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본능적으로 확실성을 갈망한다. 확실성은 예측 가능성을 만들어주고, 어떻게 하면 성공할 수 있는지를 안다는 점에서 안전감과 안정감을 제공한다.
이러한 본능이 업무 환경으로 이어지는 것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기술과 시장, 나아가 직무 자체까지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에서 직원이 자신의 역할과 책임, 기대치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요구하는 것은 지극히 합리적이다.
확실성을 추구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일 수는 있지만, 기술 리더로서 분명히 깨달은 점은 명확한 역할 구분이 해답이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전례 없는 수준의 기술적 불확실성 속에서 일하고 있으며, 업무를 더 세분화해 불확실성을 제거하려 하기보다 이를 감당할 수 있도록 사람과 조직을 준비시키는 데 집중해야 한다.
리더의 관점에서 팀에 제공할 수 있는 가장 가치 있는 자산은 불확실성에서 오는 불편함을 견뎌낼 수 있는 회복탄력성과, 상황이 얼마나 불확실하든 원하는 결과에 집중하면서 창의적으로 사고하고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권한 부여다.
불확실성을 이해하다
불확실성은 두 가지 차원에서 나타난다. 하나는 환경이 얼마나 알 수 있는지, 즉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에 관한 문제이며, 다른 하나는 환경이 얼마나 통제 가능한지, 다시 말해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할 수 없는지에 대한 문제다.
리더가 대부분의 정보가 이미 알려져 있고 거의 모든 것이 통제 가능하다는 전제 아래 목표를 설정하고 역할을 지정하며 책임을 위임한다면, 자연스럽게 정확한 예측이 가능해야 한다는 기대가 따라붙는다.
그러나 현실은 훨씬 더 복잡하고, 예측 가능성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비즈니스 환경에서는 어떤 규제가 곧 등장할지, 어떤 기술 발전이 임박해 있는지 알기 어렵고, 경쟁사의 행동은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우리가 경험하는 혼란의 상당 부분은 명확성에 대한 욕구와 구조에 대한 필요를 동시에 충족시키려 하면서,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고 통제할 수 없는 것에는 에너지를 쓰지 말아야 한다는 원칙으로 조직을 운영하려는 시도에서 비롯된다.
통제 가능한 활동을 분리하는 방식은 목표 설정과 역할 정의에는 도움이 되지만, 불확실성 자체를 제거하지는 못한다. 불확실성의 위치를 옮길 뿐이다.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결과물이나 산출물에 집중할수록, 통제할 수 없는 성과나 결과에는 상대적으로 덜 집중하게 된다. 기업 구조나 프로젝트 팀, 세부적인 역할 설명처럼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활용하는 많은 요소는 예측 가능성이 곧 비즈니스 성공으로 이어진다는 환상을 오히려 강화한다.
이 같은 현상은 IT 분야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IT 프로젝트는 종종 IT 솔루션을 개발하기 위한 일회성의 독립적인 과제로 취급된다. 이는 통제가 가능하고 성공과 실패로 평가할 수 있는 작업이다.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는 프로젝트 관리자가 합의된 범위와 일정, 예산에 맞춰 모든 산출물을 완벽하게 전달했더라도, 해당 솔루션이 실제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수술은 성공했지만 환자는 사망했다”는 표현과 다르지 않다.
이와 대비되는 사례가 위기 관리다. 상황실이나 태스크포스는 불확실성을 관리하기 위해 설계된 구조다. 이 환경에서는 사전에 정해진 역할보다 주도성과 속도가 훨씬 중요하며, 산출물이나 절차 준수보다 성과가 더 큰 의미를 갖는다. 성공 여부는 협업과 정보 공유에 달려 있는 경우가 많고, 이를 위해 참여자들은 기존의 역할과 책임 구분을 내려놓고 불확실성을 받아들여야 한다.
오늘날 조직이 직면한 과제, 특히 AI와 관련된 도전을 헤쳐 나가는 데에는 전통적인 프로젝트 관리 도구가 점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불확실성을 다루는 데에는 프로젝트가 아닌 제품을 모델로 한 관리 방식이 더 효과적이다. 목표와 팀을 성과에 더 가깝게 정렬하는 접근으로, 통제력과 책임의 명확성이 줄어들고 개인 성과 평가가 어려워지더라도 감수해야 할 선택이다.
이는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내려는 조직일수록 더욱 중요하다. 혁신에는 다양한 관점과 일정 수준의 생산적인 마찰이 필요하다. 경직된 역할 구조는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어렵기 때문에, 회복탄력성은 조직이 반드시 갖춰야 할 핵심 역량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불확실성을 관리하다
필자의 이전 칼럼에서 언급했듯, 최근 비즈니스 리더와 나누는 대화의 90%는 AI 솔루션을 통해 어떻게 매출을 창출할 수 있는지에서 출발한다. 모두가 확실성을 원하지만, AI는 업무 환경에 막대한 불확실성을 가져왔다. 이는 역할의 명확성을 더욱 강화하기보다 회복탄력성의 중요성에 주목해야 함을 다시 한 번 보여준다.
현재 대부분의 IT 팀이 경험하고 있는 AI 도입과 변화 관리의 결과는, 그 규모가 아무리 크고 비즈니스적 효과가 크더라도 본질적으로 불확실하다. 고객 선호의 변화, 시장의 이동, 새로운 기술의 등장은 알 수 없고 통제할 수 없는 변수를 끊임없이 만들어내며, 목표 지점을 계속해서 바꾸고 있다.
핵심은 모든 상황을 예측하는 데 있지 않다. 조직이 피드백을 수집하고 그에 맞춰 계획을 조정할 수 있도록 구조를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길을 잘못 들었을 때 새로운 정보를 바탕으로 경로를 재설정하는 내비게이션 시스템과 같다.
이러한 접근이 바로 제품 중심 사고의 근간이다. 최종 사용자로부터의 피드백, 분석 데이터, 시장 신호를 활용해 지속적으로 방향을 조정하며, 체크리스트보다 실제 성과를 우선한다. 이에 따라 성공의 기준도 과업 완료에서 가치 창출로 이동한다.
이 같은 사고방식은 팀이 불확실하고 통제 불가능한 상황을 사전에 회피하거나 과도하게 계획하려 하기보다, 상황이 전개되는 과정에서 이를 관리할 수 있도록 해 조직 전반에 회복탄력성을 내재화한다.
두려움을 제거하다
불확실성에서 느끼는 불편함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이게 잘 안 되면 어떡하지?’라는 질문은 곧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기 쉽다.
우리의 뇌는 불확실성에서 오는 불편함과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모두 위협으로 인식하지만, 두 가지는 동일한 개념이 아니다. 하버드경영대학원 노바티스 리더십·경영학 교수인 에이미 에드먼슨은 에머진과 공동 집필한 논문에서 ‘실패가 아니라 두려움이 문제’라고 설명했다.
에드먼슨은 “프로젝트 중심 모델에서는 모든 것이 계획대로 진행될 것이라는 잘못된 믿음에 기반해 실패를 피해야 할 대상으로 인식한다. 이는 위험 회피로 이어진다”라며 “그러나 실패는 적응하고 학습하도록 설계된 시스템 안에서, 현명한 실험의 결과로 발생할 경우 강력한 진보의 동력이 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아이디어를 더 작고 통제 가능한 방식으로 시험하면, 불확실성과 실패가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지속적인 학습과 반복을 극대화할 수 있다. 불확실성을 가장 잘 관리하는 조직은 실패를 단발성의 중대한 사건으로 보지 않고, 변화의 일부로 받아들인다.
불확실성은 본질적으로 부정적인 것이 아니다. 다만 통제하려는 인간의 본능에 도전할 뿐이다. IT 리더가 팀이 불확실성을 저항의 대상이 아니라 하나의 입력값으로 받아들이도록 권한을 부여할수록, 조직은 더 빠르게 사고하고 신속하게 행동하며 추진력을 유지할 수 있다.
불확실성이 일상이 된 오늘날, CIO의 진정한 역할은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데 있지 않다. 오히려 그 안에서 팀이 성장하고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돕는 데 있다.
dl-ciokorea@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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