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노버는 12일 기자 간담회를 열고 ‘CIO 플레이북 2026‘ 조사 결과와 함께 기업 AI 확산 트렌드 및 인프라 전략을 발표했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은 CIO 플레이북은 IDC와 공동으로 아시아태평양 10개 지역 CIO 92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를 바탕으로 한 연례 보고서다.
신규식 한국레노버 대표는 올해 CIO 플레이북에서 주목할 변화로 기업의 우선순위 전환을 꼽았다. 2025년에는 AI를 실험적으로 도입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2026년에는 매출 및 수익 성장 확대가 최우선 과제로 부상했다. AI 통합 고도화와 혁신·재발명이 그 뒤를 잇고 있어, AI가 단순 기술 실험을 넘어 비즈니스 핵심 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해당 조사에 따르면, 체계적 AI 파일럿 운영 비율은 29%에서 66%로 증가했고, 도입 검토 단계에 머물러 있는 기업은 56%에서 19%로 줄었다. 96%의 CIO가 AI 프로젝트 확대를 계획하고 있으며, 전년 대비 평균 15% 이상 투자를 늘릴 예정이다. AI 투자 1달러당 약 2.85달러의 ROI를 기대하고 있으며, 고객 서비스 개선, 임직원 몰입도 향상, 의사결정 속도 개선 등 비재무적 성과에서도 유의미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 시장에서도 AI 도입 속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레노버 조사에 따르면, 작년만 해도 AI를 도입하고 있던 한국 CIO 비율은 10%에 불과했으나, 지난 12개월간 도입 속도가 약 7배 빨라졌다. 한국은 아태 지역 평균 66%를 웃도는 AI 도입률을 기록했다.
윤석준 레노버 글로벌 테크놀로지 코리아(ISG) 부사장은 이러한 7배 성장 배경과 관련해 한국 CIO들의 AI 투자 우선순위가 외부 AI 컨설팅과 서드파티 AI 서비스에 집중된 점에 주목했다. 그는 “역량을 내부에서 천천히 축적하기보다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는 기업들의 긴박함이 반영된 결과”라고 해석했다.
한편 에이전틱 AI에 대한 관심도 전년 대비 68% 증가하며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다만 응답자의 51%는 실질적 준비까지 12개월 이상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윤 부사장은 이런 시간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기업들이 규제, 거버넌스, 보안, ROI 검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통제력을 유지하면서 확장 가능한 에이전틱 AI를 모색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 부분은 실제로 조사결과에도 반영됐다. 한국 기업의 76%는 하이브리드 AI 배포 방식을 표준으로 채택하고 있으며, 섀도우 AI가 AI 거버넌스의 가장 큰 우려 사항으로 지목됐다. 데이터 보안과 책임감 있는 AI 운영이 그 뒤를 이었다.
판 호 레노버 솔루션 & 서비스 그룹(SSG) 아시아태평양 총괄 디렉터 및 GM은 최근 변화하는 CIO 역할이 AI 도입 과정에 일정한 시간이 필요한 이유와도 맞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에는 CIO가 우리와 기술에 대해서만 이야기했다면 이제는 이사회에 불려가 재무, 법무 등 다양한 부서와 논의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단순히 인프라와 기술을 도입하는 것을 넘어 ROI를 입증하고 규제 준수를 보장해 기업 리스크를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부서 간 협업이 훨씬 더 중요해졌다”라고 말했다.
AI 확산 속 필요한 CIO 리더십은?
수미르 바티아 레노버 인프라스트럭처 솔루션 그룹(ISG) 아시아태평양 사장은 이러한 전환 속에서 CIO의 역할 변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CIO는 단순히 IT 인프라를 관리하는 역할을 넘어 조직의 AI 전략을 설계하고 전반적인 전환을 조율하는 ‘아키텍트’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CIO가 실행해야 할 과제로 ▲AI를 또 하나의 기술 프로젝트가 아닌 기업의 성장 동력으로 바라볼 것 ▲AI 활용을 IT 부서에 한정하지 않고 인사·마케팅·공급망·물류 등 조직 전반으로 확장할 것 ▲보안과 거버넌스를 사후 대응이 아닌 AI 여정 설계 단계에서부터 내재화할 것을 제시했다.
기업들이 AI 도입에 대한 구체적인 ROI와 생산성 검증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판 호 총괄 디렉터는 “고객마다 ROI의 형태가 매우 다르다”라며 기업들이 AI 성과를 단순한 생산성 향상 지표로만 평가하지 않는 점에도 주목했다. 호 디렉터는 “고객들이 설정하는 KPI는 고객 경험 개선, 프로세스 간소화, 매출 확대 등 매우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 고객사는 외부 성과 지표보다 직원 만족도를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았다”며 “높은 이직률을 겪던 기업에게는 AI를 통한 업무 환경 개선 자체가 핵심 ROI였다”고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이처럼 AI 투자 효과는 산업과 활용 방식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바티아도 이에 동의하며 “ROI가 반드시 금전적 수익일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직원이나 부서 단위의 효율성 향상이 결국 기업의 최종 수익으로 이어진다”며, AI의 가치가 현장의 효율성에서 출발해 궁극적으로 재무적 성과로 연결되는 구조임을 언급했다.
신규식 대표는 이러한 상황에서 레노버의 기술이 기업들의 AI 도입을 보다 빠르고 안정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레노버의 기술적 차별점을 두 가지로 설명했다.
그는 “레노버의 본질적 강점은 컴퓨팅에 있다”며 “데이터가 생성되는 에지 환경부터 컴퓨팅 파워를 충분히 활용해 실제 프로세스 개선과 비즈니스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고성능 인프라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글로벌 경험을 통해 축적한 ‘AI 라이브러리’도 레노버만의 강점으로 꼽았다. 신 대표는 “고객이 처음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레노버가 전 세계에서 쌓은 레퍼런스와 노하우를 활용해 AI 도입 속도를 빠르게 높일 수 있다”며 “이것이 레노버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jihyun.lee@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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