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상의 문제가 발생하면 많은 중소기업 IT 리더는 늘 해오던 방식대로 대응한다. 소매를 걷어붙이고 문제를 해결한 뒤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것이다. 내부적으로 문제를 처리하거나, 해당 이슈를 수정하거나 완화할 수 있는 솔루션을 도입한다. 그러면 비즈니스는 다시 숨을 돌리고, 관심은 영업과 서비스 제공, 성장으로 옮겨간다. 이러한 대응은 단호한 결정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의사결정을 뒤로 미루는 한 형태에 가깝다.
이 같은 접근 방식은 지금까지 많은 기업을 존속하게 만든 것도 사실이다. 시간과 자금에 제약이 있는 상황에서는 단기적인 해결책이 합리적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사업을 정상 궤도로 되돌리는 데 급급한 과정에서, 이런 임시 처방이 장기적으로 어떤 결과를 낳을지는 간과되거나 인식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오늘의 작은 문제는 해결되지만, 충분한 검토 없이 도입된 해결책이 회계, 영업,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과 나란히 자리 잡으면서 내일의 복잡성을 키울 수 있다. 전체적인 설계 관점이 아니라 개별 사용자의 경험에 따라 만들어진 성급하거나 충분히 고민되지 않은 우회 방식은 기존 시스템과 제대로 맞물리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일단 도입된 전술적 해결책은 다른 시스템과 함께 공존하며, 문서화되지 않은 코드에 숨어 있는 규칙, 중복된 데이터, 사이버보안의 허점 등을 통해 향후 복잡성을 더욱 키운다. 매일같이 새로운 IT 우회 방식이 만들어지고, 시간이 흐르면서 기업은 더 이상 시스템에 의해 운영되지 않는다. 기억과 사람들의 선의에 의존해 돌아가게 된다.
이러한 부수적 복잡성은 누구도 알아채지 못한 채 쉽게 확산된다. 한때는 국지적인 문제를 해결했던 요소가 구조적인 의존성으로 바뀐다. 이를 교체하는 것은 위험해 보이고, 통합에는 많은 비용이 들며, 그대로 두면 선택의 폭이 제한된다. 경영진이 문제를 인식할 즈음에는, 그 교체 여부는 더 이상 기술적인 판단이 아니라 조직 전체의 리스크로 전환돼 있다.
중소기업이 떠안는 책임 부담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위험에 더 크게 노출돼 있는 쪽은 대기업이 아니라 중소기업이다. 중소기업은 완충 장치가 적고, 수년에 걸쳐 되돌려야 하는 결정에 대해 감내할 여력도 크지 않다. 선택지를 잃는 것은 단순히 혁신 속도를 늦추는 데 그치지 않고, 성장에 집중돼야 할 리더십의 관심과 운영 에너지를 다른 방향으로 분산시킨다.
연구에 따르면 중소기업 경영자는 비효율적인 도구와 업무 흐름 때문에 하루 평균 96분의 생산성을 잃고 있으며, 이는 연간 수천 달러 규모의 가치 손실로 이어진다. 도구 난립과 시스템 통합의 공백은 그보다 더 큰 비용을 초래한다. 인튜이트(Intuit)가 진행한 조사에서는 캐나다 중소기업이 서로 연결되지 않은 시스템을 오가느라 매주 하루 이상의 근무 시간을 소모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최대 49%의 성장 잠재력이 실현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사이버보안 문제까지 더해지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된다. 사이버 공격 한 건당 평균 총비용은 약 25만 4,445달러(약 3억 7,300만 원)에 달하며, 조사와 복구, 벌금, 평판 손실까지 모두 고려할 경우 개별 사례의 비용은 훨씬 더 커질 수 있다.
임시방편과 우회 방식으로 이어 붙인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잔여 문제는 기술적인 영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핵심 지식이 조직이 아니라 특정 개인의 머릿속에 남아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 결과 기업은 구조적으로 취약해진다. 소수의 핵심 인력이 이탈하거나 번아웃에 빠지거나 일시적으로 자리를 비우는 것만으로도 실제적인 운영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행정 업무와 조율에 필요한 노력은 매출보다 더 빠르게 증가하며, 단순히 업무를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해진다. 기업이 성장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복잡성이 더 빠르게 늘어나면서 수익성은 조용히 잠식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 부담은 리더십으로 돌아간다. 고위 관리자는 일상적인 문제 해결에 끌려 들어가고, 전략적 과제는 제자리걸음을 하게 된다.
현장에서는 즉각 대응하되, 전체를 보자
행동에 나서기 전에 의도를 명확히 하는 가벼운 거버넌스 모델을 도입하면 이러한 문제를 완화할 수 있다. 특정 해결책을 선택하기에 앞서 리더는 우리가 해결하려는 문제는 무엇인가, 이것이 일회성 수정인지 아니면 앞으로 반복적으로 의존할 역량인지, 어떤 가정을 비즈니스에 심고 있는지, 2~3년 뒤 무엇을 더 어렵게 만들지는 무엇인지를 자문해야 한다.
대부분의 중소기업이 이런 질문을 던지지 않는 이유는 전체 그림에 대한 책임이 분산돼 있기 때문이다. 이는 규율의 실패라기보다, 사업 전반을 직접적으로 소유하는 주체가 없는 최소한의 조직 설계가 만들어내는 자연스러운 결과에 가깝다. 의사결정은 운영 모델이 아니라 당장의 문제와 고통이 발생한 지점에서 내려진다. 시간이 흐르면서 합리적인 선택이 쌓여, 누구도 계획하지 않았고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복잡성으로 굳어진다.
사람들은 업무를 계속 굴러가게 하기 위해 데이터를 수작업으로 맞추고, 각종 점검 절차와 스프레드시트, 예외 규칙을 덧붙인다. 외부에서 보면 기업은 탄력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내부에서는 사람들의 시간과 에너지를 담보로 운영되고 있다.
이를 피하기 위해 대기업식 관료제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필요한 것은 장기적인 관점을 유지하며 의사결정을 구조화하고, 선택지 간의 트레이드오프를 제약으로 굳어지기 전에 드러낼 수 있는 역할이다. 중소기업에서 가장 큰 피해를 낳는 기술적 결정은 대개 거창한 선택이 아니라, 관리하기에는 너무 사소해 보였던 결정이다. 압박 속에서 내려진 작고 합리적인 수정,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장기적인 비용이나 미래의 사업 리스크에 대해 아무도 묻지 않았던 선택이 결국 가장 큰 문제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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