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인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 속에서도 개발자는 당분간 숨 돌릴 시간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분석 커뮤니티 레스롱(LessWrong)이 발표한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완전한 코딩 자동화에 도달하기까지는 앞으로 5~6년이 더 걸릴 전망이다. 이는 2027년 1월에서 2028년 9월 사이에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던 기존 예측에서 상당히 늦춰진 시점이다.
전망 조정은 레스롱이 초기 분석 결과를 내놓은 지 불과 8개월 만에 제시됐다. 이는 AI 미래 예측이 얼마나 불안정하고 주관적이며, 끊임없이 변할 수 있는 영역인지를 보여준다.
연구진은 보고서에서 “미래는 불확실하지만, 그저 도래하기를 기다려서는 안 된다”라며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를 예측하고, 트렌드에 주의를 기울여 이를 바탕으로 분석한다면 가능성이 높은 방향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실제 변화가 닥치는 상황을 준비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보다 정교한 모델 구축
레스롱이 제시한 ‘AI 미래 모델’에 따르면 AI는 2032년 2월 ‘초인적 코더’ 수준에 도달하고, 이후 약 5년 안에 인공 초지능(ASI) 단계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연구진이 정의한 초인적 코더란, 조직이 보유한 전체 연산 자원의 5%만 사용하면서도 사람 엔지니어 수의 30배에 달하는 에이전트를 동시에 운영할 수 있는 AI 시스템이다. 이 AI는 최고 수준의 개발자처럼 자율적으로 작업하며, 조직 내 최고 엔지니어보다 30배 빠른 속도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번 분석은 2025년 4월에 제시된 레스롱의 초기 전망보다 완전한 자동화 시점이 3.5년에서 최대 5년까지 늦춰졌다. 연구진은 이러한 변화가 여러 차례의 재검토, 관점 전환, 연구 전략 조정을 진행한 결과라고 밝혔다.
특히 연구진은 AI 연구개발(R&D) 속도가 급격히 빨라질 것이라는 기존의 낙관적인 전망에서 한발 물러섰다. 대신 소프트웨어 지능 폭발(SIE), 즉 AI가 스스로 설계를 개선하며 사람의 지능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현상에 대한 새로운 분석 틀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추가 연산 자원 없이 AI가 스스로 역량을 얼마나 빠르게 향상시킬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속도가 실제로 어느 정도인지를 살폈다. 아울러 AI가 연구 방향을 설정하고, 실험을 선택하며 그 결과를 해석하는 능력이 얼마나 성숙했는지도 핵심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여러 모델링 방식을 검토한 끝에, 레스롱 연구진은 현재의 성능 추세와 표준화된 테스트 결과를 바탕으로 미래 AI 역량을 예측하는 ‘역량 벤치마크 추세 외삽법(capability benchmark trend extrapolation)’을 최종적으로 선택했다. 인공 일반 지능(AGI)에 필요한 연산 자원은 METR의 타임 호라이즌 스위트인 METR-HRS를 활용해 산정했다.
연구진은 “벤치마크 추세는 때로 깨질 수 있고, 벤치마크 자체가 실제 역량을 완전히 대변하지는 않는다”라면서도 “그럼에도 METR-HRS는 고도화된 AI의 향후 발전 수준을 예측하는 데 현재로서는 가장 적절한 기준”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모델은 METR 그래프에만 의존하지 않고 여러 추가 요인을 반영해 결과를 조정했다. 예를 들어 연산 자원, 인력, 데이터 등 AI 개발에 필요한 투입 요소가 지금과 같은 속도로 계속 증가하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반도체 생산 능력, 에너지 자원, 재정 투자 한계 등의 제약으로 성장 속도가 둔화될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는 판단에서다.
또한 연구진은 소프트웨어 연구에서 수익 체감 현상이 나타나면서 파라미터 업데이트는 약 1년, AI 연구개발 자동화는 약 2년가량 지연될 것으로 추정했다. 이와 관련해 연구진은 해당 분야에서의 전망을 “다소 비관적”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앞선 AI 기업의 연산 자원 및 인력 확대 속도 역시 이전보다 느려질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이번 모델은 급격한 도약이나 지나치게 느린 발전과 같은 극단적인 시나리오 가능성을 낮게 설정했다. 대신 AI 역량이 점진적으로 향상된다는 가정을 바탕으로, 단계적인 성장을 계산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연구진은 “이 모델은 우리가 중요하다고 판단한 핵심적인 역학과 요인을 반영하고 있지만, 모든 변수를 포함하고 있지는 않다”라고 설명하면서, 실제로 결과를 분석한 뒤 ‘직관과 기타 요인’을 고려해 추가 조정을 거쳤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결국 “이 모델뿐만 아니라 어떤 모델도 완전히 신뢰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라고 덧붙였다.
AGI로 향하는 점진적 단계
AGI는 일반적으로 사람과 유사한 수준의 인지 능력을 갖추고, 사람이 수행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작업을 해내는 AI로 이해된다. 그러나 레스롱 연구진은 곧바로 AGI로 도약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이에 여러 뚜렷한 단계를 거치며 진화한다고 봤다.
예를 들어 ‘초인적 코더’ 단계 이후에는 AI 연구개발을 완전히 자동화할 수 있는 ‘초인적 AI 연구자’ 단계에 접어들어 사람 연구자의 역할이 대체된다. 이어지는 단계는 ‘초지능 AI 연구자’이며, 이는 AI가 사람 전문가를 앞서는 정도가, 사람 전문가가 평균 연구자를 앞서는 수준보다 2배 이상 높아지는 단계다.
그 다음은 거의 모든 인지 작업에서 최고 수준의 전문가와 동등한 역량을 가진 AI가 나타나는 단계다. 이 단계에 이르면 원격 근무 일자리의 약 95%가 AI로 대체될 수 있다고 연구진은 내다봤다.
최종 단계는 인공 초지능(ASI)이다. 이는 거의 모든 인지 작업에서 최상위 전문가보다 훨씬 뛰어난 성능을 보이는 또 하나의 도약 단계다. 연구진은 초인적 코딩 역량이 확보된 이후 약 5년이 지나면 ASI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레스롱 연구원 다니엘 코코타일로는 “향후 10년 내 AGI가 등장할 것이라는 가정은 매우 현실적이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연구진이 AI 발전 과정을 여러 단계로 나눠 분석했으며, 마지막 단계는 현재 인류가 이해하고 있는 인간 지능의 한계에 근접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미 많은 AI 연구자가 AI가 자신의 연구 속도를 높인다고 인식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다만 실제로 어느 정도까지 연구 생산성이 향상되고 있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 지적됐다. 연구진은 “AI의 영향이 아예 없진 않지만, 현재로서는 매우 제한적인 수준일 가능성이 크다”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AI 역량이 고도화될수록 그 영향은 점차 커질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AI 시스템이 인간을 ‘초지수적’ 속도로 앞지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기업에의 시사점
그레이하운드 리서치의 수석 애널리스트 산칫 비르 고기아는 레스롱의 전망 변화가 기업 입장에서 중요한 신호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번 결과가 아무리 정교한 미래 모델이라 하더라도 피드백 루프, 수익 감소, 병목 현상과 같은 요인에 따라 예측이 얼마나 쉽게 달라질 수 있는지를 드러냈다고 설명했다.
고기아는 “이번 업데이트에서 중요한 것은 정확히 어느 해에 도달하느냐가 아니라, 이 분야의 예측이 실제로 얼마나 취약한지를 조용히 보여줬다는 점”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벤치마크 중심의 낙관론은 신중하게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타임 호라이즌 방식의 벤치마크는 발전 추이를 보여주는 지표로는 유용하지만, 기업의 실제 준비 상태를 판단하는 기준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CIO 관점에서 보면 AI가 코딩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쟁은 이미 끝났다고 고기아는 지적하면서, 이제 기업이 결과에 대한 책임은 사람이 유지한 채, 개발 주기를 단축하기 위해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기업 사이에서 범위를 제한한 파일럿 프로젝트와 내부 도구 구축이 늘어나고 있으며, 통제된 자율성 아래에서 감사 가능성과 보안을 중시하는 접근 방식이 강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고기아는 앞으로 2~3년을 바라보는 기업의 ‘사고방식’을 바로잡는 것도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향후 핵심 변화는 완전한 자율 코딩으로의 전환이 아니라, 기업 전반의 업무 프로세스를 AI로 가속하는 데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가치는 사람을 제거하는 데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업무 흐름을 재설계하는 데서 나온다. 성공하는 조직은 AI를 기존 전달 체계를 대체하는 존재가 아니라, 규율 있는 시스템 안에서 효율을 증폭시키는 도구로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궁극적으로 그는 AI 시스템이 사람의 개입 없이도 복잡하고 규모가 큰 소프트웨어를 장기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지 여부는, 같은 결과를 계속해서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통해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그때까지 기업이 취해야 할 책임 있는 태도는 무조건적인 배제도 맹목적인 신봉도 아닌, 준비하는 자세여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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