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혁신적 CIO’로 인정받는 일은 명예의 상징과도 같다. 디지털화와 혁신에 초점을 맞춘 CIO닷컴의 ‘2024 CIO 현황 조사’에 따르면 IT 리더의 40%가 스스로를 ‘혁신적’이라고 생각했다. 반면 23%는 자신을 ‘기능적’이라고 했는데, 이는 여전히 기존 기술 인프라를 최적화하고 현대화하며 보안을 유지하는 등 기능적인 측면에 중점을 두는 이들이 많다는 의미다.
IT 리더 응답자의 거의 절반(49%)은 향후 더 전략적인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36%는 혁신적 업무에 큰 비중을 둘 것으로 전망했다. 기능적 업무에 전념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14%에 그쳤다. 이번 조사는 875명의 IT 리더와 251명의 사업 부서 참가자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경영 고문이자 신흥 기술 분석가인 케이트 오닐은 “더 현대적으로 변화하지 않고 예상되는 미래 요구에 맞춰 혁신하지 않으면 CIO는 조직을 더 큰 취약점과 경쟁상의 열세에 노출시킬 수 있다”라고 말했다. 오닐은 출간을 앞둔 책 ‘다음에 중요한 것(What Matters Next)’의 저자이기도 하다.
다만 CIO가 기능적 업무에 중점을 둔다고 해서 효율적이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센라(Cenlar)의 수석 부사장 겸 CIO인 스티브 테일러는 “특히 IT 리더가 기존 시스템의 지속적인 개선을 우선시하고 있다면 충분히 효율적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강력한 운영 통제와 최신 보안 및 기술을 갖추면 조직 전반에 걸쳐 높은 성과를 유지하면서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CIO가 혁신적인지 아닌지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몇 가지 분명한 징후와 좀 더 미묘한 징후가 있다. 혁신적이지 않은 CIO의 7가지 징후와 변화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일상적인 업무에만 집중한다
오닐은 기능 중심 CIO의 주요 관심사가 새로운 역량에 투자하는 대신 레거시 시스템과 오래된 기술을 유지하는 데 집중하며 비용을 지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테일러는 기능 중심 CIO가 일상적인 IT 업무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가 말한 일상적 업무에는 시스템 및 서비스 안정성 유지, 비용 절감 및 효율성 향상, 리스크 관리 및 IT 시스템의 보안과 신뢰성 확보, 기존 기술의 지속적인 지원 및 일일 지표 추적 등이 있다.
테일러는 “이들은 비즈니스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혁신적인 방법을 도입하려는 도전을 기피하고 현상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다. 새로운 기술에 대한 대화를 피하며 기존 프로세스를 유지하는 것을 선호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사고방식은 창의성과 성장을 제한하고, 변화하는 시장 역학에 발맞추려는 조직의 노력을 방해할 수 있다”라고 언급하면서, 변화를 수용하고 지속적인 운영 개선을 추구하는 경쟁사에 조직이 뒤처지도록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비전이 없다
MIT 정보 시스템 연구센터(CISR)의 연구 과학자인 이나 세바스찬 박사는 “기능 중심 CIO는 비즈니스 모델을 재구상할 비전이 부족하고 혁신을 주도하기보다는 기존 시스템을 유지하는 데 너무 좁게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CIO는 고객 요구에 맞도록 기술 투자를 조정하거나, 디지털 전략을 논의하고 우선순위를 정하기 위한 공통 프레임워크와 언어를 만들거나, 디지털 혁신의 복잡성을 탐색하기 위한 명확한 전략을 개발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지 않을 수 있다”라고 진단했다.
기술이 어떻게 비즈니스를 변화시킬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비전을 CIO가 표현할 수 없다면 직원은 영감을 받기 어려울 수 있다. 일부 CIO는 AI나 머신러닝과 같은 신흥 기술에 투자하는 것을 꺼리며, 이를 경쟁 우위를 얻기 위한 도구라기보다는 실험적인 것으로 여긴다.
또한 이들은 장기적인 전략적 목표보다는 단기적인 이익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다른 부서의 요구와 과제를 이해하기 위해 소통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지표인데, 이는 운영의 사일로화를 초래하고 혁신을 이끌 기회를 놓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한편 탬파 종합병원의 수석 부사장 겸 최고 디지털 및 혁신 책임자인 스콧 아놀드는 기능 중심 CIO가 “기본적인 IT 운영과 유지보수 업무가 잘 수행되도록 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속도가 부족하고 시장 변화에 대응하는 데 다소 느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혁신을 추진하는 기술 리더들과 달리 기능 중심의 CIO가 성장과 시장 리더십의 가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언급했다.
테일러도 이에 동의하며, 팀의 효율성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려면 작업 자동화, 품질 관리, 규정 준수, 고객 상호 작용, 배송 속도 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에코스토어 테크놀로지의 다니엘 클라이즈데일-코터 CIO는 “전통적인 방식의 CIO는 비용 중심 개념을 중요시한다. 다시 말해 특정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개선해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하는 대신, 차지백/쇼백 모델을 만들거나 특정 비즈니스 프로세스의 비용에 초점을 맞춰 작업을 수행한다”라고 말했다.
리스크를 회피하고 변화에 쉽게 적응하지 못한다
기능 중심의 CIO는 당장의 리스크를 피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단기적으로 안전해 보이지만 종종 회사가 뒤처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들은 일반적으로 현상 유지에 집중하며, 혁신보다는 안정성을 우선시한다. 기존 비즈니스 모델을 방해할 수 있는 신기술에 대한 투자를 피한다. 기능에 집중하는 CIO는 일반적으로 IT를 전략적 파트너가 아닌 지원 역할로 보는데, 이는 의미 있는 변화를 주도할 능력을 제한할 수 있다.
반대로 디지털 혁신 마인드를 가진 CIO는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실패로부터 배우며, 빠르게 반복하는 것을 즐긴다. 다시 말해 혁신을 통해 성장한다.
불가리아의 디지털 마케팅 기업 퍼포말리스(Performalis)의 IT 부문장인 파나요트 칼리노프는 “조직 전체를 현대화하려는 기업의 CIO와 함께 일한적이 있었다. 문화적 저항, 오래된 프로세스, 제한된 리소스 때문에 현대화가 쉽지 않았다”라고 언급했다.
칼리노프는 리스크를 기꺼이 감수하고 기술이 고객 경험을 향상시킬 방법에 대해 전략적으로 접근하려는 CIO의 의지가 중요한 차이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해당 기업은 애자일 방법론을 구현하고 고객 중심의 혁신에 집중함으로써 현대화 과제를 달성했을 뿐 아니라 업계의 리더가 됐다”라고 말했다.
전략적 IT 이니셔티브를 회사 목표에 맞추지 않는다
오닐은 IT 이니셔티브를 더 광범위한 비즈니스 목표 및 미래 시장 트렌드에 맞추지 못하는 것이 혁신적이지 않은 CIO의 주요 징후라고 지적했다.
칼리노프는 CIO의 비즈니스 통찰력이 부족하고 기술과 비즈니스 목표 간의 연관성을 파악하지 못할 때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것이 혁신의 주요 장애물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기술 팀이 혁신을 추구하고 있지만 회사의 목표와 일치하지 않아 실제 가치를 창출하지 못하는 조직에서 일한 적이 있다. 비즈니스의 언어를 구사하지 못하는 CIO는 회사의 수익에 영향을 주지 않는 기술 프로젝트만 이끌게 될 수 있다”라고 언급했다.
마빈(Marvin)의 최고 디지털 책임자 릭 존슨은 “CIO가 조직의 목표와 IT 이니셔티브를 일치시킬 때만 진정한 혁신이 일어날 수 있다. 현대 기술은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새로운 비즈니스 성과를 창출할 수 있다. 혁신적 CIO는 조직이 그 가능성을 볼 수 있도록 비전을 제시하고, 실현을 위한 로드맵을 만들어 실행한다. 전통적인 CIO는 다른 부서에 비전을 맡기고 높은 수준의 실행을 보장하는 데만 집중했다”라고 설명했다.
데이터를 충분히 활용하지 않는다
결국 모든 것이 데이터에 달려 있다. CIO 현황 조사에 따르면 IT 리더는 향후 AI 이니셔티브 외에도 사이버 보안(70%), 데이터 프라이버시 및 규정 준수(61%), 데이터 분석(54%)과 관련된 노력을 더 많이 지원할 것으로 예상했다.
클라이즈데일-코터는 “혁신적이거나 비전이 있는 CIO는 모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핵심 원칙인 데이터 기반 혁신 방식을 활용한다. CIO가 기존 IT 관리를 넘어서는 데 집중하지 않으면 AI와 자동화를 포함한 분야에서 비즈니스 관련 결정을 내리는 데 필요한, 정확하고 시의적절한 정보에 대한 의사 결정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어렵다. 데이터는 CIO의 비전에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라고 말했다.
존슨은 “CIO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에서 가치를 창출하는 방법을 조직이 이해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고급 분석과 생성형 AI가 데이터에 의존하고 있고, 많은 리더가 AI의 잠재력에 관심을 갖고 있다. 혁신적 CIO는 가능한 것에 대한 비전을 제시할 뿐만 아니라 그 비전을 실현하는 데 무엇이 필요한지 조직이 이해하도록 도와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존슨은 “기능 중심 CIO는 데이터 웨어하우스와 데이터 인프라를 관리하는 데 집중하고, 데이터 큐레이션과 인사이트 도출은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경향이 있다. 반면 혁신적 CIO는 데이터가 어떻게 가치를 창출하는지를 이해하고 설계하며, 전체 데이터 가치 사슬을 관리한다”라고 덧붙였다.
커뮤니케이션 기술이 부족하고 이해관계자와 소통하지 않는다
커뮤니케이션에 능숙하지 않고 이해관계자와 정기적으로 소통하지 않는 CIO는 대개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 어렵다. 또한 IT와 비즈니스 부서 간의 상호 협력을 장려할 수 없다.
새로운 기술의 이점을 다른 임원이나 비즈니스 관계자에게 명확히 설명하지 못하는 CIO는 중요한 프로젝트에 대한 동의를 얻는 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기술 관련 역량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결정을 내린 이유를 비전문가인 이해관계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방식으로 설명해야 한다. 그렇지 못한 CIO는 지원 부족으로 인해 주요 이니셔티브가 지연되거나 아예 시작조차 하지 못하는 상황을 겪을 수 있다.
CIO 현황 조사에 따르면 63%의 CIO가 향후 12개월 동안 비즈니스 요구를 결정할 때 사업 부서 임원들과 더 자주 협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IT 부서의 실험과 업스킬링을 돕지 않는다
CIO는 전략적 혁신 업무와 최적화 의무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로 인해 숙련도를 높일 여유가 거의 없다. CIO 현황 조사에 따르면 전략적이고 혁신적인 업무에서 IT 리더들이 시간과 에너지를 빼앗기는 가장 큰 요인은 인력 및 기술 부족이었다. IT 리더 응답자의 39%가 이를 지적했으며 교육(71%)과 정부(67%) 분야에서 특히 높게 나타났다.
클라이즈데일-코터는 “계속해서 ‘문제없이 작동하는’ 데만 집중해 온 CIO는 이제 심각한 과제에 직면해 있다. 업무 기능 자동화를 위해 수용력이 떨어지는 인력을 재교육하지 않으면 운영 효율성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지속적인 학습과 개발을 우선시하지 않으면 IT팀은 새로운 기술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데 필요한 기술을 갖추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새로운 아이디어가 장려되지 않으면 IT팀은 목적의식이나 흥미를 잃을 수 있다. 칼리노프는 “팀이 실험할 권한을 부여받으면 혁신을 이끌 수 있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더 쉽게 떠올릴 수 있다. 팀원들이 자신의 프로젝트에 주인의식을 갖고 새로운 접근 방식을 시도하도록 장려하면 혁신적 리더로서의 역할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혁신을 이끄는 CIO가 되는 방법
센라의 테일러는 혁신을 이끄는 CIO가 “변혁, 혁신, 기능적 운영 모두에 집중할 수 있는 최고의 인재를 고용하려고 노력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혁신적 CIO는 전반적인 비즈니스 목표를 지원하는 새로운 기술과 혁신 전략에 대한 명확한 비전을 선제적으로 제시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테일러는 “팀원들이 지속적으로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창의성과 솔루션 지향적인 운영 문화를 조성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그 결과 IT팀은 고객의 요구와 운영 트렌드에 적응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혁신을 주도하는 위치에 있다”라고 말했다.
오닐은 혁신적인 CIO가 되려면 비즈니스 전략과 일치하는 미래 지향적인 비전을 개발하고 IT팀 내에서 지속적인 학습과 실험의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CIO는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하고 미래의 과제에 대비하는 프로젝트에 우선순위를 두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다른 최고 경영진과 협력해 비즈니스 요구 사항을 이해하고 구체화할 수 있다. 물론 잠재적인 경쟁 우위를 제공할 신기술에도 투자해야 한다.
오닐은 “사후 대응적인 사고방식에서 사전 예방적인 사고방식으로 전환해야 빠르게 진화하는 디지털 환경에서 조직이 단순히 따라잡는 데 그치지 않고 앞서 나가도록 이끌 수 있다”라고 말했다.
“CIO가 반응적 사고방식에서 선제적 사고방식으로 전환함으로써 급속히 진화하는 디지털 환경에서 조직이 단순히 따라잡는 것이 아니라 앞서 나가도록 이끌 수 있다”라고 말했다.
탬파 종합병원의 아놀드는 좀 더 소프트한 측면을 부각했다. 그는 “진정성, 친절, 투명성의 문화를 발전시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것은 지속적인 변화를 받아들일 준비가 된 팀을 만드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그는 혁신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영감 넘치는 팀이 100%를 발휘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덧붙였다.
아놀드는 CIO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지원하기 위해 코칭과 피드백에 열려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기술의 구성 요소뿐만 아니라 비즈니스에 관심을 가지면 협업을 통해 아이디어를 더 효과적으로 만들 수 있다. 실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솔루션에 먼저 관심을 갖고 팀원들에게 그렇게 하도록 장려하는 것이 좋은 출발점이다”라고 말했다.
클라이즈데일-코터는 혁신적 CIO가 업무의 모든 측면을 조율할 방법을 알고 있을 뿐 아니라 비즈니스의 강점을 훨씬 더 잘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혁신적 CIO가 되려면 기존의 업무를 잘 관리하면서도 수익을 창출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이끌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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