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기간 데이터 기반 기업으로 변신해 온 미국의 기업 허니웰이 이제 비즈니스 전반에 걸쳐 생성형 AI를 도입하며 생산성과 협업, 혁신을 극대화하고 있다.
포춘 500대 기업에 속해 있는 허니웰은 항공우주, 빌딩 자동화, 산업 자동화, 에너지 및 지속가능성 솔루션 분야를 주력으로 하는 기업이다. 이들이 현재 마이크로소프트(MS) 365 코파일럿으로 콘텐츠를 취합하고 요약하며, 깃허브 코파일럿으로 코드를 생성하고 소프트웨어를 현대화하고 있다. 또한 세일즈포스와 SAP 통합을 통해 영업과 재무 부문에서 MS 365 코파일럿을 테스트하고 있다.
허니웰의 수석부사장 겸 최고디지털기술책임자인 쉴라 조던은 “생성형 AI는 우리가 일하고, 생활하고, 즐기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혁신적인 기술”이라고 표현했다.
현재 기준 허니웰은 전 직원 9만 5,000명이 사용할 수 있는 16개 이상의 생성형 AI 활용 사례를 발굴했다. AI 기반 IT 헬프데스크 솔루션 업체 무브웍스(Moveworks)의 AI 코파일럿 덕분에 IT 헬프데스크 요청을 자동화해 직원이 처리해야 하는 문의량(티켓)을 80%까지 줄였다. 또한 허니웰이 자체적으로 만든 AI 가상비서 ‘레드’는 35만 페이지의 제품 설명서와 5만 개 이상의 내부 기사를 활용해 질문에 답변한다.
데이터 중심의 조직
조던의 역할은 애플리케이션, 인프라, 그리고 시장 출시를 제외한 모든 데이터를 총괄하며, 시장 출시 부문은 엔지니어링 측에서 그녀의 동료인 수레시 벤카타라얄루 수석부사장 겸 최고기술혁신책임자가 담당하고 있다. 조던이 허니웰 합류 초기에 가장 중점을 둔 것은 허니웰의 시스템을 데이터 중심으로 바꾸는 일이었다.
조던은 “처음 합류했을 때만 해도 허니웰에는 4,500개의 애플리케이션이 존재했지만, 현재 1,000개로 줄여졌다”라며 “파편화된 애플리케이션을 모두 전략적 플랫폼으로 통합했고, 엔터프라이즈 데이터 웨어하우스(EDW)를 중심으로 데이터 전략을 구축했다”라고 설명했다.
허니웰은 스노우플레이크의 EDW를 활용하며, 예약, 청구, 재고, 백로그(backlog) 등 모든 핵심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고 있다. 조던은 “현재 허니웰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EDW 도입 이후 허니웰의 다음 과제는 엔드투엔드 프로세스를 간소화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영업팀과 마케팅팀, 엔지니어링팀과 제조팀 간의 원활한 업무 경험을 촉진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서는 기술이나 판단력이 크게 필요하지 않지만, 가치 있는 역량을 가진 직원의 시간을 많이 소모하는 관리 업무와 반복 작업을 줄이거나 없애야 했다.
조던은 “우리 엔지니어들은 단순히 타이핑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시스템 엔지니어로 일하고 싶어 한다. 깊게 생각하고, 코드를 분석하며, 그 기능과 한계를 평가하고 싶어 하는 것이다”라며 “코드 입력 작업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생성된 코드를 검토하고 이해하는 과정의 가치 또한 분명 엄청나다”라고 밝혔다.
허니웰이 생성형 AI를 적극적으로 도입할 수 있는 이유는 이미 탄탄한 데이터 전략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이를 도입하고 싶은 기업이 있다면 너무 성급한 행동은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생성형AI 기술은 많은 흥미로운 응용 분야가 있지만, 탄탄한 데이터 전략이 필수적인 첫 단계라는 것이다.
조던은 “데이터 전략 없이는 생성형 AI 전략을 세울 수 없다”라며 “다행히 허니웰 데이터는 완벽하진 않지만, 데이터 기반 통찰력으로 기업을 운영할 만큼 훌륭하다. 이제 생성형 AI를 접목해 새로운 지식과 통찰력,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AI 도입을 위한 조직 체계 구축
허니웰은 생성형 AI의 혁신적 잠재력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아예 내부 부서에 AI 프로그램 리더를 따로 임명했다. AI 프로그램 리더는 허니웰 내 각 조직과 사업부별로 일종의 ‘AI 대사’를 선정하고, 이들은 정기적으로 만나 생성형 AI의 잠재적 활용 사례를 논의하고 있다. 이후 조던의 팀이 대략 격주에 한 번씩 모여 우선순위를 결정한다.
조던은 “우선순위를 정할 때는 비즈니스 관점에서 어떤 것이 타당한지 결정한다”라며 “기술 전문가들이 코드 작성과 대형 언어 모델(LLM) 활용을 검토하고 기술적 가능성도 회의에서 평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기술 전문가는 기술적, 시간적 관점에서 활용 사례 구현 가능성을 조언하고 아이디어의 실현 가능성을 확인한다. 조던은 이 단계에서 측정 가능한 결과와 함께 신속하게 전달할 수 있는 실질적인 비즈니스 가치를 지닌 프로젝트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너무 큰 규모로 시작해 난관에 부딪히거나, 작게 시작해 전략적 가치가 낮은 일을 하는 함정을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던은 “AI 도입에 있어 작은 성과들이 모여 큰 성공으로 이어지는 선순환과 지속적인 추진력이 핵심”이라고 “몇 년이 걸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싶지는 않다”라고 밝혔다.
조던은 마케팅, 콘텐츠, 프로젝트 관리 관련 업무가 좋은 후보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프로젝트 관리자는 회의록 작성과 후속 조치를 위해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데, 생성형 AI가 이를 자동화하면 효율성이 크게 향상된다. 또한, 법무 부문에서도 AI 코파일럿을 활용해 계약서에서 중요한 데이터를 추출할 수 있다.
허니웰은 생성형 AI 도입을 지원하기 위해 자체적인 ‘생성형 AI 아카데미’를 만들어 기술 및 비즈니스 직군 직원들을 교육하고 있다. 이런 교육으로 비즈니스 분야 직원이 AI 대사에게 요구사항과 아이디어를 더 잘 전달할 수 있도록 만들려는 것이다.
조던은 “어떤 일을 해야 하고, 하지 말아야 하는지를 조직 전체가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라며 “‘액셀러레이터(Accelerator)’라는 경영 운영 시스템을 통해 정보와 교육 자료를 제공하며, 생성형 AI 아카데미를 통해 직원과 소통하고, 교육하며, 역량을 키우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비즈니스 가치 평가
AI 프로젝트 선정 과정에서 조던의 팀은 ‘가치 가설(value hypothesis)’이라는 것을 설정한다. 진행하려는 프로젝트가 비즈니스에 어떤 가치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는지 예측하는 것이다. 이후 팀은 활용 사례에 적합한 기술을 선택하고 단기적으로 개념 증명(PoC)을 실행한다.
조던은 “대규모 언어 모델이라면 바로 진행한다”라며 “첫날부터 완벽할 순 없으니 반복 작업을 한다”라고 밝혔다.
PoC 과정과 생산 단계 배치 이후에도 팀은 정기적으로 결과를 추적하고 가치 가설과 비교한다. 그리고 매월 그 결과를 비즈니스에 보고한다.
조던은 “만약 결과가 나오지 않거나, 강제적으로 도입을 유도해야 한다면 잘못된 사용 사례일 가능성이 높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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