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리케이션 설계에서 ‘사용성’이란 대상 사용자가 시스템을 쉽게 탐색하고 효과적으로 작업할 수 있도록 직관적인 인터페이스 설계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했다. 시각적 요소와 상호작용성은 여전히 중요한 기준이지만, 사용자의 비판적 사고 역량이 점점 감소함에 따라 IT 부서는 도구 설계 시 사용성을 더 깊이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시스템과 비즈니스 프로세스의 단순화를 사용성의 핵심 요소로 포함시켜 인적 오류 가능성을 줄여야 한다.
애플리케이션에 새로운 프로세스가 도입되거나, 기능이 크게 변경되거나, 처리 예외가 발생할 때 사용자들이 겪는 문제점을 관찰하면 프로세스 설계를 심층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사용성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단순히 보기 좋은 인터페이스를 넘어, 사용자가 업무 흐름과 프로세스 자체를 이해할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
몇 년 전 금융 기관의 CIO로 근무하던 시절, 관리 지역이 심각한 지진 피해를 입었을 때 그 중요성을 직접 목격했다.
당시 지진으로 인해 휴대전화를 포함한 지역 전체의 서비스가 중단됐다. 데이터센터는 오프라인 상태가 되고 손상됐다. 고객들은 거래를 위해 지점으로 몰려들었지만, 시스템이 다운돼 창구 직원이 도움을 줄 수 없었다. 다행히 지역사회에는 나중에 시스템에 입력할 수 있는 수기 원장으로 거래를 진행할 줄 아는 은퇴 전문가들이 있었다. 당시의 교훈은 지금도 잊지 않고 있다. 즉, 신입 직원들은 자신이 속한 비즈니스의 기본 프로세스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오늘날에는 자동화가 진행됨에 따라 직원들이 계속해서 비즈니스의 본질에서 분리되고 있다. 또한 개인의 비판적 사고 역량이 감소하기 때문에 상황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이런 트렌드를 고려했을 때, CIO와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는 애플리케이션을 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다른 관점에서 본 사용성
케임브리지 사전은 ‘사용성’을 2가지 의미로 정의한다. 첫 번째 정의는 ‘어떤 것을 사용하기 쉽다는 사실’이며, 두 번째는 ‘사용하기 쉬운 정도’다.
CIO와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들은 전통적으로 첫 번째 정의에 초점을 맞춰왔다. 애플리케이션 개발에서 이는 사용하기 쉽고 간편하게 탐색할 수 있도록 설계된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GUI) 개발을 의미했다.
그러나 케임브리지의 두 번째 정의, 즉 오늘날 애플리케이션이 정말 ‘사용하기 쉬운 정도’를 고려해 설계되고 있는지는 좀 더 살펴봐야 한다.
IT 헬프데스크 호출이 감소하고, 직원들이 관리자나 전문가를 찾아야 할 필요성이 줄어들고, 장기 직원 유지율이 좋고, 애플리케이션 오류가 발생하지 않으며, 애플리케이션이 제공하는 모든 기능이 최대한 활용된다면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안타깝게도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 사실, IT와 비즈니스 경영진이 애플리케이션 사용성을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기 전까지는 이 상황은 개선되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새로운 관점이란 애플리케이션이 비즈니스 이점을 위해 얼마나 잘 최적화됐는지를 기준으로 사용성을 정의하고 평가하는 것이다.
애플리케이션 활용도를 늘리기 위한 사용성 개선
애플리케이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CIO와 IT 직원이 취할 수 있는 조치 4가지는 다음과 같다.
1. 비즈니스 통찰력과 사용자 감수성 개발
IT 부서의 비즈니스 분석가와 개발자가 최종 비즈니스에 대해 더 많이 배울수록, 비즈니스 프로세스의 형태와 기능에 맞는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고 이러한 프로세스에 원활하게 통합할 준비가 더 잘 이뤄질 수 있다.
IT가 비즈니스와 관계를 맺을 때는 비즈니스 목표와 비즈니스 운영 방식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앱을 사용할 직원들의 기술 수준을 이해하는 것도 똑같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은행의 일선 창구 직원이 고객 방문 시 신용카드와 예금 상품을 권유하도록 하기 위해 판매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경우, 은행 창구 직원의 이직률이 매우 높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앱에 대한 직원 교육이 계속 필요할 수 있기에, 앱을 가능한 한 단순하고 사용하기 쉽게 설계해야 하며 기본적인 문제 해결 도움말을 내장해야 한다는 의미다.
개발자 입장에서는 기본 거래 화면에 복잡한 고급 기능들을 모두 표시하기보다는 필수 기능만 보여주는 방식을 의미할 수 있다. 거래 과정을 단순하고 명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화려한 부가 기능보다 핵심 기능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2. 애플리케이션 활용도에 대한 명확한 지표 설정 및 시간에 따른 측정
80/20 법칙은 여전히 유효하다. 즉, 개발된 애플리케이션의 80%는 거의 또는 전혀 사용되지 않고 20%만이 유용하다는 것이다. 이 법칙은 그 유용한 20% 내에서도 적용된다. 애플리케이션의 다양한 기능 중 실제 활용되는 것은 일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IT 부서는 개발하는 모든 요소가 더 많이 활용되어 목표치에 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사용자는 작업을 빨리 수행해야 한다는 압박을 끊임없이 받는다. 이들은 앱당 가능한 한 최소한의 작업을 수행하는 방법을 찾아 문제를 해결하고, 앱에 내장된 복잡한 고급 기능은 살펴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IT는 개발 접근 방식에 이런 변수를 담아야 한다. 일선 사용자에게는 운영 실행의 기본 사항만 포함하는 축소된 버전의 앱을 제공하고, 전문 사용자에게 백엔드의 고급 기능을 제공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
무엇이 사용되고 사용되지 않는지, 그리고 어떤 사용자 군에 의해 사용되는지를 지표로 설정하면 애플리케이션이 더 사용하기 쉽도록 보장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IT 부서의 역량이 80%의 미사용 기능이나 애플리케이션이 아니라 보다 원활한 비즈니스 가치를 제공하는 데 유용한 기능에 더 집중되도록 할 수 있다.
3. 사용자 교육 및 멘토링 지원
이직률이 특히 높은 사용자 영역이나 높은 수준의 기술이 필요한 영역에서는 사용자 교육과 멘토링이 모든 애플리케이션 프로젝트의 주요 이정표가 돼야 하며,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이 설치된 후에도 지속적으로 진행돼야 한다.
IT 부서의 비즈니스 분석가가 일부 도움을 줄 수 있지만, 궁극적인 책임은 비IT 부서에 있으며, 질문이 발생했을 때 직원을 멘토링할 수 있는 주제별 전문가를 보유해야 한다.
이런 내부 리소스를 제공하는 것은 사용자 관리자의 결정이지만, IT 리더는 CEO와 이사회에 문제를 제기해야 하는 경우에도 이들을 적극적으로 지지해야 한다. 결국 디지털 리터러시가 실패하면 보통 IT 부서가 비난을 받는다.
4. 헬프데스크 데이터 검토
IT 헬프데스크는 비교적 간과되는 전략적 자산이다. 한 가지 이유는 애플리케이션이나 시스템의 비즈니스 유용성을 심층적으로 조사할 수 있는 MRI처럼 작동하기 때문이다.
사용자 문의가 많다면, 앱이 비즈니스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거나 직원 기술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헬프데스크는 앱의 지원 요청에서 본질을 자세히 분석할 수 있다. 요청을 분석하면 직원이 사용하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애플리케이션 기능 영역을 식별할 수 있다. 헬프데스크에서 수집한 정보는 특정 앱의 실제 비즈니스 활용도를 파악하는 데 유용하다. 또한 비즈니스 관련성에 대한 IT 부서의 이해도도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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