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최고전략책임자(CSO) 제이슨 권은 27일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AI는 이제 단순한 기술 실험 단계를 넘어 경제와 사회의 핵심 인프라로 진화하고 있다”며 “한국은 AI 확산의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에 매우 적합한 국가”라고 말했다.
권 CSO는 현재 AI 산업이 세 번째 단계에 진입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첫 번째 단계는 모델 성능과 기술적 돌파구 중심이었다면, 두 번째 단계는 수십억 명의 사용자에게 AI 접근성을 제공하는 과정이었다”며 “이제는 AI가 경제와 사회의 핵심 인프라 일부로 자리잡는 세 번째 단계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이러한 변화에 유리한 조건을 갖췄다고 평가하며, 디지털 기술 수용도가 높고 공공 부문의 AI 관심이 크다는 점, 반도체·인프라·개발자 생태계 등을 모두 갖춘 ‘풀스택 경제(full-stack economy)’라는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이날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사이버보안 분야 협력안이다. 오픈AI는 최근 출범한 사이버보안 프로그램 ‘데이브레이크(Daybreak)’를 바탕으로, 한국 맞춤형 액션 플랜을 세 축으로 추진한다. 여기에는 ▲한국 주요 이해관계자 대상 최신 사이버 AI 역량 브리핑 및 시연 ▲‘신뢰 접근 사이버 프로그램(TAC, Trusted Access for Cyber)’을 통한 한국 정부·공공기관 및 사이버보안 당국의 접근 권한 확대 ▲주요 기업과 핵심 산업으로의 TAC 접근 확대 등이 포함된다.
권 CSO는 “지난 5월 18일 오픈AI 국가보안정책 총괄 사샤 베이커가 방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외교부, 행정안전부, 금융위원회,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사이버 특화 모델 역량을 시연했다”며 “어제는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과 사이버보안 및 국가 회복력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보안 외 공공 분야 협력도 구체화됐다. 한국수자원공사와의 MOU를 통해 오픈AI 기술은 수재해 대응, 수자원 관리, 기후변화 적응 등 공공서비스에 적용된다. 기술보증기금과는 스타트업 비즈니스 평가와 금융 지원 의사결정 프로세스 고도화에 협력한다.
오픈AI는 이날 한국 내 AI 활용 확대 사례도 공개했다. 권 CSO에 따르면 챗GPT(ChatGPT)는 현재 전 세계 주간 활성 사용자 9억 명 이상을 확보했으며, 한국은 활성 사용자·유료 가입자·기업 고객 수 기준 글로벌 상위 10개 시장에 포함된다. 특히 코딩 에이전트 ‘코덱스(Codex)’의 한국 내 사용량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그는 “올해 초 대비 한국 내 코덱스 주간 활성 사용자는 10배, 2월 앱 출시 이후 일간 상호작용은 30배 이상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특이한 대목은 한국 이용자의 코덱스 요청 가운데 50%가 비(非)코딩 업무에 해당한다는 점이다. 반복 업무 자동화, 워크플로우 정리, 아이디어 구현 등 실무 전반의 도구로 자리잡고 있다는 의미다.
오픈AI는 이달 초 FDE 인력을 전면에 내세운 오픈AI 디플로이먼트 컴퍼니(OpenAI Deployment Company)를 설립하는 등 FDE(Forward Deployed Engineer) 모델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FDE란 고객사 현장에 깊숙이 들어가 AI·소프트웨어를 실제 업무 환경에 맞게 구축·적용하는 엔지니어를 뜻한다.
권 CSO는 이에 대해 “오픈AI는 FDE 비즈니스를 운영하려는 것이 아니라 AI 비즈니스를 운영하려는 회사”라며 “엔터프라이즈 고객이 우리 기술에서 최대한의 가치를 끌어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이며, FDE는 그 과정을 가속화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FDE 모델에 대해 “매우 강한 확신(bullish)을 갖고 있다”며, 그 중심 원칙으로 ‘의존성 배제’를 제시했다. 권 CSO는 “오픈AI가 파트너와 고객에게 제공하는 FDE 서비스는 특정 기업이 오픈AI 역량에 종속되도록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해당 기업이 스스로 동일한 역량을 구축하도록 돕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FDE는 단순히 기업의 AI 전환 작업을 대신 수행하는 인력이 아니다”라며 “작업을 수행하는 동시에, 향후 고객사 내부에서 같은 역할을 맡게 될 인력을 교육하는 ‘트레이너를 훈련시키는(train the trainers)’ 역할도 수행한다”고 강조했다.
즉 오픈AI FDE는 프로젝트 기간 동안 고객사 내부 인력과 함께 일하며 관련 역량과 운영 방식을 전수하고, 프로젝트 종료 이후에도 기업이 자체적으로 AI 전환을 이어갈 수 있는 자립 구조를 만드는 데 초점을 둔다는 설명이다.
권 CSO는 “이러한 배포 작업 과정에서 고객과 협력하더라도, 고객 데이터는 어디까지나 고객의 자산”이라며 “오픈AI가 데이터를 가져가거나 자동으로 처리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jihyun.lee@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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