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디지털 전환의 핵심은 ‘무엇을 더할지’만큼 ‘무엇을 뺄지’를 분명히 하는 데 있다. 전문가들은 CIO가 IT 자체를 다시 바꾸고 AI를 고객 경험 기회로 옮겨 붙이며, 데이터 거버넌스와 보안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고 본다. 반대로 단기 비즈니스 가치로 이어질 경로가 없는 AI 실험은 내려놓아야 한다는 메시지도 커지고 있다.
필자는 CIO들에게 “변화는 끝나지 않는다. CIO는 늘 변혁의 한복판에 있다”라고 말한다. 2년 주기로 새로운 비즈니스 동인이 등장해 왔다. 2020~2022년에는 팬데믹이, 2023~2024년에는 자동화 기반 효율화가 기업의 우선순위를 흔들었다. 지금은 생성형 AI 시대다. 많은 CIO가 폭넓은 실험을 주도하는 역할에서 벗어나, 비즈니스 가치와 ROI를 증명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는다.
이런 흐름 속에서 CIO는 전략을 재정렬하고, 전환의 ‘업데이트된 비전’을 조직에 제시해야 한다. 필자가 2025년에 쓴 ‘디지털 전환에서 뜨는 것과 지는 것’에서는 변화형 리더와 AI 준비가 된 인력을 키우는 한편, 무리한 AI ‘문샷’을 피하고 리프트 앤 시프트 클라우드 마이그레이션을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6년에도 이런 흐름은 이어진다. 다만 실행의 무게중심은 더 분명해졌다.
더하기 : IT 디지털 운영모델 재설계
필자는 2025년에 ‘AI가 우리가 아는 IT의 끝’이며 CIO가 에이전틱 AI 시대에 맞춰 IT를 재구상하고 있다고 썼다. 선도적 IT 조직은 더 높은 기대치를 설정하고, AI 변화 관리에 대해 다른 부서와의 파트너십을 강화하며, 평생학습을 조직의 기본값으로 삼는다.
AI 혁신이 IT 전반을 흔드는 상황에서 CIO는 더 빠른 역량 제공, 더 낮은 비용, 더 높은 복원력을 동시에 달성하도록 디지털 운영모델의 중점을 재설정해야 한다.
스토리지 전문 기업 웨스턴 디지털의 CIO 세시 티루말라는 “속도로 앞서 나가고 복원력으로 안전성을 유지하며, 적응력으로 선두를 지킨다. 방향성이 중요한데, 2026년에는 ‘속도’가 성공의 진짜 화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CEO와 이사회가 AI ROI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CIO는 어떻게 더 높은 목표를 설정해야 할 것인가? 분석 소프트웨어 기업 SAS의 CIO 제이 업처치는 “최상위 CIO는 사업적 책임을 기꺼이 가져갈 것”이라며, “최고의 CIO는 CMO처럼 고객과 사업부 동료에게 기술을 ‘판매’하고, CFO처럼 ‘더 적은 자원으로 더 많은 성과’를 내라는 경영진의 요구에 답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필자는 2026년에 IT 조직 재편이 대거 벌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일부는 비용과 인력 감축에 직면하고, 일부는 제품 관리, 애자일, 데브옵스 방식에서 효율적인 협업을 끌어올리는 쪽으로 재정비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선도적인 CIO는 에이전틱 AI가 새로운 워크플로우 패턴과 부서 간 협업 기회를 만드는 만큼, 전사 차원의 재편을 주도할 기회를 노릴 수 있다.
AI·분석 플랫폼 기업 데이터이쿠의 CEO 플로리안 두에토는 “CEO는 AI 도입이 더 이상 기술 문제가 아니라 인력과 관리의 문제라고 결론 내릴 것”이라며, “컨설턴트는 클라우드 마이그레이션과 데이터 플랫폼을 파는 대신, AI가 운영을 주도하는 환경에 대비한 ‘조직 재구성’을 팔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변화는 기업 내부 긴장을 키울 수 있는데, 진짜 병목은 기술이 아니라 리더십 문화라는 점을 드러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CX 운영·아웃소싱 기업 콘센트릭스(Concentrix)의 기술 전문가 조직 수석 파트너 라자 로이는 “새로운 우선순위는 빠른 학습, 협업, 실시간 진화를 지원하는 운영모델”이라며, “상호작용이 인간의 손길이 필요한지, 기계 효율이 맞는지에 따라 올바른 과업에 인간/AI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해진다”라고 설명했다.
권고 사항. CIO는 AI 혁신 제공의 효과를 높이고 운영 복원력을 강화하기 위해 IT 조직 구조와 애자일 실천 방식을 재점검해야 한다.
빼기 : 데이터 거버넌스에 대한 ‘저투자’
데이터 거버넌스는 규제가 강한 글로벌 기업에서 핵심 기능이다. 거버넌스·리스크·컴플라이언스(GRC)가 상향식이 아니라, 최고 경영진이 내려보내는 ‘톱다운’ 지시로 작동하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중견 기업도 데이터 기반 조직으로 진화하고, AI 이니셔티브를 위해 데이터를 중앙화하면서 격차가 좁아지고 있다.
관계형 데이터베이스와 데이터 웨어하우스를 통제하는 일은 비교적 성숙한 프로세스다. 하지만 에이전틱 AI 역량을 배치하려면 비정형 데이터로까지 데이터 거버넌스를 확장할 새로운 도구와 실천 방식이 필요하다.
데이터 인텔리전스 기업 콜리브라(Collibra)의 CEO 펠릭스 반 데 마엘레는 “비정형 데이터는 이제 수동 감독으로 따라잡을 수 없을 만큼 빠르게 움직이며, 조직은 사후 정리가 아니라 생성되는 순간에 통제할 수 있게 됐다”라며, “2026년에도 인간의 판단은 중요하지만, 엑셀 같은 스프레드시트나 정적인 통제가 아니라 AI 보조 시스템이 일상 운영의 부담을 떠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 데 마엘레는 비정형 데이터에 대한 AI 기반 메타데이터 생성과 신뢰할 수 있는 AI를 대규모로 구축하기 위한 통합 데이터 실천 방식이 ‘뜨는 것’이라고 봤다. 반대로 수동 태깅, 사일로 데이터셋, ‘한 번 하고 끝내는’ 컴플라이언스 노력은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더해 데이터 거버넌스 책임자는 “누가 어떤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지”를 더 세밀하게 통제해야 한다. 직원에게 전체 데이터셋이나 파일 시스템 접근권을 주는 방식은 더 이상 충분하지 않다. 조직이 직원이 접근 가능한 데이터 위에 AI 에이전트를 얹어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데이터 보안 기업 센트라(Sentra)의 공동 설립자이자 제품 부문 VP 야이르 코헨은 “많은 조직이 민감 데이터가 어디에 있는지, 누가 접근할 수 있는지, 클라우드와 SaaS 시스템 전반에서 얼마나 노출되는지조차 모른다”라며, “2026년의 리더는 분류, 태깅, 접근 규칙을 데이터 파이프라인·웨어하우스·AI 워크플로우에 직접 내장해 거버넌스를 ‘엔지니어링 프랙티스’로 다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고 사항. CIO는 데이터 리스크에 ‘편집증적’일 만큼 민감해야 한다. 데이터 거버넌스에서 스폰서십 역할을 맡고, 모든 AI 이니셔티브에서 데이터 품질 개선이 우선순위로 다뤄지도록 보장해야 한다.
더하기 : 성장과 UX를 겨냥한 AI
필자는 2025년에 CIO가 AI를 생산성과 효율의 동력으로만 내세우는 것의 위험을 경고했다. 결국 CFO는 ROI를 요구하고, 이는 2025년에 기술 업계에 대규모 정리해고가 발생한 배경 중 하나이기도 하다.
필자는 AI 관련 전문가 50여 명의 2026년 전망을 정리한 바 있다. 운영을 개선하는 에이전틱 워크플로우부터 CX에 내장되는 생성형 AI까지 범위는 넓다. 필자는 2026년에 AI가 ‘우버·에어비앤비 순간’을 맞을 수 있다고 본다. 스타트업이 고객 경험을 혁신하고, 변화가 느린 B2C 기업을 흔드는 장면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의미다.
AI 기반 CX를 받아들이는 쉬운 방법 중 하나는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하지 않고 콜센터와 챗봇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이다. CX 자동화 기업 베린트(Verint)의 CTO 롭 스쿠디에르는 “B2C 기업은 구형 전화 시스템과 IVR을 교체하는 대신, 기존 애플리케이션 위에 AI 기반 챗봇을 ‘추가 계층’으로 얹을 수 있다”고 말했다.
CX 개선을 고민할 때는 AI와 인간의 강점을 함께 쓰는 시스템을 택하라는 조언도 나온다. 아마존의 컨택센터 서비스 아마존 커넥트(Amazon Connect) VP 파스콸레 디마이오는 “고객 지원에서 에이전틱 AI는 반복 요청을 처리하고, 상담원은 공감과 뉘앙스가 필요한 복잡한 이슈를 맡게 될 것”이라며, “AI의 인사이트와 추천이 인간 상담원을 가이드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CIO는 UX 패러다임 전환도 읽어야 한다. 데이터 입력 폼, 고객 여정, 정형화된 리포트가 에이전틱 AI 역량으로 대체되는 흐름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고객 지원에서 AI에 집중하는 것은 비교적 쉬운 출발점이다. 그러나 전자상거래와 SaaS 도구를 포함한 전반적인 고객 경험은 결국 AI 역량을 전제로 다시 설계해야 한다.
AI 고객지원 기업 포어쏘트(Forethought)의 AI 책임자 앙투안 나스르는 “AI 에이전트는 회사의 프런트엔드가 되어 모든 외부 접점의 1차 시작점이 될 것”이라며, “최종 사용자는 더 이상 ‘어느 부서·어느 도구로 가야 하는지’를 찾아 헤맬 필요가 없고, 자연어로 회사의 공용 AI 에이전트와 상호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 결과 에이전트 설계는 고객 지원만이 아니라 여러 기능 조직의 핵심 관심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고 사항. 제품 중심 IT 조직은 CX에서 AI가 어떻게 진화할지 예측하는 데 한발 앞서 있다. AI 얼리어댑터를 학습하고, 이를 기반으로 확산 전략을 설계해야 한다.
빼기 : 단기적인 비즈니스 가치를 구현하지 못하는 AI 실험
2025년 여러 보고서가 AI 실험 가운데 실제 프로덕션으로 넘어가 비즈니스 가치를 내는 비중이 얼마나 낮은지를 지적했다. CEO와 이사회는 CIO에게 AI 실험 포트폴리오를 좁히고, AI 투자에서 ROI를 만들어낼 ‘현실적인 계획’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IT 관리 기업 플렉세라(Flexera)의 CISO 겸 CIO 코널 갤러거는 “다음 AI 시대에는 실험보다 실행이 더 중요해진다”라며, “CIO는 AI 실험 단계를 넘어 명확하고 실행 가능하며 측정 가능한 사업 성과를 내라는 더 큰 압박과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엔터프라이즈 SaaS 및 보안 솔루션 업체가 내놓는 AI 에이전트는 공통 패턴이 있다. 핵심 직원 워크플로우 하나를 중심에 두고 여러 데이터 소스에 연결하며, 단순히 ‘업무를 끝내는 것’ 이상을 지향한다. CIO는 AI 에이전트가 직원이 더 똑똑하고 더 빠른 의사결정을 하도록 어떻게 안내하는지, 그리고 AI로 재편된 워크플로우가 재무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로 비즈니스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카미와자AI(KamiwazaAI)의 CEO 루크 노리스는 “에이전틱 AI는 프로세스의 일부가 아니라 전체 프로세스를 대체하기 때문에 ROI를 수년이 아니라 몇 개월 단위로 만든다”라며, “성공적 배치 하나가 다음 배치를 가속해 ‘자기 자금으로 굴러가는 혁신 루프’를 만들고, 앞으로 6~12개월 안에 더 많은 기업이 이런 복리형 ROI를 체감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실험 중심’에서 ‘성과 중심’으로 전환하는 방법도 제시한다. 프로세스 마이닝 기업 셀로니스(Celonis)의 트랜스포메이션 에반젤리스트 케리 브라운은 “대규모 AI 투자 이후 이제는 자동화를 덧대는 데 그치지 말고, 엔드 투 엔드 프로세스 자체를 다시 생각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브라운은 “리더는 일이 실제로 어떻게 흘러가는지에 대한 가시성을 직원에게 제공하고, 재설계를 주도할 ‘소유권’을 부여해야 한다”라며, “그 맥락과 권한이 있을 때 팀은 진짜 전환의 동력이 되고, ROI로 가는 더 빠르고 직접적인 경로를 만든다”라고 강조했다.
앱파이어(Appfire)의 CTO 에드 프레더리치는 “2026년에 ‘지는 것’은 AI를 독립적·고립된 이니셔티브로 다루는 방식”이라며, “다음 디지털 전환의 물결은 흩어진 파일럿을 넘어 완전한 운영 통합으로 이동한다”고 말했다. 이어 “CIO는 AI를 특별 프로젝트가 아니라 핵심 비즈니스 인프라로 보고, 다른 중요 시스템과 동일한 수준의 정확성·보안·성능 기대치를 적용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고 사항. 독립적으로 돌아가는 AI 실험이 너무 많은 조직은 AI 거버넌스 전략을 재점검해야 한다. 목표를 명확히 커뮤니케이션하고, 어디에 AI 제공 계획을 구축할지 우선순위를 재설정해야 한다.
더하기 : AI 배치 전에 보안을 먼저 구현
거의 모든 혁신 기술은 ‘혁신을 먼저 추진하고 보안은 나중에 붙이는’ 골드러시로 시작했다. CIO는 지난해의 AI 실험을 올해 운영 환경으로 옮기라는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관건은 초기 배치 단계에서 보안을 얼마나 제대로 구현하느냐에 있다.
전문가들은 CIO가 선제적으로 챙겨야 할 과제로 다음 3가지를 제시했다.
- • 에이전틱 AI 가시성과 신뢰 검증 프레임워크를 구현해야 한다. 사이버 보안 기업 휴먼 시큐리티(HUMAN Security)의 CISO 개빈 리드는 “2026년은 에이전틱 커머스가 자리 잡으면서 위협 환경이 크게 바뀌고, AI 기반 기만이 더 빨라지는 해”라며, “CIO는 AI 에이전트가 환경 전반에서 어떻게, 무엇을 수행하는지 가시성을 확보하고, 신원·의도·행동을 실시간으로 지속 검증하는 신뢰 검증 프레임워크를 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 • ID 중심으로 ‘설계 단계부터 보안’을 확립해야 한다. 인프라 접근 보안 기업 텔레포트(Teleport)의 CEO 에브 콘체보이는 “통합 ID 계층은 효과적인 AI 보안 구현의 전제조건이자, AI에 투자하는 모든 조직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우선순위”라며, “개발·전달·운영 전반에 설계 단계부터 보안을 내장하고, 인프라 보안을 필수 의무로 다루는 조직이 AI가 가져올 변화를 가장 잘 대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 데이터 유출 방지(DLP)를 AI 기반 브라우저로 확장해야 한다. 데이터 보안 기업 나이트폴(Nightfall)의 CEO 로한 사테는 “오픈AI의 아틀라스, 퍼플렉시티의 코멧 같은 AI 기반 브라우저는 엔터프라이즈 보안에서 가장 큰 사각지대 중 하나”라며, “직원이 이런 도구로 거래를 조사하고 고객 아웃리치를 작성하고 전략 문서를 요약하는 과정에서 에이전트가 로그인된 지메일, CRM, 코드 저장소에 직접 접근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기존 DLP는 파일을 전제로 설계돼 브라우저 수준의 활동, 프롬프트, 클립보드 이동을 보지 못한다”라고 덧붙였다.
권고 사항. CIO는 CISO, 법무, 리스크 관리 조직과 협력해 AI 보안의 ‘양보 불가 항목’, 플랫폼, 구현 요건을 명확히 정의해야 한다.
2026년 CIO는 변동성 높은 경기, 새롭게 등장하는 AI 역량, 헤드라인을 장식할 보안 사고 등 ‘예상 밖의 변수’를 상수로 받아들여야 한다. 필자의 2026년 디지털 전환 ‘기본으로 돌아가기’ 권고 사항은 성장 기회를 겨냥하는 동시에 운영 복원력을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CIO의 선택과 집중을 돕는 데 초점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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