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인프라 수요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가운데 에퀴닉스가 전체 인력의 3%를 감원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업계에서 요구하는 기술과 현재 직원들이 보유한 기술 간의 격차가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IDC에 따르면, 디지털 리얼리티, NTT 커뮤니케이션즈, QTS와 경쟁하는 에퀴닉스는 전 세계 33개국에서 260개의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에퀴닉스는 올해 약 87억 달러의 매출을 예상하며 2023년 대비 7%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AI 지원을 위한 신규 인프라에 최대 150억 달러(약 20조 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에퀴닉스는 지난주 전 세계 1만 3,000명의 직원 중 약 400명을 해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2026년 서비스형 인프라(IaaS) 사업부인 메탈(Metal) 종료한다는 보도와 함께, 아데어 폭스-마틴신임 CEO 취임, CIO 밀린드 와글과 CISO 마이클 몬토야의 퇴사 등 최고 경영진 개편 속에서 나온 소식이다.
점점 더 커지는 기술 역량 불일치
에퀴닉스의 이번 결정은 새 CEO 체제에서 흔히 나타날 수 있는 구조조정 과정으로 보이나, 데이터센터 시장이 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인력 감축을 단행한 점은 업계 전반의 기술 역량 불일치 문제를 드러낸다.
포레스터의 수석 애널리스트 피오나 마크는 파운드리 산하 언론사 네트워크월드와의 인터뷰에서 “기술 부문을 포함한 특정 산업에서 고용이 감소하는 등 전반적인 기술 노동 시장에 상반된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라며 “많은 조직에서 예산이 약간 증가하긴 했으나 물가 상승률 수준에 그치고 있으며, 생성형AI를 포함한 새로운 이니셔티브에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골드만삭스가 6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 내 데이터센터 수요는 2030년까지 거의 3배 증가할 전망이며, 이에 따라 1조 달러(약 1,300조 원)가 넘는 투자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에퀴닉스는 미 언론사 라이트리딩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 해고는 고객 요구 변화에 맞춘 서비스 발전 및 이에 따른 내부 조정과 자원 재배치를 위해 이뤄졌다”라며 “에퀴닉스는 새로운 인재 채용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데이터센터 및 IT 전반에서 기술 인재 부족 문제는 분명히 존재한다. BCG와 링크드인이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기술 직무에 필요한 역량 중 3분의 1이 5년 내 사라질 것으로 보이며, 이를 대체할 새로운 기술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포레스터에 따르면 애플리케이션 개발은 2021년 정점을 찍은 후 감소 추세에 있다.
IDC의 디지털 비즈니스 IT 기술 연구 책임자 지나 스미스는 네트워크월드와의 인터뷰에서 “기업의 규모가 커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데이터센터도 적절한 기술을 갖춘 인재를 적절한 역할에 배치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포레스터의 마크는 “AI 기술이 없는 사람은 취업 및 이직을 하는데 여러 장벽에 직면할 수 있으며, 해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경제 회복이 산업과 지역별로 고르지 않은 상황에서, 기업들이 미래 시장 전망에 대해 확신을 갖지 못하면서 비용을 절감하고 가치를 창출하는 이니셔티브에 긴밀하게 집중하려는 조직이 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마크에 따르면, AI 기반 코딩 도구인 코파일럿과 데이터센터 운영 효율화를 위한 예측·생성형 AI 기술인 AI옵스가 현재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또한 전력 소비가 많은 AI 시스템에 대응하기 위한 데이터센터 설계 아키텍처 기술도 큰 수요를 보이고 있다. 또한 업계는 클라우드 아키텍처 및 엔지니어링, 데이터 분석, 관리 및 거버넌스 기술에 대한 지식을 갖춘 인력을 찾고 있다.
마크는 “ 일부 기업은 필요 기술을 가진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반복적인 감원과 채용 과정을 거쳐야 할 수도 있다”라며 “이 과정에서 핵심 경험과 전문성을 가진 인력이 퇴사하면서 조직의 노하우가 사라지고 안정성이 약화될 수 있다”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재교육의 필요성
AI가 기업 환경을 급속히 변화시키면서, 전문가들은 기존 직원의 역량 개발(업스킬링)과 직무 전환 교육(리스킬링)이 핵심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스미스는 이러한 교육에 기업의 투자가 필요하지만, 외부 인재 채용보다 비용 효율성이 훨씬 높다고 설명했다.
스미스는 앞으로 머신러닝, 데이터 분석, 모델 훈련 및 엔지니어링, 사이버보안, 자동화 기술, 클라우드 개발, IT 서비스 관리(ITSM), 데브섹옵스, IT 운영 관련 역량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미스는 데이터센터가 직원들의 최신 기술 습득을 돕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지속적인 학습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최고 경영진의 지원과 자기 주도 학습, 오프라인 학습, 온라인 교육, 테스트 환경 조성 , 게임, 해커톤, 퀘스트 등 실제 환경에서의 교육 등 다양한 유형의 교육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스미스는 “새로운 생성형 AI 기반 기술 교육 플랫폼이 기술 부족을 완전히 해소하지는 못하겠지만, 데이터센터는 직원들의 기술 역량 강화를 위해 개인과 팀별 수준에 맞는 맞춤형 학습 환경과 도구를 제공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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