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도 이러한 변화는 이미 체감되고 있다. 작년 8월 공개된 한국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근로자의 63.5%가 생성형 AI를 사용한 경험이 있으며, 절반 이상은 실제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이러한 확산 속도와 달리, AI를 핵심 비즈니스 프로세스에까지 성공적으로 내재화한 기업은 여전히 소수에 불과하다. ‘도입’과 ‘운영’ 사이의 간극이 본격적으로 드러나는 지점이다.
이 간극을 메우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주목받는 개념이 바로 에이전틱 AI(Agentic AI)다. 단순히 프롬프트에 반응하는 도구가 아니라, 사용자의 의도 파악·계획·결과 검증·반복 수행까지 가능한 목적 기반의 자율성을 제공한다. 아웃시스템즈가 선보인 ‘에이전트 워크벤치(Agent Workbench)’ 역시 이러한 원칙을 바탕으로 여러 특화된 AI 에이전트들이 복잡한 개발·운영 전반에 걸쳐 협력하도록 지원한다.
이미 산업별 초기 도입 사례들은 가시적 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반복 업무 자동화는 물론, 미션 크리티컬한 애플리케이션 개발 가속, 검증 과정의 자동화까지 결과가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하나의 공통점이 도출된다. 에이전틱 AI는 독립형 기능이 아니라 기존 프로세스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때 가장 큰 가치를 만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 기업이 에이전틱 AI를 효과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무엇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까?
핵심은 세 가지 원칙으로 정리된다.
첫 번째는, 기술 선정보다 ‘문제 정의’를 우선하는 것이다. 많은 AI 프로젝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이유는 모델의 성능 한계 때문이 아니라, 해결해야 할 실제 비효율·병목·리스크가 명확히 규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AI를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어떤 영역에서 에이전트가 실질적으로 가장 높은 임팩트를 낼 수 있는지 선명하게 규명하는 것이 성공의 출발점이 된다.
두 번째는, 기존 워크플로와의 ‘마찰 없는 통합’이다. 에이전틱 AI는 직원들이 이미 익숙하게 사용하는 도구와 시스템 안에서 작동할 때 가장 높은 효율을 낸다. 인터페이스나 프로세스를 대폭 변경하면 오히려 도입 속도가 느려지고 조직 내 저항이 생길 수 있다. 반대로, 에이전트 오케스트레이션을 기존 생태계에 자연스럽게 얹는 방식은 강력한 자동화와 인사이트를 제공하면서도 불필요한 변화를 최소화한다. 에이전트 워크벤치(Agent Workbench)가 기존 워크플로 안에서 여러 에이전트의 협업을 가능하게 설계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세 번째는, 신뢰와 거버넌스를 ‘선행 조건’으로 두는 것이다. 기업 환경에서 데이터의 민감도와 규모가 커질수록 AI 에이전트의 자율성에는 투명성이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 데이터 경계 설정, 접근 권한 관리, 버저닝, 감사 추적 기능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즉, 거버넌스는 도입 후에 붙이는 안전장치가 아니라, 전사적 확장을 위한 전제 조건이어야 한다.
에이전틱 AI 개념에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에게는 기술적 구조를 설명하기보다, 에이전트가 수행하는 역할과 해결하는 문제, 기대되는 성과를 명확히 보여주는 방식이 실제 이해에 더 도움이 된다. 사용자는 AI를 ‘블랙박스’가 아닌, 자신의 업무를 보완하고 확장시키는 목적 기반의 협업자로 받아들이게 된다.
에이전틱 AI는 기업의 개발, 운영, 서비스 전반을 재정의할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그 성공 여부는 기술 자체보다 전략, 통합, 신뢰에 달려 있다. 지금 한국 기업이 던져야 할 질문은 “AI를 도입할 것인가?”가 아니라, “에이전틱 AI를 어떻게 제대로 구현할 것인가?”다.
이 질문에 명확한 해답을 가지고 실행하는 기업이 다음 단계의 디지털 전환을 선도하게 될 것이다.
*필자 안세준 아웃시스템즈 코리아 지사장은 한국 내 사업을 총괄하며, 국내 비즈니스 개발과 고객 및 파트너 생태계 강화를 통해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AI 기반 로우코드 디지털 전환을 이끌고 있다. IT 업계에서 20년 이상의 경력을 쌓은 안세준 지사장은 아웃시스템즈 합류 이전 카토 네트웍스(Cato Networks), 지니어(Zinier), 스플렁크(Splunk), 팁코(TIBCO), GXS, 마이크로스트래티지(MicroStrategy), 오라클(Oracle), PGi 등 글로벌 소프트웨어 및 클라우드 기업에서 근무하며 관련 경험을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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