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에이전트가 소프트웨어 개발을 주도하는 시대에, 개발팀은 여전히 애자일 관행을 유지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다. AI 에이전트가 계획·구현·테스트·문서화를 수행하는 ‘에이전틱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agentic engineering)’ 시대에도 애자일 개발 방법론은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애자일 원칙은 에이전틱 엔지니어링에 맞춰 진화해야 한다. 과거처럼 사람이 전적으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던 방식은 AI 에이전트가 대부분의 업무를 수행하는 환경에서는 충분하지 않다.
이제부터 에이전틱 엔지니어링이 소프트웨어 개발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그리고 이러한 변화가 개발자의 애자일 관행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살펴본다.
애자일 소프트웨어 개발의 간략한 역사
애자일은 반복과 지속적 개선을 핵심으로 하는 프로젝트 관리 방식이다. 애자일의 기본 원칙을 구체적인 실천 방법으로 옮겨놓은 스크럼(Scrum), 칸반(Kanban) 등 여러 프레임워크가 존재하지만, 본질적으로 목표는 동일하다. 복잡한 소프트웨어 설계, 구현, 테스트, 배포 과정을 보다 효율적이고 관리 가능한 방식으로 수행하는 것이다.
애자일 원칙은 2000년대 초반을 전후해 소프트웨어 개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쳤다. 당시 개발팀들은 기존의 워터폴(Waterfall) 방식에 대한 대안으로 애자일을 적극 수용했다. 순차적 개발 방식인 워터폴에서는 개발자들이 한꺼번에 너무 많은 작업을 진행하려다 예기치 못한 지연이나 방향성 상실을 겪곤 했다. 애자일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규모 프로젝트를 작은 단위의 작업으로 나눴고, 이를 통해 개발 과정을 보다 효율적이고 신뢰성 있게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이후 수십 년 동안 애자일은 꾸준히 소프트웨어 업계의 중심에 있었다. 나아가 오늘날의 주요 개발 흐름인 데브옵스(DevOps) 역시 애자일의 철학을 기반으로 발전했다고 평가된다.
에이전틱 AI가 애자일 방법론에 미치는 영향과 5가지 주요 변화
지난 1년여 간 에이전틱 AI가 등장하면서 애자일 개발의 여러 요소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왔다.
에이전틱 AI는 코드 설계나 구현과 같은 소프트웨어 개발의 주요 단계를 AI 에이전트가 자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한다. 이로 인해 ‘에이전틱 엔지니어링’이라는 새로운 개발 방식도 등장했다. 여기서 사람은 직접 코드를 작성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작업을 수행하는 AI 에이전트를 지휘하고 조율하는 역할로 변화하고 있다.
이처럼 급변하는 환경에서도 애자일의 가치는 여전히 유효하다. 소프트웨어 프로젝트는 여전히 복잡하며, 사람이든 AI 에이전트든 수행하는 주체가 누구든 간에 개발 작업을 일관되고 체계적으로 조율할 수 있는 관리 방식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에이전틱 엔지니어링은 조직의 애자일 관행에 여러 중요한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주목할 만한 내용을 소개한다.
1. 애자일팀 내 역할의 재정의
기존의 애자일팀은 애플리케이션 설계, 코드 구현, 테스트, 문서화 등 소프트웨어 개발과 관련된 다양한 기능과 전문 분야를 대표하는 구성원들로 이뤄져 있었다.
그러나 AI 에이전트가 이러한 기능을 대부분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시대가 되면서, 애자일팀의 구성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 애자일팀은 이전처럼 다양한 유형의 엔지니어로 구성되지 않고 공통된 역할을 수행하는 구성원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그 핵심 임무는 AI 에이전트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명시하는 일이다. 즉, 에이전틱 엔지니어링은 모든 개발팀 구성원을 일종의 프로덕트 매니저로 전환시키고 있다. 이들의 역할은 코드를 직접 작성하는 것이 아니라, 소프트웨어가 어떤 기능을 수행해야 하는지를 정의하고 지시하는 데 있다.
물론 이 같은 변화 속에서도 구성원들은 여전히 정기적으로 회의하고, 명확한 목표를 설정하며, 업무를 관리 가능한 단위로 나누는 등의 애자일 기본 원칙을 지켜야 한다. 다만 결정적인 차이는, 이제 팀이 특정 분야의 전문 엔지니어에게 업무를 분배하는 대신 각각의 기능에 특화된 AI 에이전트에게 업무를 위임한다는 점이다.
2. 애자일 스토리의 확장
애자일 소프트웨어 개발의 핵심 요소 중 하나는 ‘스토리’ 개념이다. 스토리는 새로운 애플리케이션 기능이나 역량이 최종 사용자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해야 하는지를 서술하는 방식으로, 개발 과정을 이끄는 핵심 단위로 활용된다. 과거의 애자일 팀은 스토리를 중심으로 업무를 조직했다. 하나의 스토리를 정의하고, 그에 따라 필요한 구현 작업을 수행하는 방식이었다.
이런 접근은 에이전틱 엔지니어링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다만 AI 에이전트는 사람보다 훨씬 짧은 시간 안에 더 많은 작업을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스토리의 범위 자체를 더 넓게 설정할 수 있다. 즉, 각 스토리가 더 많은 변화를 반영하더라도 팀이 한 번에 감당하기 어려운 과제를 떠맡을 위험은 줄어든다는 의미다.
3. 동시 개발을 관리하기 위한 새로운 접근
소프트웨어 개발의 오랜 과제 중 하나는 여러 개발자가 동시에 작업하더라도 충돌이 발생하지 않도록 보장하는 일이었다. 즉, 개발 과정에서의 동시 작업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방법이 늘 필요했다.
AI 에이전트가 사람보다 훨씬 빠르게 작업할 수 있는 에이전틱 엔지니어링 환경에서는 이 문제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따라서 코드 간 충돌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애자일 실천법이 필요하다. 그중에서도 ‘트렁크 기반(Trunk-Based) 개발’은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이는 모든 팀원이 동일한 코드 트렁크에서 동시에 작업하도록 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한 AI 에이전트가 작성한 코드가 다른 에이전트의 기능을 손상시키지 않도록 보장할 수 있다.
4. E2E 테스트의 중요성 확대
AI 에이전트가 코드를 작성하는 환경에서는 코드가 매우 빠른 속도로 진화하기 때문에 그만큼 테스트를 자주 수행해야 한다. 여기에는 개별 기능이 정상적으로 동작하는지를 검증하는 단위 테스트(Unit Test)도 포함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애플리케이션 전체의 동작을 검증하는 E2E(End-to-End) 테스트다. 이 테스트는 시스템 전반이 사용자 요구에 맞게 작동하는지를 확인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AI 에이전트는 사람과 달리 애플리케이션의 전체 맥락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사용자에게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이는 AI 모델의 환각 현상이나 맥락 파악 부족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특히 AI 에이전트는 사람 사용자의 관점에서 사고할 수 없기 때문에,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보다 철저하고 정교한 E2E 테스트가 필수적이다.
5. 필수가 된 개발 성과 지표
애자일팀은 오랫동안 DORA(DevOps Research and Assessment)와 같은 지표를 활용해 개발 효율성을 측정해 왔다. 이는 개발 작업 단위를 완료하는 데 걸리는 시간, 신규 배포 실패율 등과 같은 인사이트를 제공하며, 이를 통해 팀은 생산성의 한계나 운영 리스크가 어느 지점에 있는지 파악할 수 있었다.
에이전틱 엔지니어링 시대에는 운영 효율성을 정량화하는 역량이 한층 더 중요해지고 있다. AI 에이전트가 소프트웨어 개발 생명주기에 새로운 변수를 추가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리스크까지 초래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AI의 지원을 받는 팀이 과거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결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이 더해지면서, 각 단계의 성과를 면밀히 수치화해 분석하는 일은 필수적 과제로 자리 잡고 있다.
에이전틱 엔지니어링과 애자일 원칙의 공존
소프트웨어 개발에서 애자일 원칙은 여전히 중요하다. 효율적으로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능력은 오늘날에도 핵심적인 경쟁력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오늘날 애자일의 가치를 온전히 활용하려면 개발팀은 기존 방식의 여러 요소를 근본적으로 재조정해야 한다. 유연하고 반복적인 개발 전략이라는 애자일의 본질은 유지하되, 계획 수립, 테스트, 성과 평가 등의 실천 방식을 에이전틱 시대의 속도와 규모에 맞게 새롭게 설계해야 한다.
dl-ciokorea@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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