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의 세계에서 정체성(Identity)은 의외로 복잡한 문제다. 정치적 정체성을 둘러싼 싸움, 성 정체성에 대한 혼란과 행동주의, 여타 각종 정체성 위기의 대한 담론이 헤드라인에 범람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동료 미래학자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정체성: 존엄성에 대한 요구와 분노의 정치’에서 “정체성은 우리 시대의 특징”이라고 표현했다.
이를 사회학적 범주로 한정 짓는다면 실수다. IT에도 정체성이 있으며, 그 정체성은 많은 CIO의 생각보다 더 애매하고 기업 가치에 영향을 미친다.
직업적으로 필자는 열정적이고 진정성 있게 헌신하는 의료 서비스 CIO들과 많은 시간을 보냈다. 개인적으로도 나이가 들고 개인 의료 시스템의 일부가 만료되면서 다양한 의료 전문가들과 자주 교류했다. 의료 현장의 이들에게 소속 조직의 IT에 대해 물어보면 “IT는 계약을 담당하는 부서다. 우리는 환자를 상대한다”라는 답변을 흔히 듣는다. 매번 깜짝 놀란다. 다양한 산업 분야의 IT 조직이 처한 현실을 상징하는 답변이기도 하다.
IT 정체성 정의
IT 리더들과의 토론을 통해 IT 정체성은 세 가지 중요한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사고, 대화, 행동이다. 이들 기본 요소의 적절한 균형은 IT가 가치를 창출하는 데 있어 필수적이다.
정체성은 우리 자신과 타인에게 적용하는 라벨로 시작될 수 있다. 다니엘 데넷, 알라스데어 매킨타이어, 폴 리쾨르와 같은 철학자들은 정체성이 내러티브를 통해 드러난다고 말했다. 즉, 우리는 이야기를 함으로써 스스로를 정의하게 된다. 스토리텔링은 우리가 스스로를 표현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을 소개하고, 주변 사람들을 표현하는 방식이다. IT 정체성에 있어 ‘이야기 영역’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CIO/IT 정체성은 단순히 ‘나는 이런 사람입니다/우리는 이런 조직입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뽀빠이처럼 “I yam what I yam”이라고 선언하던 시대는 지났다. CIO의 정체성은 개인의 의지로 만들어질 수 없다.
우리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관리하고 있는가? 주요 이해관계자들이 우리에 대해 말하는 이야기를 알고 있는가? 이것이 IT의 정체성을 정의하는 또 다른 렌즈다.
스토리라인 수렴
‘IT 스토리’를 말하기 전에 먼저 써야 한다. 이것이 바로 IT 정체성의 사고 부분이다. 이상적으로는 리소스 집약적인 IT 활동에 앞서 많은 양의 사고가 선행되어야 한다. 책을 쓰기 전에 먼저 조사하고 계획해야 한다.
사고(계획이라 읽는다)와 실행(구현이라 읽는) 사이의 간극을 메우는 것이 IT 정체성의 주요 과제다. 제임스 M. 스콧의 ‘블랙 스노우: 커티스 르메이, 도쿄 원폭 투하, 그리고 원자 폭탄으로 가는 길‘에서 헤이우드 핸셀 주니어 준장과 커티스 르메이 장군을 비교해보면 알 수 있다. 같은 군사 리더지만 스태프 기획자와 전투 장군으로 인식된다. 명확한 경계다. 이와 마찬가지로 CIO는 전략가 또는 실행가 중 하나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다.
CIO/IT 정체성에서 유독 중요하고 어려운 범주 중 하나는 아마도 관계성(relatability)일 것이다. 즉, CIO/IT가 이해관계자의 일상 생활에 직접적이고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다. 한 농업 비즈니스 CIO는 “이해관계자들이 우리를 흙을 적극적으로 파고드는 손가락으로 인식해야 한다”라고 설득력 있게 표현했다.
한정된 리소스로 여러 이해관계자의 ‘걱정과 고민’을 해결해야 하는 상황은 CIO/IT 정체성 측면에서 큰 도전 요소다. CIO와 IT는 어떻게든 자신들의 이야기를 모든 이해관계자의 이야기와 엮어내거나 연결시켜야 한다. 거버넌스 메커니즘만으로 이를 성공적으로 해결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CIO/IT 정체성 문제의 또 다른 중요한 범주는 명확성이다. CIO/IT가 문제에 대해 명확성을 확보할 수 있는 곳으로 인식되고 있는가? CIO/IT가 기업에서 운영 중인 다양한 기술 이니셔티브의 실제 비용을 이해할 수 있게 파악하고 있는가?
세 가지 요소 마스터하기
다행히도 CIO가 정체성 삼박자의 각 부분을 마스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에코시스템이 풍부하게 존재한다. 학계, 자문 위원회, 컨설팅 및 리서치 회사는 IT 가치 창출의 사고 부분을 보강하고 확대할 준비가 되어 있다.
CIO가 자신의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도록 도와줄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도 부족하지 않다. 미국 대통령 선거가 끝나면 저렴한 가격에 캠페인 매니저 한두 명을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행동’과 관련해서는 제 시간에, 예산에 맞춰, 기대에 부응하는 기록을 가진 실제 CIO를 언급하고 싶다. 키스팬, 웨스트젯, 맥케슨의 명예 CIO인 셰릴 스미스는 행동에 대해 유용한 책을 남겼다. ‘IT 혁신의 전날: IT 혁신을 위한 35가지 기술 리더십 사례’다.
사고, 대화, 행동의 삼박자를 수용하는 것이 고부가가치 미래로 가는 길이다. [email protected]
Read More from This Article: 칼럼 | 기업 IT의 정체성 문제 해법, 올바른 삼중주가 필요하다
Source: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