한 정보는 기본이다. 하지만 전달 방식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CIO가 최근 스토리텔링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조언을 자주 듣는 이유다.
보안 기업 바라쿠다(Barracuda)의 CIO 시루이 무셰기안은 “IT 포트폴리오에 대해 CIO가 스토리텔러 역할을 해야 동료들과 인식을 공유하며 함께 갈 수 있다”라며, “성과를 설명할 때는 ‘그들에게 어떤 이익이 있는가’, 혹은 ‘어떤 불편이 줄어들고 해결되는가’의 관점에서 말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실질적인 비용 절감이나 시간 절약, 혹은 눈에 띄는 낭비 감소로 연결되는 기업 지표를 활용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역량이 자연스럽게 몸에 배어 있지 않을 수도 있으면, 이런 역량을 길러야 한다. 무셰기안은 “소통의 주기를 구조화하면 일종의 근육 기억을 만들 수 있다”라며, “비즈니스 이해관계자와 정기적인 IT 협의체를 운영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 자리에서 IT 이니셔티브를 논의하고, 진행 상황을 공유하고, 우선순위를 정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회사가 그런 형식을 부담스러워한다면 더 작은 그룹이나 개별 임원과 정기적으로 만나도 된다”라며, “자신의 화법을 다듬고, IT 용어보다 비즈니스 용어를 편하게 쓰는 연습을 해야 한다. 무엇이 잘됐고 무엇을 더 보완해야 하는지도 계속 기록해둘 필요가 있다”라고 조언했다.
디로렌조는 현장 직원 및 중간 관리자와 자주 접촉하는 CIO가 이 부분에서 특히 강점을 보인다고 말했다. 그들이 실제로 어떤 문제를 겪고 있는지, IT가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지를 더 쉽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디로렌조는 “그러면 ‘샐리가 매일 어떤 문제를 겪고 있었는지, 그리고 우리가 이를 어떻게 도왔는지 이야기해보겠다’고 말할 수 있다”라며, “그런 스토리는 기술 서비스 자체가 아니라 실제 비즈니스 운영에 뿌리를 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5. 비용이 아니라 수익 관점으로 시선을 옮긴다
CIO도 다른 부문 리더와 마찬가지로 예산을 관리하고 지출을 통제해야 한다. 하지만 비즈니스 동료와 대화할 때까지 비용 중심의 언어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피코(FICO)의 CIO이자 최고 고객 책임자인 마이크 트르케이는 “너무 많은 CIO가 아직도 비용을 이야기할 뿐, 비즈니스 성과를 이야기하지 않는다”라며, “비용센터로 보이고 싶지 않다면 모든 것을 비용의 관점에서 설명하지 말아야 한다. IT 투자는 ‘자산 구축’으로 프레이밍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결국 같은 동전을 다른 면에서 보는 문제일 수 있다. 예를 들어 IT 프로젝트가 비용을 얼마나 줄였는지를 보고하는 대신, 그로 인해 얻은 효과를 전면에 내세우라는 것이다. 트르케이는 “인프라를 현대화해 고객 온보딩 시간을 40% 줄였다”라는 식으로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접근은 각 IT 이니셔티브를 예상 비즈니스 성과와 프로젝트 성공 측정 방식에 따라 우선순위를 매기면 훨씬 수월해진다. 트르케이는 “어떤 IT 이니셔티브든 목표는 결국 비즈니스 성과여야 한다”라며, “이는 시작 단계부터 프로젝트 헌장에 담겨 있어야 할 내용이다. 그래야 발표나 대화에서 강조할 수 있는 비즈니스 가치가 분명히 남게 된다”라고 덧붙였다.
월터스 클루어(Wolters Kluwer)의 수석부사장 겸 CIO 마크 셔우드도 같은 시각을 공유했다. 셔우드는 “물론 수익성 개선에 기여하는 것은 언제나 가치 있는 일”이라면서도 “‘이만큼 절감했다’는 식의 메시지는 너무 오래된 이야기라 이제는 IT 업계의 상투적 표현처럼 돼버렸다”라고 지적했다.
셔우든는 “그래서 IT 리더는 우리가 어떻게 매출 성장을 끌어내는 데 기여하고 있는지에 더 집중해야 한다”라며, “효율화와 최적화를 멈추라는 뜻은 아니지만, IT 조직이 스스로를 가치 창출 조직으로 분명하게 보여주는 일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그 예로 셔우드는 멀티클라우드 전략이 더 높은 가동시간과 복원력을 가능하게 하고, 이를 통해 더 나은 고객 참여로 이어지며, 결국 고객 유지율 개선으로 연결된다는 점을 비즈니스 동료에게 설명하는 방식을 들었다. 또 보안 투자가 영업팀이 경쟁사와 차별화된 제품·서비스를 제시하도록 도와 더 많은 계약을 성사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점도 예로 제시했다. 셔우드는 “바로 그런 이야기를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dl-ciokorea@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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