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P S/4HANA로의 전환은 여전히 대기업 IT 환경에서 핵심 의제로 자리 잡고 있다. 그렇다면 기업들은 실제로 어느 단계에 와 있으며, 어떤 전략이 효과를 거두고 있을까.
SAP 전환의 현재 진행 상황과 S/4HANA 도입 과정에서 CIO가 직면한 주요 과제, 그리고 최신 ERP 트렌드를 살펴보기 위해 기업용 컨설팅 업체 CBS(Corporate Business Solutions)의 대표 홀거 쉘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Q: S/4HANA 전환이 현재 프로젝트 사업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인가?
A(홀거 쉘): 핵심 동력이다. 현재 우리가 구축하는 솔루션의 약 98%가 SAP 기반이며, 상당수 프로젝트가 ERP 시스템 현대화와 S/4HANA 전환 필요성에서 비롯됐다.
Q: 현재 기업들은 전환 과정에서 어느 단계에 와 있는가?
A: 주요 산업군인 대기업과 중견 제조기업을 기준으로 보면, 긍정적으로 평가해 약 절반 정도가 전환을 시작한 상태다. 다만 완전히 완료한 기업은 매우 적다.
Q: 많은 기업이 2027년 SAP 마감 기한에 직면해 있다. 현실적인가?
A: 많은 기업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특히 ERP 시스템이 다수인 대기업은 2027년까지 확장 유지보수 단계에 도달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2030년이 보다 현실적인 목표 시점이다.
Q: 현재 주로 사용되는 전환 전략은 브라운필드인가, 그린필드인가?
A: 어느 하나의 순수한 방식이 지배적이지 않다. 완전히 새로 구축하는 전통적인 그린필드 방식은 실제로 성공 사례가 매우 제한적이다. 그렇다고 단순 기술 전환인 브라운필드가 제조기업에서 표준 방식으로 자리 잡은 것도 아니다.
Q: 그렇다면 실제로 선호되는 접근 방식은 무엇인가?
A: 대부분 기업은 혁신과 전환을 선택적으로 결합한 하이브리드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흔히 ‘스마트 브라운필드’ 또는 ‘믹스 앤 매치’라고 부르는 방식이다.
그 이유는 명확하다. 순수 브라운필드 접근은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지만 추가적인 비즈니스 가치를 만들어내지 못한다. 기업은 단순히 지원 기간을 맞추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성과를 만들어내기를 원한다. 즉,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혁신을 도입하며, 전환이 왜 필요한지 경영진에게 설명할 수 있는 명확한 가치를 확보하려는 것이다.
Q: SAP가 ‘클린 코어(Clean Core)’ 접근 방식을 강하게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얼마나 현실적인가?
A: 단순하게 볼 수 있는 개념은 아니다. 클린 코어는 표준 소프트웨어만 사용하고 모든 커스터마이징이 사라진다는 의미가 아니다. 오히려 새로운 설계 패러다임에 가깝다. 핵심은 ERP 코어, 즉 S/4를 가능한 한 표준에 가깝게 유지하는 것이다. 그 외 기업별 맞춤 기능은 SAP BTP 같은 플랫폼이나 새로운 개발 방식으로 외부에서 구현하는 구조다.
Q: 과도한 표준화가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어떻게 보는가?
A: 차별화는 여전히 매우 중요하다. 기업은 고유한 역량을 계속 보여줘야 한다. 클린 코어는 이를 구현하는 기술적 방식이 바뀌는 것일 뿐, 차별화 필요성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우리는 ‘더 깨끗한 코어(cleaner core)’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ERP 코어가 단순하고 정돈될수록 업그레이드와 신규 기능 도입이 쉬워지고, 기업의 민첩성도 높아진다. 다만 이는 급격한 변화가 아니라 점진적인 진화 과정이다.
Q: 기업들이 S/4HANA 프로젝트에서 복잡성을 가장 과소평가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A: 가장 중요한 요소는 출발점이다. 특히 제조업에서는 20년 이상에 걸쳐 축적된 ERP 시스템이 많다. 이로 인해 데이터 구조는 복잡하고, 프로세스 역시 역사적으로 누적된 형태를 띤다. 이를 해체하고 표준화·통합된 목표 구조로 재정비하는 작업은 매우 큰 과제이며, 동시에 혁신 도입과 병행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Q: 이러한 요소가 실제 프로젝트에는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A: 레거시 시스템이 많고, 프로세스·시스템·데이터 환경의 준비도가 낮을수록 전환 기간은 길어진다. 결국 미래 지향적인 ERP 플랫폼으로 가는 과정이 그만큼 복잡해진다.
Q: 현재 많은 기업이 SAP가 아닌 외부 AI 솔루션을 활용하고 있다. SAP가 압박을 받고 있다고 보는가?
A: 일정 부분 그렇다. 소프트웨어 기업이라면 반드시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 다만 SAP는 역사적으로 신기술에서 선도 기업 역할을 해온 경우는 많지 않았다. 대신 비즈니스 맥락을 시스템에 통합하는 데 강점을 가져왔다.
현재 시장을 보면 AI는 고객에게 매우 중요한 요소다. 기업은 AI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효율성을 높이기를 기대한다. 그 결과, 과거에는 많은 AI 솔루션이 SAP 외부에서 구현됐다.
앞으로 중요한 지점은 SAP가 강조하는 ‘비즈니스 AI’다. 기업의 비즈니스 프로세스에서 생성되는 방대한 데이터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활용할 것인가의 문제다. 이러한 데이터는 ERP 시스템, 즉 기업의 핵심에 존재한다. SAP는 비즈니스 스위트와 ERP 중심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이 영역에서 매우 유리한 위치에 있다.
Q: 최근 AI와 전통적인 ERP 시스템의 미래를 둘러싼 논의가 활발하다. 비즈니스 모델이 위협받고 있다고 보는가?
A: 오해에 가깝다. 많은 사람들이 이른바 ‘챗GPT 모먼트’를 과대평가하면서 ERP 기반이 더 이상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AI 시스템은 신뢰할 수 있고 의미적으로 정제된 데이터 기반을 필요로 한다. 이 지점에서 SAP는 구축된 시스템 환경과 고객 기반, 그리고 제조업 고객과의 경험을 바탕으로 분명한 강점을 가지고 있다.
Q: 그렇다면 ERP 공급업체의 비즈니스 모델이 구조적으로 위협받고 있다고 보지는 않는가?
A: 현재의 과열된 분위기는 점차 진정될 것이며, 견고한 ERP 백본 아키텍처의 중요성이 다시 인식될 것으로 본다. ERP는 ‘에이전트 기반 기업’과 같은 새로운 개념을 구현하는 기반이 된다. 이는 ERP와 같은 기존 트랜잭션 중심 시스템 위에 행동 시스템(system of action)을 구축하는 구조다.
Q: 이는 서비스나우(ServiceNow)와 같은 플랫폼 모델과 유사한 개념인가?
A: 그렇다. 그런 방향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기존 시스템 위에 에이전트 레이어가 올라가는 구조다. SAP 역시 이러한 흐름에 맞춰 관련 기능과 솔루션을 아키텍처에 통합하고 있다.
Q: 전체 구조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A: 크게 두 가지 계층이 있다. 하나는 데이터 기록 시스템(system of record), 다른 하나는 실행 시스템(system of action)이다. 그리고 그 사이에 데이터 레이어가 존재한다. SAP는 ‘비즈니스 데이터 클라우드(Business Data Cloud)’를 통해 데이터에 맥락을 부여하고, 분석과 트랜잭션 영역을 통합하는 방식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시스템과 벤더를 넘어서 적용된다.
Q: 이러한 구조가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
A: 핵심 가치는 여전히 기업이 보유한 데이터에 있다. 단순한 데이터가 아니라, 명확히 이해되고 맥락이 부여된 비즈니스 데이터다. 이러한 데이터가 있어야 ‘에이전틱 기업’이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고, 궁극적으로 신뢰를 확보할 수 있다.
Q: AI 공급업체들이 오류율을 크게 낮췄다. 그럼에도 기업이 요구하는 수준의 신뢰성에는 아직 못 미친다는 평가가 있다. 어떻게 보는가?
A: 현재 수준은 아직 충분하지 않다. 기업의 핵심 의사결정에 필요한 100% 신뢰성에는 도달하지 못한 상태다.
지금의 AI는 기술적으로 잘 구현됐다고 하더라도 상당 부분 추정에 기반해 작동한다. 물론 이를 계속 개선할 수는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추정의 성격을 완전히 벗어나기 어렵다.
결국 중요한 것은 의미적으로 정제된 데이터 기반의 신뢰성이다. 이를 위해서는 감사 기준에도 부합할 수 있는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코어가 필요하다. 그리고 바로 그 기반을 ERP 시스템이 제공한다.
Q: 그렇다면 ERP 시스템은 여전히 핵심 인프라인가?
A: 그렇다. ERP는 여전히 기업의 핵심 백본이다. 특히 제조기업은 ERP에 막대한 투자를 해왔다. 이를 단순히 에이전트 기반 시스템으로 대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본다.
Q: 현재 SAP 환경에서 AI 프로젝트는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는가?
A: 이미 1년 전부터 명확한 기준을 세웠다. SAP 환경에서 고객의 디지털 전환 목표를 설계할 때 AI를 초기 단계부터 필수 요소로 포함하고 있다. 가능한 모든 영역에 AI를 적용해 최대한의 가치를 창출하려는 방향이다.
AI는 컨설팅 사업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으며, SAP 기반 미래 솔루션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현재도 이 분야에 지속적이고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Q: SAP 내 AI는 어떤 방식으로 구분되는가?
A: SAP는 AI를 임베디드 AI와 커스텀 AI로 구분한다. 임베디드 AI는 표준 소프트웨어에 포함된 기능이며, 커스텀 AI는 SAP 기술 기반, 예를 들어 비즈니스 테크놀로지 플랫폼을 활용해 특정 업무에 맞춰 개발하는 솔루션이다.
그동안은 코어 영역에서 제공되는 기능이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커스텀 AI 중심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상황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
Q: 현재 프로젝트에서 AI의 역할은 무엇인가?
A: 기대 수준이 크게 높아졌다. 이제는 현업 부서와의 워크숍에서 AI 활용 가능성이 기본 논의 항목으로 자리 잡았다.
프로세스를 분석하면서 반복 작업이 어디에 있는지, 자동화가 가능한 영역은 어디인지, 분석이나 제어 과정에서 복잡성을 AI로 줄일 수 있는 부분은 어디인지 등을 함께 검토한다. 실제 적용 가능한 영역이 점점 늘어나고 있으며, 고객의 관심도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Q: AI가 향후 새로운 성장 영역이 될 수 있는가? 현재는 S/4HANA 전환이 주요 사업 동력인데, 이후에는 어떻게 되는가?
A: 결국 기업들은 S/4 전환을 완료하게 된다. 기술 중심 마이그레이션에만 집중한 사업자에게는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시장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S/4 수요가 갑자기 사라지지는 않는다. 단기적으로는 마이그레이션 중심 프로젝트가 줄어들 수 있지만, 그 자리는 후속 프로젝트가 대체하게 될 것이다.
Q: 후속 프로젝트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A: 이미 ‘포스트 S/4 전환’이라는 개념이 논의되고 있다. 많은 기업이 브라운필드 방식으로 S/4HANA로 전환했지만, 프로세스를 근본적으로 바꾸지는 않았다. 즉, 실제 핵심 변화라고 할 수 있는 혁신과 비즈니스 프로세스 고도화는 이제부터 시작되는 단계다.
대외적으로는 기업의 전환 여정이 실제보다 단순하게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는 단순히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하는 문제가 아니라, 데이터 기반 조직으로 점진적으로 진화하는 과정이며, 궁극적으로는 ‘에이전틱 엔터프라이즈’로 나아가는 흐름이다.
Q: 그렇다면 전환은 장기적인 과정이라고 볼 수 있는가?
A: 그렇다. 기업은 시간을 두고 역량을 체계적으로 확장해 나간다. S/4HANA는 목적지가 아니라 출발점에 가깝다. 현재 기업들은 비즈니스 전환, 기술 전환, 프로세스 혁신, 디지털 전환 등 보다 폭넓은 과제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Q: SAP가 자체 기능을 확대하면 컨설팅 파트너의 역할은 줄어들지 않는가?
A: 핵심은 컨설턴트가 기업을 어떻게 변화로 이끄는가에 있다.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어떻게 설계하고, 미래로 가는 경로를 어떻게 제시하느냐가 중요하다. 이러한 역할은 앞으로도 컨설팅의 중심이 될 것이다.
실제로 컨설팅 영역은 축소가 아니라 확대되고 있다. 시스템과 프로세스의 복잡성이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에이전틱 엔터프라이즈’와 같은 개념은 새로운 의미적 계층을 추가하고 있다. 그 결과 IT와 프로세스 환경은 더욱 정교하고 어려워지고 있다.
기업은 이러한 복잡성을 이해하고 구조화하며, 이를 기반으로 실질적인 비즈니스 해법을 도출하는 데 점점 더 많은 지원을 필요로 한다. 이것이 바로 컨설팅의 역할이다.
반면, 전통적인 개발·테스트·설정과 같은 단순 구현 중심 서비스는 압박을 받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이전부터 존재했지만, AI와 SAP의 전략 변화로 인해 앞으로 더 가속화될 가능성이 크다. 해당 영역은 대체 가능성이 높아지며 수요도 점차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dl-ciokorea@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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