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의 ‘희망 목록’은 늘 길고 비용도 많이 든다. 하지만 우선순위를 합리적으로 세우면, 팀과 예산을 소진하지 않으면서도 급변하는 요구에 대응할 수 있다.
특히 2026년에는 IT 운영을 ‘비용 센터’가 아니라 손익 관점에서 재정의하면서, 기술로 비즈니스를 재창조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액센추어(Accenture)의 기술 전략·자문 글로벌 리드 코엔라트 셸포트는 “최소한의 투자로 ‘불만 꺼지지 않게 유지’하는 데서 벗어나, 기술로 매출 성장을 견인하고 새로운 디지털 제품을 만들며, 새 비즈니스 모델을 더 빠르게 시장에 내놓는 쪽으로 초점을 옮겨야 한다”라고 권고했다.
다음은 CIO가 2026년에 우선순위 상단에 올려야 할 10가지 핵심 과제다.
1. 사이버 보안 회복탄력성과 데이터 프라이버시 강화
기업이 생성형 AI와 에이전틱 AI를 핵심 워크플로우 깊숙이 통합하면서, 공격자 역시 같은 AI 기술로 워크플로우를 교란하고 지식재산(IP)과 민감 데이터를 노릴 가능성이 커졌다. 소비자 신용평가 기업 트랜스유니언(TransUnion)의 글로벌 제품 플랫폼 담당 수석부사장 요게시 조시는 “그 결과 CIO와 CISO는 나쁜 행위자들이 동일한 AI 기술을 활용해 워크플로우를 방해하고, 고객 민감 데이터와 경쟁우위에 해당하는 정보·자산을 포함한 IP를 탈취하려 할 것임을 예상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조시는 디지털 전환 가속과 AI 통합 확대로 리스크 환경이 크게 넓어질 것으로 보고, 2026년 최우선 과제로 ‘보안 회복탄력성’과 ‘데이터 프라이버시’를 꼽았다. 특히, “민감 데이터 보호와 글로벌 규제 준수는 협상 대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2. 보안 도구 통합
AI의 효과를 제대로 끌어내려면 기반을 다시 다져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딜로이트의 미국 사이버 플랫폼 및 기술·미디어·통신(TMT) 산업 리더 아룬 페린콜람은 “필수 조건 중 하나는 파편화된 보안 도구를 통합·연동된 사이버 기술 플랫폼으로 묶는 것인데, 이를 ‘플랫폼화(platformization)’라고 부른다”라고 설명했다.
페린콜람은 통합은 보안을 ‘여러 포인트 솔루션의 누더기’에서 빠른 혁신과 확장 가능한 AI 중심 운영을 위한 민첩하고 확장된 기반으로 바꿀 것이라며, “위협이 정교해질수록 통합 플랫폼이 중요해지며, 도구 난립을 방치하면 오히려 분절된 보안 태세가 공격자에게 유리하게 작동해 위험이 커진다”라고 지적했다. 또 “기업은 날로 증가하는 위협에 직면할 것이며, 이를 관리하기 위해 보안 도구가 무분별하게 확산될 것이다. 공격자가 이렇게 파편화된 보안 태세를 악용할 수 있으므로, 플랫폼화를 늦추면 위험만 증폭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3. 데이터 보호 ‘기본기’ 재점검
조직이 효율·속도·혁신을 위해 새로운 AI 모델 도입 경쟁에 나서고 있지만, 민감 데이터 보호를 위한 기본 단계조차 놓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경고도 나온다. 데이터 프라이버시·보존 전문업체 도노마 소프트웨어(Donoma Software)의 최고전략책임자 파커 피어슨은 “새 AI 기술을 풀기 전에 민감 데이터를 보호하기 위한 기본 조치를 하지 않는 조직이 많다”라며 2026년에는 “데이터 프라이버시를 긴급 과제로 봐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피어슨은 데이터 수집·사용·보호 이슈가 초기 학습부터 운영까지 AI 라이프사이클 전반에서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또 많은 기업이 “AI를 무시해 경쟁에서 뒤처지거나 민감 데이터를 노출할 수 있는 LLM을 도입하는 두 가지 나쁜 선택지 사이에 놓여 있다”라고 진단했다.
핵심은 ‘AI를 할 것인가’가 아니라 ‘민감 데이터를 위험에 빠뜨리지 않으면서 AI 가치를 최적화하는 방법’이다. 피어슨은 특히 “데이터가 ‘완전히’ 또는 ‘엔드 투 엔드’로 암호화돼 있다”는 조직의 자신감과 달리, 실제로는 사용 중 데이터까지 포함해 모든 상태에서 연속적으로 보호하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프라이버시 강화 기술을 지금 도입하면 이후 AI 모델 적용에서도 데이터 구조화·보안이 선행돼 학습 효율이 좋아지고, 재학습에 따른 비용·리스크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4. 팀 정체성과 경험에 집중
2026년 CIO 과제로 ‘기업 정체성’과 직원 경험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IT 보안 소프트웨어 업체 넷위릭스(Netwrix)의 CIO 마이클 웻젤은 “정체성은 사람들이 조직에 합류하고 협업하고 기여하는 기반”이라며, “정체성과 직원 경험을 제대로 잡으면 보안, 생산성, 도입 등 다른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라고 말했다.
웻젤은 직원들이 직장에서 ‘소비자급’ 경험을 기대한다고 진단했다. 내부 기술이 불편하면 사용하지 않고 우회하게 되며, 그 순간 조직은 보안과 속도를 동시에 잃는다는 지적이다. 반대로 ‘정체성에 뿌리를 둔 매끄러운 경험’을 구축한 기업이 혁신 속도에서 앞서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5. 값비싼 ERP 마이그레이션 대응 방안 마련
ERP 마이그레이션은 2026년에도 CIO를 강하게 압박할 전망이다. 인보이스 라이프사이클 관리 소프트웨어 업체 바스웨어(Basware)의 CIO 배럿 쉬위츠는 “예를 들어 SAP S/4HANA 마이그레이션은 복잡하고, 계획보다 길어지면서 비용이 증가하는 경우가 많다”라고 지적했다. 쉬위츠는 업그레이드 비용이 기업 규모와 복잡도에 따라 1억 달러 이상, 많게는 5억 달러까지 뛸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ERP가 ‘모든 것을 하려는’ 구조인 만큼, 인보이스 처리처럼 특정 업무를 아주 잘 해내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수많은 애드온 커스터마이징이 더해지면 리스크가 커진다. 시위츠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는 SAP가 강점을 갖는 핵심은 그대로 두고, 주변 기능은 베스트 오브 브리드 도구로 보완하는 ‘클린 코어(clean core)’ 전략을 제시했다.
6. 혁신을 확장할 수 있는 데이터 거버넌스
2026년 혁신을 지속 가능하게 만들려면, 모듈형·확장형 아키텍처와 데이터 전략이 핵심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컴플라이언스 플랫폼 업체 삼사라(Samsara)의 CIO 스티븐 프란체티는 “혁신이 확장 가능하고 지속 가능하며 안전하게 이뤄지도록 하는 기반을 설계하는 것이 중요한 우선순위 중 하나”라고 말했다.
프란체티는 느슨하게 결합된 API 우선 아키텍처를 구축 중이며, 이를 통해 더 빠르게 움직이고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면서 솔루션 업체와 플랫폼 종속을 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워크플로우·도구·AI 에이전트까지 더 역동적으로 바뀌는 환경에서 ‘강하게 결합된 스택’은 확장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다. 또한 데이터는 AI뿐 아니라 비즈니스 인사이트, 규제 대응, 고객 신뢰를 위한 장기 전략 자산이라며, 데이터 품질과 거버넌스, 접근성을 전사적으로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7. 인력 전환 가속화
AI 시대 인력 전략은 ‘채용’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임원 서치·경영 컨설팅 기업 하이드릭 앤 스트러글스(Heidrick & Struggles)의 파트너 스콧 톰슨은 “업스킬링과 리스킬링은 차세대 리더를 키우는 핵심”이라며, “2026년의 기술 리더는 제품 중심의 기술 리더로서, 제품·기술·비즈니스를 사실상 하나로 묶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톰슨은 ‘디지털 인재 공장’ 모델을 제안했다. 역량 분류 체계(기술 역량 분류), 역할 기반 학습 경로, 실전 프로젝트 순환을 구조화해 내부에서 인재를 키우는 방식이다. 또한 AI가 활성화된 환경에 맞춰 직무를 재설계하고 자동화로 고도의 전문 노동 의존도를 줄이며, ‘퓨전 팀(fusion teams)’으로 희소 역량을 조직 전반에 확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8. 팀 커뮤니케이션 고도화
기술 조직에서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불안이 확산되고, 그 양상은 개인별로 다르게 나타난다. CompTIA의 최고 기술 에반젤리스트 제임스 스탠저는 “기술 부서에서 불확실성이 미치는 1차 효과는 불안”이라며, “불안은 사람마다 다른 형태로 드러난다”라고 지적했다. 스탠저는 팀원과의 밀착 소통을 강화하고, 더 효과적이고 관련성 높은 교육으로 불안을 관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9. 민첩성·신뢰·확장성을 위한 역량 강화
AI 자체뿐 아니라, 이를 운영할 수 있는 역량도 2026년 핵심 과제 중 하나다. 보안 솔루션 업체 넷스코프(Netskope)의 CDIO 마이크 앤더슨은 “AI를 넘어 2026년 CIO 우선순위는 민첩성, 신뢰, 확장성을 이끄는 기반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앤더슨은 제품 운영 모델(product operating model)이 전통적 소프트웨어 팀을 넘어, IAM, 데이터 플랫폼, 통합 서비스 같은 엔터프라이즈 기반 역량까지 포함하는 형태로 확장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때 직원·파트너·고객·서드파티·AI 에이전트 등 ‘인간/비인간 ID’를 모두 지원해야 하며, 최소 권한과 제로 트러스트 원칙을 바탕으로 한 안전하고 적응형 프레임워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0. 진화하는 IT 아키텍처
2026년에는 현재의 IT 아키텍처가 AI 에이전트의 자율성을 감당하지 못하는 ‘레거시 모델’이 될 수도 있다. 세일즈포스의 최고 아키텍트 에민 게르바는 “효과적으로 확장하려면 기업은 새로운 에이전틱 엔터프라이즈로 전환해야 한다”라며, 데이터 의미를 통합하는 공유 시맨틱 계층, 중앙화된 지능을 위한 통합 AI/ML 계층, 확장 가능한 에이전트 인력의 라이프사이클을 관리하는 에이전틱 계층, 복잡한 크로스 사일로 워크플로우를 안전하게 관리하는 엔터프라이즈 오케스트레이션 계층 등 4개 계층을 제시했다.
게르바는 이 전환이 “엔드 투 엔드 자동화를 달성한 기업과 에이전트가 애플리케이션 사일로에 갇힌 기업을 가르는 결정적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dl-ciokorea@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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