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의 사장 겸 글로벌 CEO로 6년 이상 회사를 이끌어온 엔리케 로레스가 오는 3월 1일 페이팔의 CEO로 자리를 옮긴다. HP는 성명을 통해 로레스의 후임이 될 정식 CEO를 물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HP는 성명에서 “임시 CEO인 브루사드는 운영, 재무, 사업 관리 역량과 HP 비즈니스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회사의 전략적 우선 과제를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브루사드가 헬스케어 기업 휴마나(Humana)를 비롯한 상장사에서 30년 이상 리더십 직책을 수행해 온 경영자라고 소개했다.
로레스는 이미 페이팔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 그는 약 5년간 페이팔 이사회 멤버로 활동했으며, 2024년 7월부터는 이사회 의장을 맡아왔다. 이번 인사로 로레스는 전임 CEO 알렉스 크리스를 대신하게 된다. 크리스가 회사를 떠나는 시점에서 페이팔은 최근 회계 분기 실적에서 매출이 전년 대비 15% 감소하는 등 다소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
페이팔은 지난 3일 발표한 성명에서 로레스 선임 배경에 대해 이사회의 종합적인 평가 결과라고 설명했다. 성명에 따르면 이사회는 “경쟁사 대비 회사의 현재 위치와 산업 전반의 환경을 면밀히 검토했으며, 지난 2년간 여러 영역에서 일정 수준의 진전이 있었음에도 변화와 실행의 속도가 이사회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라고 판단했다. 이사회는 30년 이상 기술과 상업 분야에서 경험을 쌓아온 로레스가 페이팔의 다음 단계를 이끌 데 필요한 리더십을 제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메리칸 드림의 전형
로레스는 노력만으로도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는 이른바 ‘아메리칸 드림’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인물로 평가된다. 마드리드에서 태어난 그는 발렌시아 공과대학교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했으며, 2024년에는 전문 경력을 인정받아 같은 대학으로부터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로레스는 1989년, 지금으로부터 36년 전 HP에 입사하며 본격적인 커리어를 시작했다. 당시 인턴으로 출발했지만, 이후 프린팅과 개인용 시스템, 비즈니스 및 산업 솔루션 분야를 거치며 핵심 보직을 맡아왔다.
2015년 HP가 개인용 기기와 프린팅을 담당하는 HP, 그리고 기업용 시스템과 인프라에 집중하는 HPE로 분사하기로 결정했을 당시에도 로레스는 분사 관리 조직을 직접 이끌었다. 그는 이후 6년 이상 HP의 사장 겸 CEO로 재직했다. 이 기간 동안 경쟁사 제록스 인수 시도 등 굵직한 현안에도 대응했다. 현재 기술 업계에서 가장 높은 보수를 받는 경영자 중 한 명으로 알려져 있으며, 최근에는 AI 기술 발전에 맞춰 PC 사업을 재정비하는 데 주력해 왔다. 가트너의 2025년 자료에 따르면 HP는 글로벌 PC 시장에서 점유율 21.5%로 2위를 기록했다. 1위는 레노버로 27.2%, 그 뒤를 델 테크놀로지스가 16.5%로 이었다. 프린팅 분야에서는 IDC, 가트너, 캐널리스 기준으로 HP가 세계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로레스는 이날 링크드인 계정을 통해 이직 소식을 직접 전했다. 그는 “36년 전 인턴 엔지니어로 HP에 처음 합류했다. 그 이후 HP는 정체성과 가족의 역사 일부가 됐다. 아내 로시오는 미국 팔로알토에 삶의 터전을 꾸리는 데 기꺼이 함께했고, 세 자녀는 HP와 함께한 삶만을 알고 있다”라고 글을 남겼다. 해당 게시물에서 로레스는 자신의 경력 전반을 되짚었다.
로레스는 HP가 “엄청난 성장을 이룰 기회를 제공했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HP를 “사람으로 정의되는 회사”라고 표현하며, “HP는 혁신과 협업, 그리고 긍정적인 영향을 만들겠다는 공동의 헌신으로 이끌어온 진정한 인재의 학교”라고 설명했다. 이어 “HP 팀이 이뤄낸 성과가 매우 자랑스럽고, 브루스 브루사드와 HP 리더십 팀이 회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고 일의 미래를 이끌 것이라고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로레스는 “페이팔의 CEO로서 글로벌 결제 산업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독보적인 기회를 맡게 돼 기대가 크다. HP의 성공을 이끌 팀을 남겨두고 새로운 역할을 시작하게 돼 기쁘다”라고 밝혔다.
경영진 교체와 함께 HP는 2026 회계연도 1분기 및 연간 실적 전망도 재확인했다. 회사는 1분기 기준 일반회계기준(GAAP) 희석 주당순이익을 0.58~0.66달러, 비GAAP 기준 희석 주당순이익을 0.73~0.81달러로 예상했다. 2026 회계연도 전체로는 GAAP 기준 희석 순이익 주당 2.47~2.77달러, 비GAAP 기준 2.90~3.20달러를 전망했다. 또한 같은 기간 동안 잉여현금흐름은 28억~30억 달러, 한화로 약 4조 600억~4조 3,500억 원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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