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은 전력망 연결 지연이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는 데 가장 큰 장애물이 되고 있다며, 지연 기간이 최대 12년에 이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AI 워크로드가 급증하는 가운데, 구글은 클라우드 용량 확장을 제한하는 인프라 위기가 본격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구글의 글로벌 지속가능성 및 기후 정책 총괄인 마스든 한나는 지난 15일 열린 미국기업연구소(AEI) 행사에서 “전력망의 핵심 과제는 송전 장벽”이라며, 여러 지역의 전력 기업이 데이터센터 신규 연결까지 4년에서 10년이 걸린다고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중 일부 기업은 전력망 연결 요청을 검토하는 데만 12년이 필요하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가 급격히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가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량은 2023년 176테라와트시(TWh)에서 2028년 325~580TWh 수준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하지만 전력망은 이처럼 증가하는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으며, 미국에서만 발전 및 에너지 저장 설비 등 약 2,300기가와트(GW) 규모의 전력 용량이 아직도 전력망 연결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기업의 IT 인프라를 총괄하는 CIO에게 전력망 문제는 클라우드 용량 확장에 대한 기존 인식을 바꿔놓고 있다. 그레이하운드 리서치의 수석 애널리스트 산칫 비르 고기아는 “이제 클라우드가 무한하다는 전제를 버려야 한다. 지금의 병목은 반도체나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전기 공급”이라고 지적했다.
전력망 전반으로 확산되는 구조적 지연
구글이 겪고 있는 연결 지연은 특정 기업이 아니라 전력망 전반에 누적된 문제다. 버클리국립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전력망 연결 대기 기간은 2000~2007년에 추진된 프로젝트의 경우 2년이 채 걸리지 않았지만, 2018~2024년에는 평균 4년 이상으로 2배 넘게 늘어났다. 2000~2019년 사이 전력망 연결을 신청한 전체 설비 가운데 2024년 말까지 실제 상업 운전에 도달한 비율은 13%에 불과했다.
이 같은 지연의 근본 원인으로는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는 노후 송전 인프라가 지목됐다. 한나는 “지역 간 송전선로를 새로 구축하려면 허가 절차만 7~11년이 소요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SPP(Southwest Power Pool) 예측에 따르면 송전 인프라 확충 속도가 지금처럼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경우, 전력을 공급하지 못하는 ‘부하 손실’ 상황이 최대 115일에 이를 수 있다”라고 언급했다.
전력망 전반에 걸친 지연은 기업으로 하여금 클라우드 용량에 대한 기본 가정을 재고하게 하고 있다. 북부 버지니아와 산타클라라처럼 초대형 데이터센터 구축의 최적지로 꼽히던 지역조차 공급할 전력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는 상황이다.
인프라 제약은 클라우드 시장의 경쟁 구도도 바꾸고 있으며, 기술 역량이 아니라 전력에의 접근성이 경쟁의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고기아는 “이제 경쟁은 누가 더 많은 GPU 인스턴스를 먼저 내놓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누가 먼저 전력망에 접근하느냐의 싸움으로 바뀌고 있다”라고 말했다.
대안으로 떠오른 ‘코로케이션’
기존 전력망 연결을 수년씩 기다릴 수 없게 되면서, 주요 클라우드 업체는 발전소 바로 옆에 데이터센터를 짓는 코로케이션 방식을 대안으로 선택하고 있다. 이는 송전망을 거치지 않고 발전원과 직접 연결하는 방식이다. 고기아는 전력 공급이 제한된 지역의 코로케이션 수요가 급증하면서 계약 가격이 약 20% 상승했다고 밝히며, 이 비용이 지역별 가격 차이를 통해 클라우드 고객에게 전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글도 이 같은 방안을 검토하고는 있지만, 한나는 회사가 여전히 전력망에 연결된 데이터센터를 최우선 방식으로 삼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력을 더 빨리 확보하기 위한 선택”이라면서도, 데이터센터가 발전소 전력을 단독으로 사용하는 고립형 시설이 아니라 전력망에 연결돼 다른 수요처와 전력을 함께 사용하는 형태를 유지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다른 클라우드 업체 역시 전력 회사와 직접 협상에 나서거나 발전소 인근 토지를 확보하고, 배터리부터 소형 모듈 원자로(SMR)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전력 인프라에 대한 투자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코로케이션은 새로운 안정성 문제를 동반한다. 고기아는 데이터센터가 전력망과 분리된 상태에서 단일 발전원에 의존할 경우 기존의 이중화 전략을 적용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통적인 클라우드 리전은 이중 전력 공급망과 중복 변전소, 네트워크 전반에서 전력을 끌어올 수 있는 구조를 갖춰 왔다. 반면 코로케이션 데이터센터는 종종 고립된 섬처럼 운영된다”라고 말했다.
임시 대응을 넘어 구조적 해법 필요
코로케이션이 단기적인 대응책이 될 수는 있지만, 송전 용량 부족이라는 근본 문제를 해결하려면 보다 폭넓은 정책적 개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미국 연방 규제 당국은 지난 2023년 전력망 연결 절차를 개선하기 위해 나선 바 있다. 기존에 신청 순서대로 처리하던 방식 대신, 준비가 가장 잘 된 사업을 우선 연결하는 ‘준비 우선’ 클러스터 모델을 도입하고, 부지 확보 요건을 강화하는 한편 보증금 부담도 높였다. 다만 실제 이행은 여전히 더디고 전력망 자체의 용량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미국 에너지부는 첨단 송전 기술을 활용할 경우 최대 100GW의 추가 용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를 현실화하려면 전력 기업이 해당 기술을 도입하도록 유도할 수 있는 규제 환경 변화가 필요하다. 골드만삭스 리서치는 데이터센터 확장을 지원하기 위해 2030년까지 약 7,200억 달러에 달하는 전력망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고기아는 “클라우드 업체나 리전을 선택할 때 이제는 기술적 적합성뿐만 아니라, 해당 사업자가 향후 5년 동안 워크로드를 감당할 수 있는 전력 사용 역량을 확보하고 있는지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 지금 같은 시장에서는 훨씬 더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dl-ciokorea@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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