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설계 기업 Arm이 로봇공학과 자동차 시스템에 초점을 맞춘 ‘피지컬 AI’ 조직을 신설했다. 이는 엔터프라이즈 AI가 클라우드 중심의 데이터센터를 벗어나, 물리적 세계에서 작동하는 기계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번 조직 개편을 통해 Arm은 사업 구조를 핵심 그룹 3개로 재편했다. 클라우드와 AI 기술 부문, 스마트폰과 PC 등 엣지 제품 부문, 자동차와 로보틱스를 하나로 묶은 신규 피지컬 AI 부문으로 나눴다.
이 같은 결정은 로보틱스 기술이 파일럿 단계를 넘어 실제 현장에 적용되기 시작한 흐름과 맞닿아 있다. 공장과 물류창고, 물류 운영 현장에서는 자율 시스템이 도입되고 있으며, 이 환경에서는 순수 연산 성능보다 실시간 의사결정이 더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이로 인해 AI 워크로드가 엣지로 이동하고 있으며, CIO는 클라우드 확장성보다 기기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고 있다.
기업에 미칠 영향
Arm의 조직 개편은 로보틱스와 자동차 시스템을 중심으로 컴퓨팅 자원과 구조를 설계하는 방식이 근본적으로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리서치 부문 부사장 닐 샤는 “챗GPT 등장 이후 지난 3년 동안 업계는 생성형 AI에서 에이전틱 AI를 거쳐 피지컬 AI 단계로 이동했다. 디지털 에이전트를 물리적 로봇과 연결하려면 대규모 합성 데이터 투자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텍스트나 코드로 학습이 가능한 에이전틱 AI와 달리, 피지컬 AI는 고해상도 영상과 물리 시뮬레이션을 기반으로 학습된 ‘월드 모델’을 필요로 한다”라고 분석했다.
샤는 다양한 실제 환경 시나리오에서 로봇을 학습시키려면, 기업이 시뮬레이션 중심의 무거운 워크로드를 감당할 수 있는 인프라를 사전에 설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피지컬 AI는 AI 워크로드가 실행되는 위치 자체도 변화시키고 있다. Arm은 특히 로보틱스와 같은 실시간 시스템에서 추론과 제어 기능을 엣지 및 온디바이스 환경으로 옮기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포레스터의 수석 애널리스트 비스와지트 마하파트라는 “이런 워크로드는 초저지연, 에너지 효율성, 복원성을 요구하지만 중앙 집중형 클라우드는 이를 항상 충족할 수는 없다. 따라서 하이브리드 아키텍처를 채택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추론과 제어 작업은 Arm 기반 가속기를 활용해 엣지 및 온디바이스 환경에서 처리하고, 학습과 대규모 분석은 클라우드에 남기는 방식이 적절하다”라고 말했다.
네트워킹 역시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피지컬 AI 시스템은 센서와 컨트롤러를 실시간으로 조율하기 위해 예측 가능하고 지연이 낮은 연결을 필요로 한다. 특히 공장과 물류창고에서 이러한 요구가 더욱 두드러진다. 이에 따라 많은 기업이 프라이빗 5G, 와이파이7, TSN(Time Sensitive Networking, 시간 민감형 네트워킹)과 같은 기술을 중심으로 산업용 네트워크 전략을 재검토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테크인사이트의 반도체 애널리스트 마니시 라와트는 “이는 클라우드를 대체하는 흐름이 아니라 역할 재조정에 가깝다. 클라우드는 학습과 조정의 중심 역할을 맡고, Arm 기반 엣지와 온디바이스 환경은 실시간 인식과 의사결정, 물리적 동작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CIO에게 필요한 준비
피지컬 AI에 대비하려면 기술 스택 전반에 걸친 변화가 필요하다. 포레스터의 마하파트라는 “IT 리더는 Arm 아키텍처에 맞게 운영체제, AI 프레임워크, 컨테이너 플랫폼을 최적화해야 한다. 분산된 로보틱스 시스템에 대한 보안 및 수명주기 관리 역시 강화할 필요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Arm 기반 로봇 애플리케이션으로 파일럿 프로젝트를 운영하면, 확장에 앞서 성능과 통합 가능성을 검증하는 데 도움이 된다”라고 설명했다.
라와트는 기업이 로보틱스와 피지컬 AI를 제한적인 운영 기술(OT) 실험이 아니라, 핵심 IT 스택의 연장선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학습, 오케스트레이션, 실시간 실행을 명확히 분리하는 애플리케이션 설계가 필요하다. 그래야 구성 요소가 클라우드와 Arm 기반 엣지 또는 디바이스 플랫폼 간에 무리 없이 이동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조언은 기업이 로보틱스와 피지컬 AI를 단발성 자동화 프로젝트가 아니라 장기적인 인프라 투자로 인식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음을 시사한다.
Arm의 엔터프라이즈 전략
AI 관련 지출의 중심이 토큰 생성 비용에서 물리적 환경의 실시간 의사결정 정확도에 대한 비용으로 전환되면서, Arm은 피지컬 AI 부문을 통해 고도로 최적화된 아키텍처를 설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샤는 “Arm은 현장에서의 의사결정을 지원하기 위한 엔드투엔드 아키텍처를 설계하고 있다. 서버와 로봇 전반을 Arm으로 표준화하면, 기본 소프트웨어 스택을 다시 구축하지 않고도 AI 모델을 클라우드에서 엣지로 이동시킬 수 있는 ‘매끄러운 컴퓨트 패브릭’을 구현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즉, Arm을 표준으로 채택하면 디바이스 유형 간 파편화를 줄이고, 개발자 역량을 단순화하는 동시에 데이터센터에서 엣지, 나아가 기계로 이어지는 워크로드 이동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라와트는 “위험 요인은 벤더 종속성 자체보다는, Arm이 칩 설계까지 확대할 경우 라이선스 정책과 향후 기술 방향에 기업이 더 크게 영향을 받게 된다는 데 있다”라고 지적했다.
대부분의 기업에서 도입은 점진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CIO는 공장이나 물류창고와 같은 통제된 환경에서 제한적인 적용부터 시작한 뒤, 로보틱스와 자율 시스템을 조직 전반으로 확대해 나갈 가능성이 크다.
dl-ciokorea@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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