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자동차가 진흙투성이의 비포장 도로를 달리기 시작했을 때 대중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한 자동차 발명가는 자신의 ‘바보 같은 장치’가 말을 대체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가 ‘미친놈’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도시에서는 보행자들이 ‘자동차의 폭압에 굴복을 강요당하고 있다’라는 생각으로 분노해 도로 양보를 거부하기도 했다.
이러한 반응은 오늘날 인공지능에 대한 반응과 크게 다르지 않다. 어떤 사람들은 인공지능이 기존 기술을 대체하면서 나타날 불확실성에 우려한다. 그리고 인공지능이 인류의 생활과 업무 방식을 바꾸어 기술적 폭압을 가할지도 모른다고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다.
일반 대중이 자동차 중심의 세상을 받아들이기까지 수십 년이 걸렸다. AI 기술은 훨씬 더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확산에 필요한 인프라도 자동차만큼 방대하지 않다. 그렇다면 AI에 대한 대중의 수용도가 변화의 속도를 따라갈 수 있을까?
자동차 초창기에는 말과 자동차가 도로를 더 편안하게 공유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자동차 후드에 나무로 만든 말머리를 장착하자는 기발한 아이디어가 있었다. 말도 안 되는 해결책이었지만 새로운 기술에 대한 편안함을 증진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생각은 옳았다. 우리는 AI에 대한 대중의 정서를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대중의 사용과 수용을 지원하는 솔루션을 만들어야 한다.
AI에 대한 대중의 수용을 낙관하면 곤란
기술 분야에서 일하는 우리는 인공지능의 끊임없는 발전에 매료되어 대중도 인공지능 시류에 편승할 것이라고 기대하기 쉽다. 하지만 훌륭한 기술이 대중에게 저절로 수용된다고 기대하면 안 된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중의 불안감은 지속되고 있다. 입소스의 글로벌 설문조사에서 52%는 AI 제품에 대해 불안감을 표명했다. 미국 대중을 대상으로 한 퓨(Pew)의 설문조사에서도 52%가 일상 생활에서 AI에 대해 기대보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두 조사에서 우려가 오히려 증가했다는 점에도 주목할 만하다. 글로벌로는 1년 만에 13%, 미국에서는 14% 증가했다. 이는 AI에 대한 대중의 태도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실제로 악화되고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수용이 지연되는 이유
업계의 낙관적 기대에 대중이 부응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몇 가지 문제를 발견했다.
1. 인간 자체의 한계
인간은 습관의 동물이며 변화에 저항하는 존재다. 무의식적이고, 자동화된 프로세스를 통해 수많은 일을 처리한다. 새로운 기술을 사용한다는 것은 이러한 쉬운 길을 바꾼다는 의이며, 습관을 바꾸기란 불편하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변화를 유도하기에 무엇이 도움 될까? 광범위한 변화보다 세부적이고 구체적인 변화 시도가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동기 부여, 행동에 대한 명확한 이유나 혜택도 사람들이 불편함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2. 명확한 사용 사례의 부족
안타깝게도 현재로서는 분명한 실용적 이점이 있는 AI 활용처가 부족하다. 저널리스트 에즈라 클라인의 경험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그는 “일상적 업무에 AI를 적용하기란 정말 어렵다. 계속해서 인공지능에게 다가가 질문을 던져봤지만, 다소 인상적인 대답도 있었고 전혀 인상적이지 않은 답변도 있었다. AI활용은 아직 나에게 안착하지 않았다. 고착화된 습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AI를 통한 위대한 혁신은 대부분 아직 오지 않았다. 미래에는 AI 제품이 현재의 도구를 대체할 만큼 분명한 용도와 확실한 이점을 갖게 될 것이다. 하지만 당분간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AI를 계속 가지고 놀다가 평소의 방법으로 업무를 처리할 가능성이 크다.
3. 열악한 경험
대중의 수용이 지연되는 또 하나의 이유는 ‘경험’이다. 피자에 접착제를 바르라는 제안부터 생성된 이미지에서 손을 괴상하게 만드는 것에 이르기까지, 오늘날의 AI 도구는 부족함을 쉽게 드러낸다. 회의에 대한 AI 요약은 유용할 수 있지만, 이를 검증하는 데 많은 시간을 소비하면 가치가 희석된다.
또한 AI는 독창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좋지 않은 경험을 제공하기 십상이다. AI가 작성한 자기소개서가 다른 20명의 입사 지원자가 제출한 수준과 대동소이하다면 얼마나 가치 있을까? 청취자가 말투와 흐름만 보고도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면 AI로 구동되는 라디오 DJ가 얼마나 대단할까? AI가 초인적 역량과 인간다운 개성을 모두 갖추기를 우리는 바라곤 하지만, 아직 그 기대치는 충족되지 않았다.
대중이 AI를 사용해보고 실망하면 시도를 멈출 가능성이 크다. 검증과 미세 조정이 필요하고 시간이 걸리며 일을 더 쉽게 만들어주지 않는 도구라면 사람들은 수용하지 않을 것이다.
대중의 수용성 확보
더 새롭고 더 강력한 인공지능만으로 대중의 인식을 바꾸기란 어렵다. 대중의 수용성은 우리 업계가 취하는 행동과 제공하는 제품 및 서비스를 통해 좌우된다. 다음은 업계의 기업과 구성원들이 AI에 대한 대중의 수용을 촉진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다섯 가지 방법이다.
1. 대중의 수용성에 대한 관심
대중이 AI의 시류에 쉽사리 편승할 것이라고 가정할 수는 없으며, 설문조사 결과도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기업은 대중의 태도에 관심을 갖고 대중의 수용을 지원하기 위한 선제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 우리의 임무는 훌륭한 기술을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고객, 직원, 비즈니스 등 대중이 우리만큼이나 편안하고 흥미롭게 기술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2. 명확한 사용 사례에 집중
AI와 채팅하거나 이미지를 생성하는 것은 재미있는 활동이지만, 이를 일상 생활과 업무에 어떻게 접목할 수 있을까? 초기 단계인 현재부터, 사람들이 이 강력한 도구를 사용하는 방법을 알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기업이라면 직원의 기존 활동에 AI 활용안을 제안할 수 있겠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프레젠테이션을 디자인할 때 AI가 개선점을 제안하도록 하면 직원 사용률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보다 매력적인 사용 사례를 갖춘 AI 도구를 개발해야 한다. AI는 우리의 삶을 변화시킬 것으로 기대되지만, 아직까지 그 약속을 실천한다고 할 만한 AI의 활용 사례가 드물다. 대중은 이전보다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할 때 새로운 기술을 사용할 것이다.
3. 동기 부여 제공
명확한 사용 사례와 함께 대중에게는 동기가 필요하다. 새 도구가 시간을 절약하거나, 일을 더 쉽게 하거나,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등 우리에게 도움이 될 때 기꺼이 적응한다. 대중이 AI를 받아들이고 사용하려면 AI가 자신의 삶을 살거나 이전보다 더 나은 업무를 수행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4. 약속 실현
각종 이점을 약속하는 AI의 명확한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해야 한다. 사실 관계가 부정확한 회의 요약, 도움이 되지 않거나 명백히 잘못된 검색 결과, 부자연스러워 보이는 이미지로는 대중의 수용도를 높일 수 없다.
AI를 사용해보고 그 결과가 만족스러운 수준이라면 어떻게 될까? 단순히 신기함에 놀라는 것이 아니라 AI에 감명을 받는다면 회의적 시각은 크게 잦아들 것이다.
5. 경험에 우선순위
사용 사례, 동기 부여, 더 나은 산출물는 모두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개선되어야 하는 요소다. 이는 혁신적인 사고와 AI 기술의 발전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대중의 수용을 촉진하기 위한 마지막 퍼즐 조각은 경험 우선시다.
AI 사용은 작업 과정에서 자연스럽고 매끄럽게 느껴져야 한다. 경험을 우선시한다는 것은 AI를 단순히 비용과 노동력을 절감하는 장치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AI가 직원의 작업 시간을 절감함으로써 기술을 확장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궁극적으로 AI는 우리 모두의 성장과 혁신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 오늘날 AI는 고객 서비스 통화와 같은 업무를 요약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가까운 미래에 AI는,
- 통화를 더 잘 처리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제안을 제공한다.
- 프로젝트와 프로세스를 분석하여 개선 사항을 제안한다.
- 비즈니스 질문을 할 페르소나를 생성하여 궁극적으로 조직의 디지털 트윈으로 이어진다.
이는 AI가 직원을 자동화하는 것이 아니라 직원과 비즈니스를 향상시킬 수 있는 한 사례에 불과하다. 마지막으로, 기업은 사용자와 고객을 위한 AI 경험의 다양한 요소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 고객에게는 선택권이 중요하다. 기업은 고객을 돕기 위해 인간과 유사한 AI를 제공할 수 있지만, 고객도 사람과 직접 상호작용할 수 있는 선택권을 가져야 한다.
사용자에게는 정확성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직원의 업무를 보조하는 AI는 사람과 같을 필요는 없지만 정확해야만 사용자가 더 많은 업무와 열악한 경험 대신 향상된 능력을 얻을 수 있다.
디자인으로 리드하면 수용은 따라온다
후드에 나무 말머리를 얹은 자동차 아이디어가 성공하지 못했다는 사실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새로운 기술에 대한 대중의 수용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빠른 수정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 대신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하는 동시에 원활하고 훌륭한 경험을 제공하는 명확한 사용 사례를 개발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AI가 자신의 삶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진정으로 알게 된다면 AI는 불필요한 신기술처럼 느껴지지 않을 터다. 그리고 가치와 훌륭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면 위협으로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대중은 자신의 삶과 업무에 적용하는 것이 분명하고 사용하기 쉬우며 변화를 위해 노력할 만한 가치가 있을 때 AI를 받아들인다. 언젠가는 그렇게 되겠지만, 오늘날 기업들이 대중의 수용을 이해하고 우선순위를 정한다면 더 빨리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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