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칩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는 인텔이, 말 그대로 ‘천문학적’ 규모의 파트너십을 추진하고 있다.
인텔이 사상 최대 규모의 칩 제조 시설로 평가받는 일론 머스크의 야심찬 ‘테라팹(Terafab)’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해당 시설은 우주 탐사와 첨단 로보틱스를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테슬라(Tesla), 스페이스X(SpaceX), xAI는 지난 3월 총 250억 달러(약 34조 원) 규모의 합작 투자를 발표했으며, 연간 1테라와트(1,000기가와트)의 AI 컴퓨팅 역량을 확보하는 것을 장기 목표로 제시했다.
인텔은 7일 X를 통해 파트너십 참여 사실을 공개하며, 목표는 “실리콘 팹 기술을 재구성하는 데 기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인포테크 리서치 그룹(Info-Tech Research Group)의 자문 연구원 스콧 비클리는 세부 사항이 아직 제한적이지만, 해당 표현이 이번 프로젝트의 진정한 규모를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 표현이 “기존 제조 방식의 재설계 또는 개선 가능성”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비클리는 “이는 결코 작은 도전이 아니며, 최근 인텔이 일부 칩셋(랩터 레이크와 애로우 레이크)에서 겪은 어려움을 고려할 때 그 야심 또한 상당하다”고 언급했다.
테라팹이 지향하는 비전
지난 3월 공개 행사에서 일론 머스크는 250억 달러(약 34조 원) 규모의 테라팹(Terafab)을 “은하 문명으로 나아가기 위한 다음 단계”라고 표현했다. 이 프로젝트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대규모 시설로 구축되며, 우주 탐사와 옵티머스 휴머노이드 로봇, 전기차를 위한 차세대 칩 생산에 초점을 맞춘다.
테슬라, 스페이스X, xAI는 테라팹이 연간 1테라와트(1,000기가와트)의 컴퓨팅 성능을 생산하는 사상 최대 반도체 제조 시설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로직, 메모리, 첨단 패키징을 하나의 시설에서 통합 생산하는 것이 핵심 특징이다.
인텔은 자사의 “초고성능 칩을 대규모로 설계·제조·패키징하는 역량”이 연간 1테라와트 목표 달성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X를 통해 전했다.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에 본사를 둔 인텔은 부활절 연휴 기간 동안 머스크를 초청했으며, 립부 탄 최고경영자(CEO)는 머스크의 “산업 전반을 재구상해온 입증된 성과”를 높이 평가했다.
탄 CEO는 별도의 X 게시글에서 “지금 반도체 제조 산업에 필요한 변화가 바로 이것”이라며 “테라팹은 향후 실리콘 로직, 메모리, 패키징이 구축되는 방식에 중대한 전환점을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이 첨단 칩 생산 시설은 상업 생산 기준 가장 앞선 기술인 2나노미터(2nm) 공정을 목표로 한다. 초기에는 월 10만 장의 실리콘 웨이퍼를 생산하도록 설계됐으며, 완전 가동 시 월 100만 장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머스크는 궁극적으로 연간 1,000억~2,000억 개의 맞춤형 AI 및 메모리 칩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개 행사에서 머스크는 테라팹이 칩 개발을 가속화하는 “매우 빠른 재귀적 혁신 루프”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번 협력은 인텔이 여러 개의 칩렛(Chiplet)과 같은 소형 구성 요소를 단일 맞춤형 칩으로 결합하는 첨단 패키징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가운데 이뤄졌다. 탄 CEO는 이를 인텔의 “매우 중요한 차별화 요소”라고 평가한 바 있다.
‘천문학적’ 야망이 없는 기업을 위한 시사점
다만 업계 분석가들은 기업 고객이 단기적인 영향을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진단했다.
비클리는 “이 프로젝트는 장기적인 설계와 개발, 그리고 실제로 진행될 경우 제조 및 공급망에 관한 이야기로 보인다”며 “IT 구매자에게 단기적인 우려 사항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해당 파트너십이 머스크의 높은 기대와 압박 속에서도 공식화되고 지속된다면, 이는 인텔의 기존 제품 로드맵을 대체하기보다는 추가적인 파운드리 기회를 제공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반도체 파운드리 업계는 2026년, 나아가 2027년까지도 생산 능력이 포화 상태에 가까운 상황이다. 비클리는 “완전히 새로운 팹과 칩 설계가 파일럿 단계에 도달하기까지 수개월에서 수년이 소요될 것”이라며 “올해 단기적인 영향 가능성은 사실상 0%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취임 1년여가 지난 탄 CEO는 공정 기술 재건과 파운드리 전략 강화에 집중해 왔다. 이번 협력은 인텔이 머스크의 사업에 과도한 자원과 자본을 투자하기보다는, 대형 파운드리 고객을 유치하려는 전략적 시도로 해석된다.
비클리는 “탄 CEO는 취임 이후 단순화, 신속한 실행, 재무 건전성 확보를 일관되게 강조해 왔다”며 “요약하면 이번 계약은 인텔에 실질적인 수익 기여가 있어야 한다”고 평가했다.
장기적으로 테라팹이 첨단 공정과 패키징을 요구하는 대형 고객으로 자리 잡을 경우, 인텔에는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 내부 제품 우선순위와 테라팹과 같은 고부가가치·고가시성 기회 사이에서 전략적 균형을 고민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로서는 계약 조건서나 생산 능력 배분 체계 등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되지 않아 향후 전개를 예단하기는 어렵다.
dl-ciokorea@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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