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GPU 사업을 다시 추진하고 있다. 이번에는 데이터센터 워크로드에 초점을 맞춘다. AI 중심 수요가 시장을 재편하고 엔비디아가 이를 주도하는 상황에서, 인텔은 입지를 다시 확보하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인텔 CEO 립부 탄은 수석 GPU 아키텍트를 영입한 이후, 필요한 기능과 성능 기준을 구체화하기 위해 고객 기업과 직접 협력하고 있다. 기업과 클라우드 업체가 가속 컴퓨팅 도입을 두고 선택지를 검토하는 가운데, 보다 수요 중심적인 접근 방식으로 방향을 바꾸고 있다는 의미다.
인텔의 이번 행보는 AI 가속기 수요 증가로 인해 데이터센터 투자 구조가 바뀌는 흐름과 맞물려 있다. 현재 기업과 클라우드 업체가 선택할 수 있는 GPU 옵션은 줄어들고, 조달까지 걸리는 시간은 길어지고 있다.
인텔이 외장형 그래픽 시장에 도전한 것이 처음은 아니지만, 이번에는 GPU 전략을 데이터센터 로드맵과 전반적인 제조 전략에 더욱 긴밀하게 연결했다는 점이 다르다. 고객과의 협업을 강화하는 동시에 첨단 공정 기술을 결합해 시장에서 실질적인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인텔의 기업 시장 경쟁력
테크인사이츠의 반도체 애널리스트 마니시 라와트는 “인텔이 CPU, GPU, 네트워킹, 메모리 일관성을 긴밀하게 통합한 구조를 갖추고 있어 기업용 추론,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규제 산업이나 온프레미스 환경에서 강점을 지닌다”라고 설명했다. 이들 영역에서는 최고 수준의 성능보다 비용 관리와 운영 단순성이 더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다.
해당 영역에서 인텔은 인프라를 통해 엔비디아의 확장 속도를 제한하고, 고객의 특정 벤더 종속을 완화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공급망 신뢰성 역시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한 강점으로 꼽힌다. 주요 클라우드 업체는 단일 벤더에 의존하지 않기 위해 신뢰할 수 있는 대안을 찾고 있다. 다만 이는 인텔이 여러 제품 세대에 걸쳐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로드맵을 제시할 수 있을 때에만 가능하다.
라와트는 소프트웨어 영역에서 인텔에 제약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결정적인 병목은 소프트웨어”라며, “엔비디아 쿠다(CUDA)는 모델, 파이프라인, 데브옵스 전반에 걸쳐 사실상의 산업 표준처럼 자리 잡고 있다. 따라서 기존 쿠다 환경에서 다른 플랫폼으로 옮기는 비용이 크지 않다는 점과, 지속적인 최적화 과정이 보이지 않는 엔지니어링 부담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입증하는 것이 인텔의 과제”라고 분석했다.
기업 입장에서는 이런 소프트웨어 격차가 플랫폼 전환에 따른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
포레스터의 부사장 겸 수석 애널리스트 찰리 다이는 인텔이 CPU와 GPU, 네트워킹을 보다 긴밀하게 통합할 경우 기업과 클라우드 업체의 전반적인 시스템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쿠다 생태계의 높은 점유율이 여전히 플랫폼 전환의 가장 큰 장벽이라고 지적했다.
다이는 “하드웨어 통합이 아무리 탄탄하더라도, 주류 머신러닝·딥러닝 프레임워크와 개발 도구와의 완벽한 호환성이 보장되지 않으면 구매자는 쉽게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옴디아의 수석 애널리스트 리안 지에 수는 인텔이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인정받는 수준의 성능과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는 쿠다가 방대한 라이브러리와 도구, 개발자 인지도를 바탕으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인텔이 개발자 친화적인 도구와 SDK를 제공하고 최첨단 AI 애플리케이션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GPU를 내놓는다면 개발자들이 인텔 GPU를 채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의 구매 관점에서 보면, 이는 인텔의 과제가 하드웨어의 완성도보다는 이미 깊이 고착된 플랫폼 종속 구조를 얼마나 극복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는 의미다.
사이버미디어 리서치 산업 리서치 그룹의 부사장 프라부 람은 “개발자 도구의 완성도와 폭넓은 호환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성능이나 가격 경쟁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GPU와 CPU, 네트워킹을 긴밀하게 통합해 효율성을 높이더라도, 쿠다에 종속된 데이터센터 생태계는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려는 기업에게 여전히 가장 큰 장벽”이라고 말했다.
중국 기업이 경쟁 변수
최근 중국 기술이 조명을 받으면서, 인텔은 서구 기업을 대상으로 신뢰할 수 있는 대안 업체로서의 입지를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립부 탄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규제에도 불구하고 화웨이가 최고 수준의 반도체 설계 인재를 영입하고 있는 점에 놀랐다고 언급했다. 그는 서구 기업이 경계를 늦출 경우 중국이 기존 업체를 앞지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라와트는 “화웨이는 단기적인 벤치마크 성능 경쟁이 아니라 장기적인 성장 궤적에 집중하고 있다. 전자 설계 자재(EDA)의 독립은 더딜 수 있지만 방향성은 분명하다. 수많은 인재가 도구 부족을 보완하고 있고, ‘충분히 경쟁력 있는’ 병렬 설계 방식이 확산되면서 미국의 기술 제약 효과도 점차 약화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애널리스트들은 화웨이가 글로벌 시장에서 엔비디아를 능가하지 않더라도 전략적으로는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중국 내 데이터센터 수요를 자국 기술로 충당하고, 서구 공급망 의존도를 낮추며, 자국 내에서 학습과 최적화가 이뤄지는 폐쇄형 구조를 구축하는 것만으로도 장기적인 경쟁 구도를 바꿀 수 있다는 설명이다.
dl-ciokorea@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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