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사관리국(The US Office of Personnel Management)이 여러 연방 기관을 대상으로 CIO 직책의 요건을 재규정하라는 지침을 발표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각 기관의 CIO에 정치적 인사를 임명할 여지를 창출하고 연방 IT 시스템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하려는 의도로 풀이되고 있다.
인사관리국의 찰스 에젤 임시 이사는 2월 4일 메모를 통해 민간인 배경의 CIO를 채용할 때 능력 위주의 채용 프로세스를 중단하고 채용 범위를 확대하라고 지시했다. 그의 행보는 트럼프에 충성하는 외부인에게 자리를 열기 위한 조치로 관측되고 있다.
에젤은 이번 새 지침이 자격을 갖춘 CIO를 고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연방 정부 기관의 경우 정부 경력직 채용과 비교할 때 인재 풀이 적다고 그는 기술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이제 CIO들이 정치 영역을 보다 적극적으로 다루는 상황을 기대했다. CIO들이 직면한 정치적 문제에는 사이버 보안, AI, 클라우드 컴퓨팅,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DEI)이 포함된다고 그는 말했다. 참고로 트럼프 행정부는 연방 정부 내의 DEI 프로그램을 중단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에젤은 메모에서 “최근 몇 년 동안 정부 기관 CIO의 역할이 극적으로 변화했다. 더 이상 중립적이고 정치적이지 않은 기술 전문가의 지위에 그치지 않는다. 현대 기관 CIO의 역할은 다양한 논란이 되는 정치적 주제에 대한 정책 결정 및 정책 결정 능력을 요구한다”라고 기술했다.
자격 없는 후보자에게도 개방
그러나 오랫동안 정부 IT 전문가로 일해온 존 와일러는 이 재규정에 대해 끔찍한 생각이라고 말했다. CIO를 정치적으로 임명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 연방 IT 시스템 관리와 관련한 미국 법률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과 IT 배경 지식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그 자리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리게 된다는 것이다.
존 와일러는 2007년 미국 의회가 미국 정부에 IT 지출에 대한 자문을 제공하기 위해 만든 조직인 IT AAC(Acquisition Advisory Council)의 CEO이자 CIO다.
그에 따르면 몇몇 전직 정부 CIO는 무능했고, 다른 일부는 자신이 선호하는 IT 업체에 계약을 발주하기도 했다. 정부 CIO 자리를 고액 연봉의 민간 부문 일자리를 위한 디딤돌로 활용한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OPM이 더 나은 후보자를 찾는 것이지 당파적 충성파에게 일자리를 개방하는 것이 아니라고 그는 지적했다.
와일러는 어느 정당에 투표하는지보다 부패를 저지르지 않는 인물인지 여부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OPM이 CIO 직책을 재규정하는 대신 더 나은 역량 테스트를 개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OPM이 제 역할을 해야 한다. 그들의 결정이 국가 안보에 영향을 미친다”라고 그는 말했다.
베테랑 사이버 보안 전문가인 필립 와일리도 와일러의 우려에 공감했다. 재규정으로 인해 IT 배경 지식이 없는 사람들이 CIO 직급에 지원할 수 있게 된다면, 결과는 ‘매우 나쁠 것’이라고 그는 내다봤다.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외부인이 연방 기관에 새로운 관점을 제공할 수 있기는 하다. 그러나 임명된 사람이 기술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잘못된 결정을 내리고 보안 태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치적 논리로 내려진 결정이 재앙을 불러올 수 있다”라고 와일러는 말했다.
에젤의 메모의 메모에 담긴 지시는, 구체적으로 ‘경력 보유’(career reserved) 포지션으로 CIO를 채용하는 관행을 중단하라는 것이다. ‘경력 보유’ 포지션 조항은 공정한 업무 수행을 보장하거나 공무원의 공평성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보장하기 위해 존재해왔다. 경력 보유 포지션에 해당하는 직책의 전문가는 능력 심사 과정을 통해 선정되며, OPM 심사위원회의 승인을 통해 채용된다.
연방 기관의 CIO가 ‘일반’(general) 포지션으로 재규정되면 기관들은 외부에서 CIO를 채용할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면 특정 인물을 긴급 임명할 수 있다. 긴급 임명의 경우 임기는 최대 18개월 동안으로 제한된다.
한편 이번 OPM의 조치를 환영한 전문가도 있다. 네트워킹 보안 회사인 Dispersive의 부사장인 로렌스 핑그리는 CIO가 민첩해야 하고, 경쟁의 장이 넓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지시가 다양한 후보자들을 확보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연다고 본다. 대부분의 기업에서 이러한 직책은 장기적 경력만으로 선발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가트너의 정부 부문 애널리스트 마이클 브라운은 이번 재규정이 현직 정부 CIO들에게는 영향을 미치지 않겠지만 현재 공석인 자리에 대한 풀을 확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어 국방부와 국토안보부와 같은 일부 대형 기관의 CIO는 이미 정치적 임명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CIO 직책을 채울 수 있는 더 다양한 출처를 탐색하게 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공석을 더 신속하게 채울 수 있게 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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