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U 사업 강화에 집중’··· 인텔, 네트워크 사업 매각 검토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NEX 사업부는 한때 인텔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인식됐지만, 현재는 회사가 PC 및 데이터센터용 칩에 집중하면서 매각이 고려되고 있다. 이는 전임 CEO 팻 겔싱어가 추진했던 사업 다각화 전략과 명확히 선을 긋는 움직임이다.

보도에 따르면 인텔은 이미 외부 업체와의 예비 협의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식적인 매각 절차나 자문사는 아직 지정되지 않았지만, 투자 은행과의 인터뷰를 포함해 내부 평가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NEX 사업부 매각을 검토하는 이유

NEX 사업부는 통신 장비, 5G 인프라, 엣지 컴퓨팅을 위한 실리콘 및 소프트웨어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NEX 사업부 재검토는 립부 탄이 추진하는 인텔의 운영 모델 정비 계획과 맞물려 있다. 그는 이번 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인텔의 대만 진출 40주년 기념 행사에서 PC와 서버 프로세서 분야의 시장 리더십을 유지 및 확장하는 것이 인텔의 본질적인 임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텔이 PC 칩 시장에서 68%,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55%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 영역을 확장하고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NEX 사업부는 인텔의 전략적 전환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탄 CEO와 경영진은 이 사업부가 인텔의 회복 계획에서 필수적이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은 통신 사업 부문이 인텔의 장기 목표에서 점차 단절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브로드컴 등 주요 벤더들이 네트워킹 실리콘 시장을 장악한 상황에서 인텔이 유의미한 점유율을 확보하기 어려운 구조도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재무적 부담과 전략적 불확실성

NEX 사업부는 2024년 한 해 동안 58억 달러(약 8조 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올해 초 데이터센터 및 클라이언트 컴퓨팅 그룹에 흡수되며 독립 사업부로서의 전략적 입지를 잃은 상태다. 이는 탄의 철저한 사업 우선순위 조정을 반영한 결정으로 해석됐다.

업계에서는 이런 재검토가 예견된 수순이라는 반응도 있다. 실제로 인텔은 지난해부터 비핵심 자산 매각을 진행해 왔다. 지난해 4월에는 FPGA 사업부인 알테라의 지분 51%를 사모펀드 실버레이크에 44억 6,000만 달러에 매각했고, 2022년에는 자율주행 부문 모빌아이를 분사한 바 있다.

2024년 인텔은 190억 달러(약 26조 1,800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으며, 매출은 531억 달러(약 73조 2,000억 원)로 줄었다. 이에 따라 인텔은 경영 효율화를 추진하고 100억 달러 규모의 비용 절감을 목표로 삼는 동시에, AI 칩과 파운드리 사업에 집중하며 엔비디아, AMD, TSMC 등과의 경쟁에 나서고 있다.

탄은 “인텔은 역사적으로 강세를 보여온 시장과 규모가 확보된 영역에 집중할 것”이라며, 그 외 사업은 모두 재평가 대상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고객사에 미치는 영향

NEX 사업부의 향후 행보는 엔터프라이즈 및 통신 고객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인텔의 플렉스RAN(FlexRAN) 플랫폼이나 엣지 AI 하드웨어에 기반해 인프라를 구축해 온 고객사들은 향후 지원 및 로드맵에 대한 불확실성에 직면할 수 있다.

NEX 포트폴리오는 클라우드 기반 5G 배치, 가상화된 무선접속망(vRAN) 인프라, 엣지 AI 애플리케이션 등을 지원하며, 현재 노키아, 에릭슨, 라쿠텐 등 주요 벤더의 시스템에 내장되어 있다.

매각이나 구조조정이 이뤄질 경우, 제품 지원 중단, 기술 로드맵 변경, 벤더와의 장기적 정렬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제품 재인증, 대체 플랫폼으로의 전환, 혹은 새로운 소유주에 의한 기술 전략 변화 등의 리스크도 존재한다.

특히 인텔이 내세웠던 실리콘과 소프트웨어의 통합 가치는 자산이 외부로 이전되거나 분리될 경우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

인텔의 NEX 사업부 철수 가능성은 반도체 산업 전반에서 진행 중인 전략 재편 흐름을 보여준다. AI와 고성능 컴퓨팅(HPC) 분야에서 엔비디아, AMD 등 경쟁사에 뒤처진 상황에서, 인텔은 무리한 확장보다 경쟁 가능한 영역에만 집중하겠다는 전략적 선택을 하고 있다.

NEX 사업부는 과거 중앙 집중형 데이터센터에서 엣지 컴퓨팅으로의 전환을 선도할 수단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현재는 우선순위에서 밀린 상황이며, 이에 따라 퀄컴, 마벨, 암페어 등 다른 반도체 벤더들이 해당 시장의 공백을 채울 가능성도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인텔은 아직 NEX 사업부에 대해 최종 결정을 내리진 않았지만, 보도에 따르면 내부 분위기는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향후 전면 매각, 부분 매각, 전략적 제휴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논의될 수 있으며 지금과 같은 형태로 유지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따라서 인텔의 고객 및 파트너들은 변화에 대비해 기술 연속성, 지원 정책, 혁신 방향에 대한 구체적인 점검이 필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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