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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궁극의 소프트웨어 추상화··· 에이전틱 AI가 바꾸는 개발의 본질

프로그래밍 세계에서는 획기적인 변화가 자주 일어나지 않는다. 필자는 운 좋게도 그런 변화 몇 가지를 직접 경험할 수 있었으며, 지금 이 순간 또 하나의 중대한 전환점을 마주하고 있다.

1990년대 중반, RAD(Rapid Application Development) 모델이 소프트웨어 구축 방식을 바꾸던 시절이 선명히 기억난다. 몇 번의 드래그 앤 드롭과 몇 줄의 코드만으로 윈도우 응용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있게 된 것은, 단순한 창 하나를 만들기 위해 윈32(Win32) API를 직접 다뤄야 했던 초기 방식에 비하면 큰 변화였다.

또한 비주얼 베이직(Visual Basic)과 델파이(Delphi) 같은 도구가 등장하면서 객체 지향 프로그래밍의 결실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이로써 윈도우 애플리케이션을 훨씬 효율적으로 개발할 수 있게 됐다. 새로운 통합 개발 환경(IDE)은 강력했으며, 인텔리센스(IntelliSense)가 처음 도입됐을 때의 충격은 지금도 생생하다. 메소드 선언을 클릭하면 곧바로 구현부로 이동되는 기능은 당시로선 혁신적인 경험이었다.

그러나 이제 그런 경험은 과거의 유산처럼 여겨진다.

말하는 대로 코딩하는 시대

얼마 전 필자는 AI가 코딩 환경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에 대해 글을 쓴 바 있다. 그로부터 몇 달 뒤에는 ‘바이브 코딩(vibe coding)’이라는 방식으로 웹사이트를 만든 경험을 공유했다. 이는 사용자의 의도와 흐름에 따라 AI가 실시간 상호작용하며 코드를 작성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AI의 시간 척도로는 이런 기술도 이미 한 세기쯤 지난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과거 ‘인터넷 시대’라는 표현으로 기술 변화의 속도를 설명하곤 했지만, AI의 진화 속도는 그보다 훨씬 가파르다. 지금의 AI 코딩은 AI가 스스로를 더 발전시키는 순환 구조 안에 들어섰으며, 변화 속도는 기하급수적이다. 지난 3월에 사용했던 모델조차 지금 나와 있는 모델들과 비교하면 장난감 수준으로 느껴질 정도다.

물론 ‘바이브 코딩’은 비공식적인 명칭이었다. 지금은 에이전틱 코딩(agentic coding)이라는 더 정교한 개념으로 자리잡았다. 이는 개발자가 지시만 하면 코딩 에이전트가 모든 작업을 수행하는 방식이다.

현재는 에이전틱 코딩에 최적화된 전용 IDE까지 등장했다. 그러나 오픈AI의 코덱스(Codex)가 새로운 형태의 명령줄 인터페이스처럼 동작하면서 IDE의 중요성도 점차 감소하고 있다. 사용자가 원하는 기능을 자연어로 입력하면 코덱스가 코드 변경 사항을 검토한 뒤 자동으로 풀 리퀘스트(PR)를 생성해 준다. 이런 환경에서 보면 과거의 인텔리센스는 이제 한참 지난 옛 기술처럼 보인다. 생산성 측면에서의 변화 폭이 차원이 다르다는 점은 굳이 상상력을 동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생각해 보면 에이전틱 코딩은 추상화가 발전해 온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진 다음 단계에 가깝다. 처음에는 0과 1의 이진수로 시작했고, 이는 곧 어셈블리어로 대체됐다. 이후 어셈블리는 고급 프로그래밍 언어로 넘어갔으며, JVM이나 닷넷(.NET) 같은 플랫폼은 하드웨어의 복잡성을 추상화했다. 그리고 브라우저는 사실상 모든 것을 추상화했다.

지금은 어떤가? 우리는 사람의 말과 글을 이해하는 추상화 계층을 만들어냈다. 에이전틱 코딩은 사람의 자연어를 자바스크립트(JavaScript), 루비(Ruby), 러스트(Rust) 등 고급 프로그래밍 언어로 컴파일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결국 어떤 언어가 쓰였는지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게 될지도 모른다. AI 에이전트가 가장 적합한 도구와 언어를 스스로 판단하게 될 것이며, 나아가 코드 자체의 존재 여부조차 무의미해지는 수준까지 에이전틱 코딩이 발전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더 높은 차원

놀라운 점은 이 기술이 이제 막 시작 단계라는 사실이다. 지금의 에이전틱 코딩 품질과 기능은 아직 초기 수준에 불과하며, 앞으로 계속해서 비약적으로 발전할 것이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 이제는 현실이 됐다. 지금 이 흐름에 올라타지 않거나 관심조차 두지 않는다면 웹 개발 본격화 시기를 놓쳤을 때보다 더 빠르게 뒤처질 수 있다.

물론 꼭 그런 것은 아닐 수 있다. 현재의 에이전틱 코딩은 여전히 일정 수준 사람의 역량을 필요로 한다. AI 에이전트가 잘못된 코드나 비효율적인 방식으로 작업할 경우, 이를 알아채고 수정하는 데 전문적인 지식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까운 미래에 AI가 매우 뛰어난 수준에 이르면 그런 전문 지식조차 필요 없게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고급 언어에 컴파일러가 처음 도입됐을 때, 많은 사람은 기계가 사람보다 나은 어셈블리 코드를 작성할 수 없을 것이라 믿었다. 그러나 그런 우려는 이미 오래전에 해소됐다. 이제는 AI가 사람이 직접 코딩하는 것보다 더 정교하게 언어를 ‘컴파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으며, 이는 결코 비현실적인 이야기가 아니다. 언젠가는 AI 에이전트가 작성한 코드를 굳이 들여다보지 않게 될지도 모른다. 마치 지금 소프트웨어 속 어셈블리 코드를 당연하게 여기고 신경 쓰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게 되면 결국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데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다는 인식 자체가 사라질 수도 있다. 코딩 에이전트의 성능이 충분히 정교해진다면, 아이디어만 있는 사람도 그저 말로 설명하고 원하는 결과를 확인하며 반복하는 것만으로 앱이나 웹사이트를 만들 수 있다. 아이디어와 약간의 시간만 있다면 누구든 원하는 것을 직접 만들어낼 수 있는 시대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dl-ciokorea@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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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News

Category: NewsJuly 10, 2025
Tags: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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