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가 아이폰을 비롯해 애플의 대표 제품 디자인을 총괄했던 조니 아이브가 설립한 기업 IO를 인수했다고 20일 밝혔다. 구체적인 인수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월스트리트저널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인수가 현금 없이 IO 주주들이 오픈AI의 주식을 받는 형태로 이뤄졌으며, 해당 주식 가치는 약 65억 달러(약 8조 원)로 평가된다고 전했다.
조니 아이브는 1992년 애플에 입사한 이후 약 27년간 애플의 핵심 제품 디자인을 총괄한 인물이다. 특히 스티브 잡스가 복귀한 뒤 디자인 수석으로 발탁되면서, 아이맥,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등 애플의 상징적인 제품 초기 디자인 작업을 주도했다. 최고디자인책임자(CDO)를 역임한 그는 2019년 애플을 떠나 디자인 회사 러브프롬(LoveFrom)을 설립하고, 에어비앤비, 페라리, 몽클레르 등과 협업해왔다. 오픈AI 또한 러브프롬의 고객사 중 하나였다.
오픈AI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조니 아이브와 함께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AI 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제품군을 설계하기 위해 러브프롬과 별개의 조직인 IO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엔지니어, 기술자, 물리학자, 과학자, 연구원, 제품 개발 및 제조 전문가들로 구성된 전담팀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IO에 합류한 주요 인물로는 스콧 캐넌(Scott Cannon), 에반스 핸키(Evans Hankey), 탕 탄(Tang Tan) 등이 있으며, 모두 애플에서 디자인 관련 고위직을 맡았던 인물들이다. 오픈AI는 “IO의 역량을 더욱 강화하고자, IO와 오픈AI 내부의 연구·엔지니어링·제품 팀을 합병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인수 후에도 기존 러브프롬은 독립적으로 운영되며, 조니 아이브는 오픈AI 전체 디자인에 더 깊숙이 관여하게 된다. 오픈AI는 “이번 인수가 AI 시대에 필요한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기기를 만들기 위한 시도”라고 소개했다.
오픈AI CEO 샘 알트먼은 X 계정을 통해 “AI 기반의 차세대 컴퓨터를 만들 수 있다는 기대에 설렌다”라고 밝혔다. 조니 아이브는 오픈AI 블로그를 통해 “지난 30년 동안의 모든 경험이 결국 이 순간을 위한 준비였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앞으로 맡게 될 큰 과업을 앞두고 긴장되면서도 설레고, 이렇게 의미 있는 협업에 함께할 수 있게 된 것을 진심으로 감사하다”라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러브프롬과 오픈AI는 지난 2년간 철저히 비공개로 협업을 진행해왔으며, 카메라가 탑재된 헤드폰 등 다양한 형태의 디바이스를 검토해왔다”라며 “조니 아이브는 앞으로 챗GPT 차세대 버전은 물론, 음성 기능, 앱 등 오픈AI의 전반적인 제품 디자인 작업에 참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mail protected]
Read More from This Article: 애플 디자인 철학, AI로 이어질까···오픈AI, 조니 아이브 기업 ‘IO’ 인수
Source: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