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타임 인스티튜트(이하 업타임)의 ‘2026년 데이터센터 전망’ 조사에 따르면, 데이터센터 산업은 기술적 대응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전력 수급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
업타임 리서치 총괄 디렉터인 앤디 로렌스는 성명을 통해 “핵심 디지털 인프라는 계속해서 확대되고 있지만, AI가 수요 구조를 어떻게 변화시킬지를 두고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 계획과 회복 전략 수립이 한층 어려워지고 있다. 데이터센터 설계와 구축 방식도 점차 다양화되고 있으며, 탄소 포집 기술, AI, 데이터센터 자동화 분야에서 투자와 기술 개발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데이터센터 건설 속도와 새로운 발전 및 송전 설비를 실제로 가동하기까지 걸리는 시간 사이의 격차가 점차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우려 요인으로 지목됐다.
로렌스는 “올해 전망은 2025년 예측을 바탕으로 하며, 업계의 지속적인 성장과 그에 따른 과제에 초점을 맞춘다. 현재로선 AI가 데이터센터 성장 속도를 높이는 강력한 변화 요인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업타임이 제시한 2026년 데이터센터 산업의 주요 전망 5가지를 소개한다.
1. AI 인프라 업체의 쏠림 현상 심화
업타임에 따르면, 많은 기업이 AI 도구를 실험하는 동안 AI를 뒷받침하는 인프라는 몇몇 소수 업체에 점점 더 집중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업타임 리서치 디렉터인 다니엘 비조는 “기업과 소비자 전반에서 AI 도구 활용이 확대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AI 연산이나 AI 인프라까지 고르게 분산되는 것은 아니다. AI 연산 인프라의 집중도는 앞으로 몇 년간 오히려 더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타임은 대부분 기업의 AI 인프라 투자가 비교적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업은 추론(inference)과 일부 학습에만 투자를 집중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며, 추론 중심의 워크로드는 대규모 용량 확대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비조는 “AI 연산 인프라가 소수 업체에 쏠리는 흐름은 향후 몇 년간 소폭이지만 계속 강화될 것”이라며 “2026년 말까지 생성형 AI와 인접 워크로드를 운영하기 위해 전 세계 데이터센터에 약 10기가와트(GW)의 새로운 IT 부하가 추가될 것”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전 세계적으로 약 1,300만~1,500만 개의 GPU와 가속기가 배치된다는 의미이며, 이들 대부분은 슈퍼컴퓨팅 방식으로 구축될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2. 데이터센터 확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전력 공급
업타임은 가장 시급한 과제로, 데이터센터가 3년 이내에 건설할 수 있는 반면 발전 설비 구축에는 훨씬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꼽았다.
업타임 리서치 애널리스트인 맥스 스몰락스는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 단지를 구축하는 데는 3~6년이 걸리고, 복합화력발전소는 약 6년이 소요된다. 기존 원자력발전소의 경우 낙관적으로 보더라도 10년 이상이 필요하다”라고 진단했다.
업타임은 데이터센터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고 성장 흐름이 예측 가능하던 시기에는 이러한 격차를 관리할 수 있었지만, 현재는 프로젝트 규모가 수십에서 많게는 수백 메가와트 단위로 커지면서 단기간에 필요한 전력을 확보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해졌다고 지적했다.
스몰락스는 “많은 데이터센터가 2026년부터 본격적으로 드러날 위기의 규모와 심각성에 충분히 대비하지 못한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 무엇을, 어떻게, 어디에 건설할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는 발전과 배전 설비가 될 것이며, 이러한 전력 위기는 수년간 이어질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업타임은 주요 지역에서 전력 비용이 상승해 데이터센터 건설사가 점차 2차 시장으로 눈을 돌릴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데이터센터가 전력망에 연결되는 조건으로, 전력 수요가 집중되는 시간대에는 외부 전력 사용을 줄이고 자체 발전 설비를 가동하는 등 수요 조절에 협력해야 할 가능성도 높다고 분석했다.
3. 탄소 포집 기술에 주목
일부 데이터센터는 천연가스 발전을 통해 전력을 확보하려 하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또 다른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 성장에 필요한 전력 공급을 우선할 것인지, 아니면 개별 시설에 설정된 탄소중립 목표를 충족할 것인지를 두고 판단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업타임은 탄소 포집 및 저장(CCS) 시스템이 2026년 이후 이론적 논의를 넘어 실용 단계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했다. CCS는 발전이나 산업 공정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고 포집해 저장하거나 다른 장소로 운송해 처리하는 기술이다. 이는 그동안 경제성이 낮다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업타임은 기술 성숙도 향상과 대안 에너지원의 비용 상승, 탄소 상쇄 비용 증가 등이 맞물리면서 CCS의 경쟁력이 재평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포집한 탄소를 현지에 저장할 수 있거나, 저비용으로 운송이 가능한 지역에서만 현실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로렌스는 “이를 구현하는 한 가지 방식이 천연가스 발전이며, 이는 전력망에 연결된 가스 터빈이나 데이터센터 부지 내에 설치된 자체 가스 터빈 형태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최근 CCS 기술을 통합할 수 있는 기업과 협력하려는 데이터센터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번 전망의 핵심은 일부 지역에서 CCS가 대규모로 적용 가능한 현실적인 선택지로 바뀌고 있다는 점”이라며, “기술 발전과 대안 에너지원의 높은 비용 등 여러 요인이 맞물리면서 CCS가 실제로 도입할 수 있는 기술로 자리 잡고 있고, 특정 환경에서는 충분히 확장 가능한 해법이 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4. 규모 확대가 새로운 과제로 부상
업타임은 데이터센터의 규모가 커지고 특정 지역에 집중될수록 운영 안정성 리스크도 함께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로렌스는 “개별 데이터센터의 물리적 규모뿐 아니라, 대규모 데이터센터가 특정 지역에 밀집되는 현상 자체가 상당한 리스크를 만들어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노후화된 송전 설비와 간헐적으로 발전되는 재생 에너지의 비중 확대가 전력망 불안정성을 키우고 있으며, 대규모 데이터센터가 한 지역에 몰려 전력망 안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업타임은 이러한 변화에 규제 당국도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여러 국가에서 데이터센터가 더 큰 전압 변동을 견딜 수 있도록 요구하고, 전력망 이상 발생 시 부하 차단을 피하거나 지연하도록 하는 새로운 규제를 검토하고 있다.
5. 데이터센터 AI 자동화, 실운영 단계로 전환
2026년에는 AI 기반 데이터센터 자동화도 실험 단계를 벗어나, 일상적인 운영을 지원하는 수준으로 전환될 전망이다.
업타임의 리서치 애널리스트인 랜드 탈리브는 “2026년에는 AI에 기반한 데이터센터 운영이 목표 지향적으로 초기 단계에 접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데이터센터 자동화가 냉각 및 전력 최적화를 위한 강화 학습, 하이브리드 디지털 트윈, 업무 흐름을 지원하는 산업용 코파일럿, 실시간 센서 데이터에 대응해 자동으로 반응하는 고도화된 규칙 기반 오케스트레이션 등을 중심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앞으로 1~2년 동안 업계는 완전한 무인·자율 운영으로 가기보다는, 사람이 관리·감독하는 범위 안에서 실용적인 자동화를 단계적으로 도입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라며 “이러한 자동화는 당장 데이터센터 운영을 대체하기보다는 업무 부담을 줄이고 더 안정적으로 운영되도록 지원하는 데 목적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초대형 클라우드 업체와 코로케이션 업체는 비교적 빠르게 AI 자동화 도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대부분의 업체는 점진적인 업그레이드를 통해 신중하게 접근할 가능성이 크다. 업타임은 전력 제약을 완화할 수 있는 비교적 쉬운 해법이 이미 대부분 소진됐다며, AI 지원 경쟁이 전력망과 공급망, 기존의 운영 안정성 전략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로렌스는 “AI가 지배적인 화두로 떠오른 지는 오래되지 않았다”라며 “많은 데이터센터 업체가 명확한 AI 수요가 확인되기 전까지는 신중한 계획 단계에 머물고 있다”라고 전했다.
dl-ciokorea@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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