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은 올해 4분기 동안 전 세계 약 27만 명의 직원을 대상으로 한 자릿수 초반 비율(1~3%)의 인력 감축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5일 밝혔다. 이 비율이 1~2% 수준이라면 약 2,700명에서 최대 5,400명까지 감원될 것으로 예상된다.
IBM 대변인은 “회사는 인력 운영 전반을 주기적으로 점검하며, 필요에 따라 조직 구성을 다시 조정할 것”이라며 “이번 4분기에는 전 세계 인력의 한 자릿수 초반 비율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IBM은 미국 내 고용 수준이 전년과 비교해 ‘유지될 것’이라고 밝혀, 미국 내 인력 공백은 해외 지역에서 보완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IBM의 채용 포털에 따르면 현재 인도에서는 2,466개의 채용 공고가 등록돼 있으며, 미국에서는 370개에 그치고 있다.
이번 인력 감축은 2024년 9월 이후 세 번째 대규모 구조조정이다. 당시 IBM은 약 8,000명에서 1만 명 사이의 직무를 축소했으며, 2025년 3월에도 5,000명에서 7,000명에 달하는 인력을 추가로 감축한 바 있다.
핵심 소프트웨어 사업 성장 둔화
이번 인력 감축의 시점은 눈에 띈다. 감축 발표 3주 전, IBM은 높은 수익성을 자랑하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사업이자 아르빈드 크리슈나 CEO의 전환 전략 핵심 축인 레드햇의 성장세가 둔화됐다고 보고했다.
IBM이 10월 22일 공개한 3분기 실적 발표에 따르면, 소프트웨어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10% 증가해 72억 달러(약 10조 원)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레드햇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부문은 14% 성장했지만, 직전 분기의 16%에 비해 둔화됐다. 애널리스트들은 16% 성장을 예상했었다.
컨설팅 기업 그레이하운드리서치(Greyhound Research)의 수석 애널리스트이자 CEO인 산치트 비르 고기아는 이러한 성장 둔화가 내부 실행상의 문제를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번 변화는 원래 더 빠르게 움직여야 하는 사업 부서 내부의 전달 체계에 부담이 생겼음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 고객들은 여전히 IBM을 복잡한 환경에서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평가하지만,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구매하고 평가하는 방식이 달라졌다”라며 “이제 기업들은 플랫폼 자체가 아니라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구매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레드햇은 IBM을 고수익 소프트웨어와 클라우드 서비스 중심으로 전환하려는 CEO 크리슈나의 핵심 전략에 자리하고 있다. 크리슈나는 실적 발표에서 “레드햇이 2026년 진입 시점에는 다시 중간대 성장률(mid-teen percentage growth) 수준으로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효율성 강화를 위한 조직 정비
고기아는 이번 인력 감축이 재정적 어려움의 신호가 아니라 운영 효율화를 위한 조치라고 분석했다. 그는 “지난 1년 동안 IBM은 자동화와 AI를 활용해 70개가 넘는 내부 워크플로를 재설계했다”라며 “이 과정에서 핵심 영역의 역량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인력을 줄일 수 있는 여력을 확보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까지 파악된 바로는 엔지니어링과 서비스 전달 부서는 감축 대상에서 보호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고기아는 이번 감축의 목적이 내부 복잡성을 줄이고, 수익성이 뚜렷한 사업 부문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결정들은 조직의 불필요한 복잡성을 줄이고, 명확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영역으로 자원을 재배치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는 회사를 축소하려는 것이 아니라, 더 효율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구조로 재편하려는 과정”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내부 실행상의 문제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고기아는 “여러 고객 프로젝트에서 기술 그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경우는 드물다”라며 “IBM 내부 팀 간의 업무 인계 과정이 속도를 늦추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이 문제는 제품 간 경계가 교차하는 프로젝트, 예를 들어 AI 모델과 연동된 오픈시프트나 하이브리드 데이터 오케스트레이션 같은 복합 배포 환경에서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라고 말했다.
IBM 고객사, 프로젝트 관리 강화 필요
인력 감축과 내부 실행상의 과제가 맞물리면서, 애널리스트는 기업 고객이 IBM의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보다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그레이하운드리서치는 조직 재편이 진행되는 동안 고객들이 IBM의 서비스 제공 과정을 적극적으로 감독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고기아는 “CIO들이 프로젝트 초기에 개입해 지원 범위, 지원 역량의 깊이, 그리고 각 계정의 리더십 지속성에 대한 공식 문서를 요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몇 달간 IBM 내부의 전환 과정에서 기술 역량 부족이 아니라, 사업 부문 간 명확하지 않은 책임 구조 때문에 배포가 지연된 사례들이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문제는 주로 조직 경계를 넘나드는 프로젝트에서 발생한다. 예를 들어 레드햇과 컨설팅 서비스를 결합한 프로젝트나, 소프트웨어 납품과 인프라 설계가 동시에 진행되는 프로젝트 등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진다.
고기아는 “현재 IBM의 내부 구조는 여전히 조정 중이며, 이런 시기일수록 고객이 프로젝트 각 단계별 책임자를 명확히 규정하고, 그 역할을 전체 실행 기간 동안 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불안정함의 신호가 아니라 대규모 조직 재편에서 나타나는 일반적인 단계이며, CIO들이 수동적 신뢰에서 벗어나 적극적 참여로 전환해야 함을 의미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CIO들이 지원 계약을 재검토하고, 프로젝트 각 단계에 대한 명확한 책임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IBM의 왓슨X AI 플랫폼 구현과 관련해 인력 변화가 제품 로드맵 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기아는 “향후 몇 달 동안 재편된 팀이 얼마나 신속하게 대응하고, 제품 로드맵을 유지하며, 고객 프로젝트를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며 “이 과정이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이번 조정은 단순한 비용 절감이 아니라 운영 명확성을 높이기 위한 투자로 평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dl-ciokorea@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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