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달 사이 주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벤더의 요금제가 급격히 오르면서, 많은 CIO가 IT 예산 범위를 지키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트너의 소프트웨어 및 클라우드 협상 부문 부사장 겸 애널리스트인 마이크 투치아로네는 여러 벤더의 SaaS 구독 비용이 올해 들어 10~20% 상승했으며, 이는 IT 예산 증가율 전망치인 2.8%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투치아로네는 “기업용 SaaS 시장 전반에서 광범위하게 비용이 인상되고 있다. 이로 인해 많은 조직이 상당한 예산 압박을 받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투치아로네는 과거 몇 달간 일부 비용 상승은 인플레이션의 영향을 받았을 수 있지만, 현재는 물가가 안정된 만큼 다른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고 봤다. 그는 벤더가 잦은 제품 재포장, 사용량 기반 구독 모델, 지역별 가격 조정, 그리고 생성형 AI 기능 추가를 근거로 요금제 인상을 정당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벤더가 이를 혁신과 생성형 AI 개발에 따른 비용으로 소개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투치아로네는 특히 사모펀드가 소유한 벤더에서 가장 큰 폭의 인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일부 SaaS 가격은 최대 900%까지 오르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2024년 사모펀드의 소프트웨어 업체 거래 건수가 전년 대비 28% 증가했다는 점도 함께 언급했다.
투치아로네는 “이들 업체는 단기 수익성에 극도로 집중하고 있다. CIO가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비용 리스크로 나타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기업 핵심 시스템의 요금 인상
최근 SaaS 가격 인상을 체감하는 것은 투치아로네만이 아니다.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기업의 데이터 양이 급증하면서 분석 도구를 비롯한 데이터 관련 SaaS 요금이 오르고 있다고 보고 있다. 데이터옵스 플랫폼 기업 렌즈아이오(Lenses.io)의 CEO 기욤 에메는 ERP, CRM, 데이터 플랫폼을 포함한 핵심 시스템의 구독 요금이 지난 1년 동안 크게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에메는 기술 대기업과 사모펀드가 필수 SaaS 패키지를 제공하는 소규모 업체를 잇달아 인수하면서 비용 증가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에메는 “업체는 해당 플랫폼에서 벗어나는 데 드는 이전 비용이 매우 크다는 점을 알고 가격을 끌어올린다. 특히 기업이 AI 전략을 수립하려는 시점이라는 점에서 그 부담은 더욱 크다. 이미 여러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플랫폼 이전까지 감당하기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라고 말했다.
더욱이 SaaS 가격 인상은 많은 조직이 AI 이니셔티브에 투입할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애쓰는 시점에 발생하고 있다. 에메는 CIO가 더욱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메는 “기업은 AI를 위해 완전히 별도의 예산을 편성하고 있으며, 이는 운영 비용과 일상적인 IT 비용을 줄이는 방식으로 충당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가격 인상까지 겹치면서 CIO는 매우 곤란한 처지에 놓였다. 요금 인상이 산업 전반에서 일괄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마이그레이션이나 전면 교체 비용이 높은 핵심 영역에서 특히 두드러지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데이터의 값
에메는 SaaS 기반 데이터 플랫폼 역시 다른 핵심 애플리케이션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SaaS 도구 도입 비용뿐 아니라, 조직의 데이터를 이전하는 데 드는 비용이 과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데이터 옵저버빌리티 플랫폼 기업 언래블 데이터(Unravel Data)의 CEO 겸 공동 설립자인 쿠날 아가왈 역시 데이터 관련 SaaS 도구의 가격 인상을 지적했다. 그는 클라우드 데이터 웨어하우스, 레이크하우스, 분석 플랫폼을 포함한 데이터 인프라 비용이 지난 1년 동안 30~50% 상승했다고 진단했다.
아가왈은 연산 집약적인 생성형 AI 워크로드의 확산과 조직 내부 사용량에 대한 가시성 부족 등 여러 요인이 비용 상승을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사용자 수를 기준으로 비용을 지불하는 기존 SaaS와 달리, 이들 플랫폼은 사용량에 따라 과금되기 때문에 비용 변동성이 크고 예측이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일부 벤더는 예측 가능한 요금 모델에서 벗어나 사용량 기반 과금 방식으로 가격 정책을 전환하고 있다. 아가왈은 이전까지 하위 요금제에 포함됐던 기능을 프리미엄 요금제로 분리해 추가 비용을 부과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클라우드 캐피털(Cloud Capital)의 CEO이자 공동 설립자인 에드 배로는 데이터 집약적인 플랫폼 외에 보안, 옵저버빌리티 도구, AI 기능이 강화된 SaaS를 제공하는 벤더 전반에서도 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로는 “SaaS 인플레이션이 실제로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 스타트업과 중기업, 대기업을 가리지 않고 모두 영향을 받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그는 AI가 CIO의 IT 예산을 압박하는 동시에 SaaS 비용 인상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면서, “GPU를 대량으로 사용하는 워크로드로 인해 벤더의 마진이 줄어들고, 비용이 고객에게 전가되고 있다. 여기에 클라우드 인프라 비용 상승과 정책 변화까지 더해지면서, 가격 재조정이 불가피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대응 전략
일부 가격 인상은 피하기 어렵지만, CIO가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는 것이 업계의 진단이다.
아가왈은 IT 리더가 SaaS 데이터 플랫폼 비용을 관리할 때 사용 패턴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많은 조직이 데이터 인프라 지출의 20~40%가 유휴 자원, 비효율적인 쿼리, 중복 처리 등으로 사실상 낭비되고 있다는 점을 뒤늦게 발견한다. 이를 단순한 비용 절감으로 볼 것이 아니라, 혁신과 추가 워크로드를 위한 예산을 확보하는 비용 최적화로 재정의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존 워크로드를 최적화하면 전체 예산을 늘리지 않고도 새로운 AI 이니셔티브를 위해 데이터 플랫폼 활용 범위를 확대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이 환경에서 성과를 내는 기업은 데이터 인프라를 단순히 비용을 지불하고 잊어버리는 유틸리티가 아닌,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하나의 제품으로 인식하는 곳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에메는 가능하다면 미션 크리티컬 기능에서 단일 벤더 중심의 배치를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많은 벤더가 고객에게 올인원 플랫폼 도입을 유도하고 있지만, 대형 소프트웨어 패키지에 연동되는 모듈형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면 벤더 종속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에메는 AI 에이전트의 확산과 MCP(Model Context Protocol)와 같은 표준이 자리 잡으면서, 여러 벤더의 SaaS 도구를 조합해 하나의 ERP 환경을 구성하는 작업이 CIO에게 한층 수월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경영진 누구도 팀이 10개의 서로 다른 시스템을 사용하며 10개의 콘솔을 오가기를 원하지 않는다. 따라서 하나의 솔루션과 하나의 벤더로 여러 기능을 통합하겠다는 접근에는 분명한 장점이 있다. 다만 실제로 만난 경영진들은 사용자가 하나의 코파일럿이나 채팅 어시스턴트를 중심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이 채팅 어시스턴트가 여러 시스템과 연결되는 방식을 더 선호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가트너의 투치아로네는 CIO가 핵심 솔루션에 대해 장기 계약을 체결하고, 1~2년 전부터 갱신을 준비하는 등 보다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SaaS 시장의 변화 속도가 매우 빠른 만큼 협상에서는 벤더가 우위에 설 수밖에 없다. CIO가 IT 협상 역량을 철저히 점검하고 정보에 밝은 구매자라는 점을 드러내며 시장 데이터를 적극 활용해야 더 나은 협상 결과를 확보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dl-ciokorea@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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