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온 칼리카단은 다른 팀의 직원 한 명이 기술 부서의 특정 역할을 목표로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곧바로 마주 앉아 로드맵을 함께 그렸다.
아트리움(Atrium) 기술 담당 EVP인 칼리카단은 “그 직원은 채용 담당자로 일한 경험이 있어 우리 비즈니스를 이해하고 있었다. 이후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 지원 역할로 옮기면서 도구도 익혔기 때문에, PMP와 스크럼(Scrum) 자격을 취득하면 리더십 역할로 이동시킬 수 있다고 조언했다”라고 설명했다.
칼리카단 역시 과거 관리자가 리더십까지의 경로를 함께 설계해 준 대화를 통해 경력 개발의 방향을 잡았다. 그래서 이런 대응은 본인에게도, 회사 내 다른 리더들에게도 ‘반사적으로’ 나오는 행동에 가까웠다.
경청의 힘
인재 시장의 경쟁이 심해지고 잠재력이 큰 직원의 이탈을 막아야 하는 상황에서, 성공적인 경력 개발 전략은 IT 조직의 승부처가 될 수 있다. 시작은 간단하다. 직원이 3년 혹은 5년 뒤 자신의 위치를 어떻게 그리고 있는지 묻고, 답을 끝까지 듣는 것이다. 그리고 그 대답을 바탕으로 개인별 로드맵을 설계한다. 이런 노력은 조직에 깊은 영향을 미친다. 이직률을 낮추고 수익성을 끌어올리며, 직원의 경력을 실제로 성장시키는 결과로 이어진다.
링크드인(LinkedIn) 조사에 따르면, 직원의 94%는 회사가 전문성 개발에 투자할 때 더 오래 근무하는 경향을 보였다. 퓨 리서치(Pew Research) 설문에서는 ‘경력 개발의 부재’가 퇴사의 가장 흔한 이유로 꼽혔다. 또 에이전틱 인텔리전스 기업 드라우프(Draup) 연구에 따르면, 내부 지원자는 외부 채용자보다 새 역할에서 18개월을 넘겨 남아 있을 가능성이 50% 더 높았고, 재교육이나 전환을 하지 않는 기업은 중견 엔지니어를 대체하는 데 25~30%의 추가 비용을 지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한 행동처럼 보이지만, 전략적 실행은 생각보다 복잡하다. 이를 제대로 해내기 위한 방법을 듣기 위해 전문가, 경력 코치, 리더들을 만났다.
헤드코치처럼 사고하라
이미 팀원과 이런 대화를 나누고 있는 관리자도 많다. 다만 많은 경우, 대화 이후에는 경력 사다리나 조직도를 ‘이미 만들어진 지도’처럼 꺼내 목표 지점을 안내하는 방식으로 흐른다.
리팩터 코칭(Refactor Coaching) CEO 브라이언 풀리엄은 “대부분 경력 개발 프로그램이 실패하는 이유는 사람들이 성장하는 방식이 아니라 조직도와 역량 인벤토리를 기준으로 최적화하기 때문”이라며, “운동선수를 지도하는 코치처럼 접근한다면,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해당 팀원의 ‘스탯’”이라고 말했다.
사람마다 타고난 능력, 역량, 그리고 원하는 목적지가 있다. 문제는 많은 사람이 자기 역량을 정확히 판단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자신의 강점을 보지 못하거나 역량을 과소평가하고, 타인의 기대에 맞춰 목표를 설정하는 일이 흔하다.
풀리엄은 “병 안에서 라벨을 읽기는 어렵다. 개인이 스스로 ‘내가 잘하는 것’을 줄줄 말할 거라고 믿지 말라”고 지적했다. 풀리엄은 역량 평가를 통해 스탯을 확보한다. 객관적 스탯을 확보했다면 이제 ‘헤드코치’처럼 생각해야 한다. 이 사람이 가진 역량은 무엇인지, 타고난 강점은 어디에 있는지부터 정리하는 것이다. 풀리엄은 “골 결정력이 뛰어난 선수를 풀백 수비로 만드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현재 잘하는 것을 활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강점이 드러나는 일을 맡기면 업무 만족도가 오르고 성과 경험이 쌓이며, 결과적으로 몰입도도 높아진다.
풀리엄은 “그 다음에 어디로 가고 싶은지 물어보라”라고 조언했다. 다만 진짜 답을 얻기까지는 신뢰를 먼저 쌓아야 할 수도 있다. 풀리엄은 “PM이지만 다시 개발자로 돌아가고 싶어도, ‘말하면 해고당할까 봐’ 두려워하는 사람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강점에 맞춰 업무 재배치
설령 ‘진짜 답’을 아직 듣지 못했더라도, 팀원별 스탯을 확보하는 것만으로도 팀의 경기력은 즉시 좋아지고 신뢰도 쌓이기 시작한다. 풀리엄은 “개인이 잘하는 일과 실제로 하는 일이 맞아떨어질 때 비즈니스 산출물이 올라간다. 코치처럼 강점을 찾아 그에 맞는 과제를 배치하는 작은 노력은 큰 성과로 돌아온다”라고 강조했다.
풀리엄은 “몇 건의 스프린트 동안 과제를 재배치하기만 해도 엔지니어링 속도가 치솟는 경우가 많다. 1:1 미팅에서도 업무에 더욱 몰입하고 있다는 신호를 주는 질문들이 나오기 시작한다”라고 설명했다.
그 다음은 ‘잔류’다. 일이 좋아지고, 다른 일자리를 찾아 나서는 움직임이 멈춘다.
모든 사람의 경로는 다르다
많은 조직이 사용하는 경력 사다리는 모든 경로가 동일하고 직선적이라는 인상을 준다. 그러나 실제로는 같은 경로가 두 번 반복되지 않는다. 풀리엄은 이에 대해 “당신과 나는 호수 건너편 산으로 가고 싶다. 나는 수영을 못하지만 하이킹은 잘하니 걸어갈 것이다. 반면 당신은 수영 장학생으로 대학을 다녔다면, 수영하지 않으면 어리석은 일이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위치, 목표 지점, 그리고 보유 역량이 무엇인지가 정리되면, 경력 경로는 회사 전체의 기회와 회사 밖에서 획득할 수 있는 역량까지 포함해 ‘지도 위에 좌표를 찍는 방식’으로 설계해야 한다.
칼리카단이 기술 부서로 옮기고 싶어 한 리크루터를 위해 그린 경로도 철저히 그 사람에게 맞춘 설계였다. 칼리카단은 “아주 작은 단계로 진행됐지만, 동시에 구조적으로 짜인 방식이었다”라고 말했다.
이 과정이 반드시 어려운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많은 리더가 실행하지 않는다. MIT 슬론(MIT Sloan)은 이런 유형의 관리자를 ‘방관자’로 분류한다. 자신의 역할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개는 과거에 누구도 자신에게 그런 도움을 주지 않았던 경험과 맞닿아 있다.
작은 노력이 문화를 바꾼다
오리건주립대의 인력 업스킬링 리더 프리얀카 데이브는 “리더는 롤 모델이기 때문에, 이런 행동을 바꿔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방관자를 MIT 슬론이 ‘캡틴(Captains)’이라 부르는 전략적·조직 관점의 리더로 바꾸는 일은 리더가 되기 이전에 시작된다. 팀원과 마주 앉아 목표를 듣고, 목표에 도달하는 방법을 함께 설계해 주는 경험이 출발점이다. 이는 팀원이 조직에 남고 시니어 역할로 성장·승진할 가능성을 높인다. 그리고 그 ‘한 번의 경험’을 얻은 사람은 이후 자기 팀에서도 같은 행동을 반복한다.
풀리엄은 “세대처럼 이어지는 현상이다. 효과적인 행동을 보여준 롤 모델을 경험했기 때문에 따라 하는 것”이라며, “시작은 결국 현장에서의 풀뿌리 노력”이라고 덧붙였다.
혼자 다 떠맡을 필요는 없다. HR이 문화를 대신 바꿔주지는 못하지만, 실행 과정에서 중요한 자원이 될 수 있다. 데이브는 “HR은 이런 대화를 이끄는 방법을 관리자가 익히도록 코칭할 수 있다. 관리자들이 대화를 시작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어떻게 해야 할지’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HR의 인력 개발팀이 지원, 가이드, 도구, 기법을 제공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누군가 ‘잘못된 길’을 선택했을 때
사람들이 자기 역량을 과대·과소평가하기 쉽다는 점을 감안하면, 역량 평가 결과를 손에 쥔 상태에서 ‘위험해 보이는 목표’를 말하는 팀원을 마주할 수도 있다. 풀리엄은 이를 심도 깊은 경력 개발의 계기로 본다.
풀리엄은 “‘명성이나 연봉 때문에 원하는 것인가? 그 일이 본인에게 충만함을 주지 못하면 어떡할 것인가?’를 물어보라. 어느 길이 맞고 틀리다고 단정하진 않지만, 그 길이 더 가파르고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는 점은 설명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동시에 현재 역량과 강점에 맞는 일을 맡겨 ‘빠른 성공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데이브는 “현재 역량, 현재 강점, 현재 제약을 기준으로 어디로 가고 싶은지 계속 대화하라”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도, 팀원이 원하는 경로에서 필요한 역량을 실제로 쌓을 수 있도록 실행 가능한 학습·경험 기회를 함께 설계해야 한다.
잘하는 일을 해보는 경험과 잘하지 못하는 일을 겪어보는 경험은 결국 스스로 ‘맞는 길’을 찾게 만들 가능성이 크다. 월요일이 두렵지 않고 성과가 느껴지기 시작하면, 목표와 역량의 불일치는 종종 자연스럽게 해소된다.
칼리카단은 과거 유사한 상황에서 한 팀원이 두 선택지를 모두 경험하게 한 적이 있다. A팀에 50%, B팀에 50%의 시간을 쓰게 했는데, 아주 빠르게 A팀에 더 잘 맞는다는 것을 확인했다.
체스판을 그려라
경력 개발 전략은 결국 조직에도 ‘이득’이 돼야 한다. 리더의 역할은 비즈니스, 제품, 솔루션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팀원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목적은 아니지만, 실제로는 그 행복이 비즈니스 목표를 생각보다 크게 돕는다. 그렇다고 거기서 멈추면 안 된다.
팀원의 경력 관심사, 강점, 성과 지표를 평가해 기반을 닦았다면, 그 정보를 활용해 더 강한 팀을 설계할 수 있다. 다른 팀과의 인력 교환을 통해 팀 구성의 적합도를 높이는 것도 방법이다. 예를 들어 뛰어난 문제 해결자 중심의 팀을 갖고 있다면, 아이디어를 ‘판매’하거나 기술 프로젝트를 경영진에게 쉽게 설명하는 역량을 가진 사람이 필요할 수 있다.
풀리엄은 “체스판을 떠올려 보라”며 “원거리에서 공격하는 말도 필요하고, 근거리에서 공격하는 말도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칼리카단은 다른 팀 직원의 목표 달성을 돕기 위해 팀원을 교환하면서 예상보다 더 큰 성과를 얻었다. 칼리카단은 “나는 본질적으로 IT 사람이라 기술은 잘 안다. 하지만 무언가를 ‘파는’ 일은 자연스럽지 않다”라며, “새로 온 팀원은 그런 일이 쉬운 사람이었다. 비즈니스를 이해하는 사람을 얻는다고 생각했는데, 그 업계의 언어로 말할 수 있는 사람까지 얻었다”라며, “지금은 최고 수준으로 성과를 내며 정말 탁월하게 일하고 있다”고 전했다.
새 팀원은 다양한 역량으로 팀을 강화했고, 칼리카단처럼 ‘경청이라는 단순한 행동의 힘’을 직접 경험했기 때문에 그 힘을 아는 리더로 성장하고 있다.
dl-ciokorea@foundryco.com
Read More from This Article: “한 번의 대화에서 시작” IT 경력 개발을 성과로 잇는 비법
Source: New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