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교육을 받은 많은 직원들이 자신의 학위가 현재 직장에서 필요하지 않다고 보며, 만약 학위가 필수 조건이 아니었다면 대학에 가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한다는 조사가 등장해 눈길을 끈다. 구직 플랫폼 인디드(Indeed)를 대신해 해리스 폴(The Harris Poll)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일부 직원들은 학위를 완전히 돈 낭비라고 생각하기까지 했다.
조사에 참여한 772명 미국 전문직 종사자를 분석한 결과 연령이 대학 교육 투자에 대한 인식과 큰 관련이 있었다. 세대 간 차이가 선명했다. 베이비붐 세대의 경우 20%만이 학위를 돈 낭비라고 생각했지만, 밀레니얼 세대는 41%, 제너레이션 Z는 51%가 그렇게 바라보고 있었다.
이번 인디드의 조사 결과는 최근의 다른 조사 결과와 일치한다. 지난해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 조사에 따르면, 고임금 직업을 얻기 위해 4년제 대학 학위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하는 미국인은 25%에 불과했다. 또한 49%는 학위가 20년 전보다 덜 중요해졌다고 답했다.
10월 USA 투데이 조사에 따르면 대학 졸업생의 약 46%가 학위 없이 현재 직장을 얻을 수 있었다고 답했다. 이 같은 인식은 젊은 세대에서 특히 선명했다. 밀레니얼 세대의 52%와 Z 세대 응답자의 42%가 이 같이 생각하고 있었다.
인디드의 조사 결과는 전통적인 자격보다 기술과 경험을 더 중시하는 추세가 수 년간 지속되어 왔음을 보여준다. 기업들이 점점 대학 학위 요건을 포기하고 강력한 업무 경험, 자격증, 평가, 추천서를 강조하는 기술 기반 채용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또한 소프트 스킬이 하드 스킬보다 채용 담당자들의 주요 초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맥킨지 앤 컴퍼니에 따르면 보잉, 월마트, IBM 등 대형 기업들이 리모트 아메리카 얼라이언스(Rework America Alliance),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의 멀티플 패쓰웨이 이니셔티브(Multiple Pathways Initiative), 티어 더 페이퍼 실링(Tear the Paper Ceiling) 캠페인 등 다양한 기술 기반 고용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기술 기반 채용 방안을 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매킨지는 “일부 채용 공고에서 학위 요건을 제거했다. 또 다른 조직과 협력해 직원이 저임금 직종에서 고임금 직종으로 진급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라고 2022년 11월 보고서에서 밝혔다.
학위 요구의 부재는 프리랜서 작업자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양상이다. 신규 채용 시 기업 임원의 80%가 학위보다 기술을 우선시하며, 절반은 올해 AI 및 기타 기술 부족을 메우기 위해 프리랜서 채용을 늘릴 계획이라고 응답했다. 프리랜서 일자리 플랫폼 업워크의 최근 조사 결과다.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과 줄어드는 임금 격차
가트너의 HR 부문 연구 디렉터 캐롤라인 오가와는 기술이 빠르게 진화함에 따라 대학에서 배운 많은 기술이 시간이 지나면서 연관성을 읽고 있다고 진단했다. 가트너의 자체 조사에 따르면, 구직자의 약 64%가 자신의 직무 기술이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동의했으며, 48%는 지난 1년간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새로운 기술을 배워야 했다고 응답했다.
한편 기술 분야에서 높은 급여를 받는 상위 10개 기술을 보유한 직원은 최대 47% 더 많은 급여를 받는다. 이 중 연봉에 가장 도움되는 기술은 생성형 AI다. 아울러 업워크의 연구는 전문 AI 기술에 대한 수요가 전년 대비 220% 급증하며 ‘전례 없는 성장’을 보였다고 제시했다.
기술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직들은 자격증보다 실제 역량을 우선시하고 있다. 전통적인 경로 외의 인재 풀을 활용할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오가와는 이 접근 방식이 대학 학위가 없더라도 적절한 기술을 갖춘 후보자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전환과 기술의 변화 속도가 자격증 투자의 가치를 따져보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오가와는 덧붙였다.
인디드 응답자의 70%는 자신의 학위가 현재 업무와 관련이 있다고 답했지만, 36%는 학위가 낭비였다고 느끼며, 60%는 학위가 없어도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보고 있었다. 학생 대출을 가진 응답자(41%)는 이처럼 느끼는 경향이 더 높으며, 특히 Z세대(68%)와 밀레니얼 세대(64%)에서 이 비율이 높다.
수십 년간 학위는 더 높은 임금을 의미했다. 대학 졸업자는 고등학교 졸업자보다 현저히 높은 임금을 받았다. 그러나 인디드의 연구에 따르면 임금 격차는 최근 정체되었으며, ‘대학 임금 프리미엄’의 가치는 예전같지 않다.
AI 도입과 경제 침체로 인해 노동 시장이 긴축되면서 고용주들은 더 많은 지원자 풀 속에서 직무 경험 요건을 강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 채용 공고 중 1년 미만의 경력을 요구하는 비율은 전체 채용 공고가 감소하는 추세와 함께 감소했다. 2022년 4월에는 개발자 채용 공고의 3.2%가 1년 미만의 경력을 요구했지만, 2025년에는 1.2%로 감소했다. 이는 1년 미만의 경력을 요구하는 채용 공고를 게시한 고용주 비율이 1.2%로 감소했음을 의미한다고 인디드의 채용 연구소(Indeed’s Hiring Lab)는 분석했다.
인디드 채용 연구소의 경제학자 알리슨 슈리바스타바는 블로그 게시글에서 “2025년 졸업생들이 학사모와 학사복을 입는 순간, 그들은 극도의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노동 시장에 발을 디디게 될 것”이라며, ”표면상의 고용 지표는 여전히 강세로 보일 수 있지만, 이러한 수치는 과거를 반영한 것이며, 의료 및 사회 서비스 등 몇몇 산업의 성장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AI는 송두리 바꾼다
CUNY의 전문 연구 대학원 데이터 및 정보 과학 학위 프로그램 책임자 아서 오코너 박사는 이후의 전망까지 제시했다. 그는 “의심의 여지없이 대학 교육은 과거처럼 차별화 요소가 아다. 하지만 이 문제조차도 무의미해질 수 있다. AI 혁명이 고등 교육을 완전히 뒤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오코너는 자신의 저서 ‘Organizing for Generative AI and the Productivity Revolution‘에서 “학생들은 구시대적인 학위를 위해 수만 달러를 지불하고 있습니다”라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학부생들은 광범위한 문학사 학위(Bachelor of Arts)와 기술 중심적 학사 학위(Bachelor of Science) 사이에 무언가를 선택한다 “두 분야의 학문이 모두 필수적이기는 하다. 그러나 절망적으로 구시대적인 이분법이다”라고 평했다.
그는 이어 “AI 튜터와 가상 비서가 제공하는 무료 또는 저비용 맞춤형, 자기 주도형, 역량 기반 학습과 비교해보라. 개인의 학습 스타일, 속도, 적성에 맞춰 어떤 주제든 학습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무엇을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 어디서 어떻게 배우는 것은 부차적이다”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오늘날의 학생들에게 대학은 평생 학습의 시작에 불과하다. 이를 감안해 대학은 비용, 등록금, 입학 절차, 인력 구성, 교육 방식 등을 전면 개혁해야 할 전망이다. 만약 그렇게 한다면 대학 학위는 여전히 관련성과 유용성을 유지할 수 있다. “AI로 인해 대학 교육이 완전히 가치를 잃었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지식과 이해를 혼동하고 있다. 지식이 상품화되면서 AI의 입력과 출력을 이해하는 능력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라고 오코너는 말했다.
[email protected]
Read More from This Article: Z세대·밀레니얼 세대의 관점, ‘대학 학위는 돈·시간 낭비다’
Source: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